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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억의 마켓 인사이드(13)

패션의 진화를 이끄는 인간의 상상력과 파괴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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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SPA와 럭셔리 그리고 아웃도어, 스포츠 군이 힘을 과시하며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사실 속도의 차이일 뿐 한 나라의 성장세와 문화의 발전, 라이프스타일의 변화 그리고 패션 의류 소비의 장르는 톱니바퀴가 돌 듯 당연하게 맞물린다.

불황이라 해도 역신장을 하지는 않는 의류 시장에서 어느 종은 살아남기 마련이다.

불편한 진실은 다음과 같다. 우리가 흔히 인류 혹은 사람이라고 표현하는 인간은 사실 동물처럼 한 ‘종’에 불과하다. 10만 년 전 최소 6종 이상의 인간 종이 살아 있었고 그 중에 유일하게 생존한 하나의 종이 ‘사피엔스’였다.

최초 석기의 시작도 무기의 용도가 아닌 사자 등이 먹고 남은 고기를 다시 하이에나가 청소하고 난 후 인간이 먹을 것이 없어 뇌에 있는 골수를 깨어먹기 위해 개발된 것이라는 증거도 있다고 한다.

이처럼 강력한 힘을 가진 육식동물에 비해 육체적 능력이 매우 미약한 주변부의 한 종이었을 뿐인 ‘호모 사피엔스’가 어떻게 하다 이렇게 지구를 지배하고 신의 영역까지 넘보게 되었을까.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 책에서는 불, 언어 등을 비롯해 여러 가지 차이점을 언급한다.

20여 년 전 패션에서는 신사복, 여성캐릭터, 영캐주얼 그리고 데님 조닝의 브랜드가 백화점 내에서 그 세를 과시하고 있었다. 만약 20년 전에 해외를 갔다가 최근에 다시 국내에 들어온 사람이 유통현장에 간다면 그 바뀐 위상에 깜짝 놀랄 것이다.

지금은 SPA와 럭셔리 그리고 아웃도어, 스포츠 군이 힘을 과시하며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사실 속도의 차이일 뿐 한 나라의 성장세와 문화의 발전, 라이프스타일의 변화 그리고 패션 의류 소비의 장르는 톱니바퀴가 돌 듯 당연하게 맞물린다.

불황이라 해도 역신장을 하지는 않는 의류 시장에서 어느 종은 살아남기 마련이다. 그렇다면 어떤 역량이 필요할까.

책에서 나온 내용을 한 번 더 언급하자면, 어떠한 동물이 언어를 구사한다고 사람을 따라올 수는 없다고 한다. 어떤 앵무새는 사람이 말하는 모든 언어를 따라 할 수 있으며 또한 침팬지도 ‘위험해 독수리야’ 정도의 언어를 구사할 수 있다.

그러나 그들의 언어는 실상을 그대로 반영하거나 모사하는 것일 뿐 그 이상의 상상력과 허구 등의 이미지를 만들 수는 없다. 여기에서 우리가 말하는 브랜딩 이라는 개념이 들어갈 수 있을 것이다.

조금 과장해서 말하자면 유인원이 매우 노력해서 사람들이 입을 만한 의류를 만들 수는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 의류에 제조자의 정신과 철학 그리고 이미지와 TPO 등의 많은 내용들을 담는 것은 힘들 것이다.

아울러 미래에 그 옷을 입고 어떤 행위를 할 수 있을 지 등의 상상력까지 불러일으키게 하는 것은 아무래도 슬기로운 사람이라는 뜻을 가진 ‘호모 사피엔스’의 몫이다.

우리는 패션 시장에서 브랜드라는 말을 자주 사용하지만 생각을 곱씹을수록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 사람들의 호기심을 불러내고 상상력을 자극할 만한 브랜드라는 것은 만들기도 어렵고 유지하기도 어렵다.

차별화하고 가치를 넣는 것은 수많은 생태계의 과와 종과 속 중에 오직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위대한 영역이다.

AI가 사람을 지배할 걱정을 할 필요가 없는 것은 그들의 지적 능력이 우리보다 못해서가 아니다. 상상력과 파괴욕이 없기 때문이다.

한국에도 가치 있는 멋진 브랜드들이 많이 나오길 바란다. 이제는 정말 그 때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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