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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식을 깨고 성공한 그들의 이야기 - 비슬로우, 솔티 서울

발행 2016년 06월 30일

임경량기자 , lkr@apparelnews.co.kr

느림의 미학을 제시한다는 의미의 편집숍 ‘비슬로우’. 동쪽이야기라는 뜻을 지닌 브랜드 ‘이스트로그’.
이들 사이에 재미난 사실이 있다.
해외에서 더 알려진 국내 남성복 브랜드 ‘이스트로그’, ‘언어펙티드’의 이동기 디자이너가 편집숍 ‘비슬로우’ PB컬렉션의
디렉터로 합류해 지난해 봄부터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비슬로우'에 자신의 브랜드를 홀세일한 계기로 서로 손을 잡은 보기 드문 사례다.
아직 많은 소비자들이 알지는 못하지만 입소문을 타고 부상한 이들을 가로수길 슬로우하우스에서 만났다
.

간단한 소개를 부탁합니다.
장병권 비슬로우 스타일 디렉터(이하 장): 비슬로우는 오프라인에서 지난 2012년 런칭한 편집숍입니다. 그렇게 오래 되지 않았지만 현재 서울 가로수길과 홍대, 대구 3곳에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 하고 있죠. 유럽과 미국, 일본 등지에서 직접 바잉을 맡고 있고 이동기 디자이너와 PB컬렉션 기획에도 같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이동기 디자이너는 소속이 어디입니까.
이동기 이스트로그 디자이너(이하 이): 남성복 ‘이스트로그’와 ‘언어펙티드’의 전개 법인 라이어트의 대표 겸 디자이너입니다. 또 슈퍼텍스앤컴퍼니(비슬로우 전개 법인)로 매주 수요일마다 출근하는 ‘비슬로우’의 PB 디렉터이기도 하죠.


비슬로우 PB디렉터로 이동기 디자이너를 선택한 이유가 있나요.
이: 장 팀장님 멋있게 얘기해줘요(웃음) 장: 비슬로우를 런칭 할 당시 모든 스태프 중 패션을 전공한 사람이 없었습니다. 국내외 유명 브랜드를 바잉해서 편집구성하는 것만으로는 사실 그 어떤 편집숍도 오래가지 못합니다. 그래서 PB컬렉션이 필요했어요. 저희들 중 제대로 시즌을 나누고 기획해서 생산까지 PB컬렉션을 맡을 디자이너가 없었던 거죠. 좋은 옷을 보고 골라내는 안목은 다들 뛰어났지만 직접 만든다는 것은 불가능 했어요. 해결해줄 분이 이동기 대표라고 생각했어요. 저희 숍에서 직접 ‘이스트로그’와 ‘언어펙티드’를 바잉해 팔고 있거든요. 그래서 잘 알 꺼라 믿었죠.

이동기 디자이너는 정통 아메리칸 캐주얼 ‘위크웨어’ 컨셉을 지향하는 걸로 아는데 비슬로우는 다르지 않나요.
장: 이동기 디자이너의 테이스트를 저희가 원했던 게 아니라 패션에 대한 전문성이 필요했으니까요. 크게 문제 되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주문도 했고요.
이: 사실 그래도 전과 달라진 부분도 있어요. 이탈리안 캐주얼의 느낌이 강했다면, 지금은 조금 다른 무드로 전환이 됐죠. 무엇보다 PB컬렉션의 기획 시간을 축소하고 잘 만들어졌는지 판단 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이 생겼다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패션 대형사가 운영하는 편집숍과 차이가 있다면 어떤 것일까요.
장: 숍을 구성하는 상품의 비중을 어디에 두고 있는지가 가장 큰 차이 아닐까요. 대형사의 편집숍은 아직까지 바잉하는 비중이 절대적으로 많은 양을 차지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최근 바잉 편집만으로는 수익구조가 좋지 않다는 것을 리테일 비즈니스를 하면서 알게 된 것 같아요.
이: 시작이 다른 거죠. 편집숍으로 시작한 구조가 삼성의 ‘비이커’, LF의 ‘어라운드 더 코너’라고 하면 ‘비슬로우’는 애초부터 PB를 기획하고 편집을 곁들였다고 하는 게 맞을 것 같습니다. 장 팀장도 말했지만 지금 국내에는 전 세계 브랜드가 대부분 편집숍이나 온라인 채널을 통해서 들어와 있어요. 오프라인 편집숍이 굉장히 빠른 속도로 상품을 시시각각 전환하지 못한다면 수익과 집객 양쪽에서 손실을 볼 수밖에 없어요. 그것이 UA(유나이티드애로우즈)나 쉽스, 빔즈와 같은 일본 대형 편집숍도 PB를 만드는 이유입니다.

 

해외 편집숍은 PB가 없어도 잘되지 않나요.
장: 실체는 다르다고 봐요. 해외 오프라인 편집숍도 수익구조가 좋지 않다고 현지 셀러들을 통해 들어요. 오히려 지금 오프라인 매장을 줄이거나 운영하지않는 온라인 편집숍이 더 대형화 되는 추세인거 같아요. PB컬렉션을 운영하지는 않지만 오프라인 숍의 운영비를 축소하고 물류창고만 보유한 모델이 유럽에서도 오히려 성장하고 있어요.
이: 해외에서 자리를 잘 잡은 편집숍도 유명세 대비 매장은 정말 협소해요. 또 하나 예를 들만한 사례가 있습니다. 가로수길에도 매장이 있는 WP스토어도 편집숍입니다. 그런데 구성한 브랜드를 보면 자사 ‘바버’와 ‘울리치’ 그리고 영국의 레인웨어 브랜드 ‘바라쿠타’도 WP스토어가 라이선스로 직접 기획·생산하는 브랜드입니다.
국내로 치면 한섬이라는 유명 회사가 ‘시스템’, ‘마인’, ‘타임’, ‘랑방’을 구성한 매장을 낸다면 저런 형태의 편집숍이 되는 거겠죠.
장: 국내든 해외든 편집숍이 수익을 내지 못한다면 좋은 비즈니스 모델이 될 수 없는 건 마찬가지에요. 그래서 업체별로 환경에 맞는 구조를 찾고 개발하는데 집중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국내 대형사들도 편집숍 사업을 많이 시도 하는데 성장이 더딘 것 같습니다.

이: 아마 처음부터 빔즈나, 유나이티드애로우즈 같이 이미 성장한 모델을 보고 벤치 마킹 하기 때문 아닐까요? 최근에 라이프스타일숍에 관심을 보이는 것도 같은 맥락인거 같아요. 일본의 편집숍도 90년대부터 성장을 하기 시작했어요. 재미난 사실은 그때 일본 시장은 온라인 인프라가 없다고 봐야했던 시절이죠. 이제야 온라인 판매 서비스가 활성화되고 소비자들도 오프라인에 발길이 뜸해졌죠. 그래서 어떻게든 라이프스타일숍으로 전환하려는 시도가 나타난 거라고 봐집니다.
장: 오프라인에서 편집숍이 크게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이 아닌데 과거 다른 환경에서 수십 년간 몸집을 불린 모델을 보고 지금 따라한다면 잘못된 거라는 얘기죠.


비슬로우는 바잉 브랜드의 수익구조가 어떤가요.
장: 수익이 잘 안나요.
이: 전혀 수익이 안 난다구요? 그러면 안 되는데.(웃음) 장: 해외 출장 경비와 재고 비용 등을 감안하면 수익을 내기가 어렵다는 얘기입니다.
이: 이스트로그는 이곳에서 잘 팔립니다.(웃음)


SPA의 영향을 받고 있다고 생각하나요.
장: 영향을 받고 있는 숍이 되고 싶어요. 조금 더 대중적인 편집숍이 되고 싶다는 뜻입니다.

소규모의 편집숍이 앞으로 더 늘어날 것이라 보십니까.
이: 일본의 남성복 시장처럼 될 것이냐는 질문이라면 한국은 변칙성이 많을 것같아요. 국민성, 소비 성향 모든 게 다르잖아요. 그리고 한국 대기업의 소매 유통사업은 일본처럼 쉽게 무너지지 않을 것 같은데요. 자본을 갖춘 유통이 변화를 시도하고 대기업과 백화점이 직접 런칭한 편집숍이 더 나올 것 같기도 하고요.
장: 같은 생각이긴 합니다. 앞으로 성공이든 실패든 과정의 길이 더 필요합니다. 그리고 일본의 편집숍 모델을 벤치마킹해 준비하는 국내 기업들이 있다면 현재 정서로는 오프라인을 똑같이 확장하면 이익구조가 좋아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아야 해요.

앞으로 패션 시장과 외부 환경에 대해서 어떻게 전망하십니까.
장: 쉽지 않겠죠. 그렇지만 돌파구는 시간이 지나면 찾아야 되는 일이고 지금의 생각과 1년 뒤는 또 다를 것 같아요, 계속 시장이 바뀌고 있잖아요.

이: 오히려 실력 있는 스몰 브랜드와 편집숍은 잘될 것 같아요. 매스밸류가 어려운 것도 불특정 다수를 선택 하고 있기 때문이잖아요. 저희는 그저 저희를 좋아해주는 특정 고객들로 제한적인데, 항상 새로운 옷을 기다리고 있죠. 그래서 오히려 경기 영향을 덜 받는 것도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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