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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롱 패딩’을 보내자

박선희기자, sunh@apparel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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롱 패딩의 열기가 빠르게 식어갈 것이라는 예측에는 대박을 낸 업체들조차 동의한다. 이미 그러한 사례들을 수도 없이 보아 왔고, 아이템의 성격을 봐도 그렇다.

그렇다면 이미 흘러간 롱 패딩 타령은 이제 멈춰야 하지 않을까. 차라리 그 에너지를 12월, 1월을 준비하는 쪽에 쏟는 편이 훨씬 나은 선택이 될 것이다.

“롱 패딩이 정말 잘 팔리고는 있는 겁니까?” 최근 만난 여성복 중견사 임원이 지친 기색이 역력한 얼굴로 물었다. 몇 시간에 걸친 비상회의를 막 마치고 나온 그는 회의의 주제가 다름 아닌 ‘롱 패딩’이었다고 했다.

공중파 뉴스는 물론이고 지면과 인터넷을 도배한 ‘평창 롱 패딩’의 대박에 회장님의 불호령이 떨어진 탓이다. 노스페이스의 ‘등골 브레이커’ 이후 수년 만의 대박 소식은 회장님을 적잖이 불편하게 만든 모양이었다.

유행을 예측하지 못한 직원들에 대한 질책이 이어졌고 사업부는 부랴부랴 판촉 전략을 마련 중이라고 했다. 그 날 오후 기자들의 메일함에는 ‘어덜트캐주얼도 롱패딩 대박’이라는 보도자료가 전달됐다.

‘롱 패딩’이 대박인 것은 사실이다. 초기 입소문을 내기 위해 일부러 사람을 동원해 줄서는 장면을 연출했다는 확인되지 않은 설(?)도 있지만, 롯데의 평창 롱패딩은 분명 여러 면에서 흥행에 성공했다. 롯데의 노림수가 단순히 패딩을 완판하는 데 있었을 리 없고, 그런 차원에서 보자면 롯데는 제대로 재미를 봤다.

이를 두고 따라붙는 홍보전의 승리라는 평가에는 불편한 심기가 포함되어 있다. 그렇다 하더라도 오랫동안 히트 아이템이 없었던 패션 시장에 불을 지핀 공로까지 인정하지 않을 수는 없다.

패션은 홍보와 포장을 필요로 하는 분야이고, 유행에 따르는 옷을 만드는 듯 하지만 어디선가 누군가는 그 유행을 만들어내기도 해야 하니 회장님의 질타를 억울해할 일만도 아닌 것이다.

다시 처음의 질문으로 돌아가 정확한 답을 하자면 스포츠, 아웃도어, 캐주얼 업계의 롱 패딩은 정말 잘 팔리고 있다.

14만7천원짜리 롯데 제품만 잘 팔리는 것이 아니라 20만원대부터 30만원대, 심지어 골프웨어의 70~80만원대 고가 제품까지 판매율이 높다. 상품을 준비한 업체들조차 놀라워하는 수준인데, 쏠림 현상을 우려해 물량을 적게 준비한 곳들은 밤잠을 못 잔다는 이야기까지 들린다.

그런데 눈여겨봐야 할 것은 롱패딩을 구매하는 소비층의 절대 다수가 10대라는 것이다. 시중에 팔리고 있는 롱 패딩 대부분은 라벨을 떼고 나면 구분이 안 될 정도로 단순한 디자인의 제품들이다.

롱 패딩의 시작이 벤치 파카였으니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스포츠 아우터웨어에서 살짝 변형된 스타일로, 그 단순성 덕분에 비교적 저렴한 가격이 가능했다. 수능을 마친 10대들은 SNS와 대중매체를 통해 연예인들이 입은 롱패딩을 보고 매장으로 달려갔다.

그렇다보니 적어도 직장 생활을 시작한 20대 중후반부터 30~40대는 입기 거북한 옷이기도 하다. 운동선수들이 벤치에서 걸치는 옷을 격식을 필요로 하는 장소에서 입을 수는 없는 일이다. 일반 패딩 점퍼에 비해 긴 기장감도 문제다. 40~50대를 타깃으로 하는 브랜드라면 그러한 길이의 아우터를 내놓을 리도 없고, 팔기는 더 어려울 것이다.

이보다 저 직시해야 할 것은 소비자들이 느끼는 ‘피로감’이다.

해외 SPA, 패스트 패션 진출 이후 10년 간 국내 패션 시장은 중저가 패션의 팽창기였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기간 국내 시장에는 패션은 사라지고, 유통만 남았다.

수년전 비교적 시장을 선도한다는 패션 중견사의 대표는 기자에게 그러한 시장 상황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이제 트렌드는 저가의 전유물이 됐다. 패션 사업을 제대로 하고자 한다면 노선을 정해야 한다”라고.

그래서일까. 가장 구매력이 있다는 30~40대는 롱패딩 입기를 이미 창피해 하는 것 같다. 중견사 온라인 사업팀의 한 관계자는 “롱 패딩 제품 자체의 비중이 낮아 비교하기는 어렵지만, 롱 패딩 열풍 이후 오히려 패딩 판매는 줄고, 코트 판매가 증가한 사실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롱 패딩의 열기가 빠르게 식어갈 것이라는 예측에는 대박을 낸 업체들조차 동의한다. 이미 그러한 사례들을 수도 없이 보아 왔고, 아이템의 성격을 봐도 그렇다.

그렇다면 이미 흘러간 롱 패딩 타령은 이제 멈춰야 하지 않을까. 차라리 그 에너지를 12월, 1월을 준비하는 쪽에 쏟는 편이 훨씬 나은 선택이 될 것이다. 제발 노선을 정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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