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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신발 산업의 심장, ‘미캄(MICAM)’ 을 가다
83년 명성의 최대 신발전시회 본지 단독 취재

발행 2017년 02월 16일

박해영기자 , envy007@apparelnews.co.kr

[밀라노 현지=박해영 기자]
세계 최대 신발 전시회 이탈리아 ‘미캄(MICAM)’쇼가 지난 12일부터 15일까지 4일 간 밀라노 피에라 전시장에서 열렸다.


이탈리아신발협회가 주최하는 ‘미캄’은 83년 역사의 명성만큼이나 까다롭고 보수적이기로 정평이 나 있지만, 올해는 개방화 경향이 뚜렷했다.


전시 참가 업체는 종전 보다 줄어든 1405개사로, 이탈리아 기업이 795개(60%)에 이른다.


아노칼리타 피로티 미캄 회장은“ 복잡하고 어려워진 글로벌 마켓에서 미캄이 1위를 고수하기 위해 구조 변화가 필요했다”며 “바이어에 최적화된 레이아웃, 섹션별 아이덴티티 강화, 럭셔리 연합군 투입 등에 역점을 두었다”고 말했다.

구찌, 프라다 등 명품 부스 최초 오픈

지난해 이탈리아 제화업 종사자는 7만6744명으로 12개월 전에 비해 0.4% 줄었고 생산 수주도 0.1% 감소했다. 이에 신발 제조업을 보호하고 제품의 품질과 독창성 강화에 다시금 주목하는 분위기다.


이번 미캄은 종전보다 다소 축소된 총 7개관으로 열렸다. 참가 국가는 20여개지만 바이어는 150여 개 국 3만여 명이 방문했다.


1관과 3관은 럭셔리, 2,4,5관은 컨템포러리, 6관은 액티브, 7관은 코스모폴리탄 섹션이며 핵심은 1관과 3관이다. 이 곳에는‘ 탑브랜드’섹 션을 새로 구성, 이탈리아 대표 명품 브랜드인 프라다, 구찌, 페라가모, 토즈 등을 배치했다. 슈즈 디자인을 리드하며 상승세를 타고 있는‘ 구찌’부 스에는 방문자가 줄을 이었고,‘ 프라다’는 제품 없이 이미지로만 부스를 꾸몄다.


명품 외에 이탈리아 장인 정신이 투영된 일부 브랜드는 사진 촬영이나 입장이 상당히 제한적이었음에도 상당수 바이어들이 실험적인 디자인과 높은 품질의 가장 볼거리가 많은 섹션으로 꼽았다.


럭셔리 관은 현지 신발 전문학교 학생들의 창의력을 보여주는 한편 전략적으로 신진디자이너 발굴에 쏟은 애정이 엿보였다.

 

스니커즈 등 가성비 캐주얼 슈즈 부상

캐주얼라이징 경향에 따라 스니커즈, 캐주얼 슈즈 등이 구성된 컨템포러리 섹션은 올해 무려 3개관으로 확대됐다. 바이어들의 수주전이 가장 치열한 곳이기도 했다. 예전과 달리 프리미아타, 아리쉬, 세라피니 등 스니커즈 전문 브랜드의 인기가 폭발적이었다.


코스모폴리탄과 액티브관은 글로벌 슈즈 트렌드인 애슬레저, 멀티 기능을 반영한 곳으로, 바이어들의 높은 관심을 샀다. 기능성과 독특한 디자인으로 승부수를 띄워 바이어들의 눈길을 잡는데 성공했다.


아시아, 러시아 등 신흥 국가에 문호를 개방한 결과 가성비가 강한 브랜드일수록 홍보 부스가 붐볐다. 트렌디한 디자인에 10~90유로 홀세일가를 제안하는 브랜드가 대체로 많았다. 이탈리아 출신 보다는 스페인 브랜드들이 전적으로 수혜를 입었다.


디자인 경향을 살펴보면 엠브로이드(자수), 퍼트리밍, 스팽글, 스터드 장식 등을 내세운 신발들이 쏟아졌다. 스터드 장식은 신발 테두리를 중심으로 아웃솔 윗부분에 적용하는 경우가 많았다.


특이한 점은 이러한 메가 트렌드가 구두부터 스니커즈, 심지어 슬리퍼에까지 적용되고 있다는 점이다.

국내 여성복, 편집숍 관계자 대거 참관

국내에서는 형지에스콰이아, LF, 에스제이듀코, 비경통상, DFD 등 중대형사를 비롯해 리치오안나, 플라넬, 아동복 아가방앤컴퍼니, 여성복 데코앤코퍼레이션까지 다양한 업체 관계자들이 참관 및 수주를 위해 방문했다.


종전 구두, 핸드백 업체들을 넘어 편집숍이나 의류 브랜드 구색을 강화하기 위해 방문하거나, 온라인 바이어들의 방문도 급증했다.


세계 오프라인 페어가 하향세를 보이고 있지만 ‘미캄’은 개막 첫날부터 부스마다 수주 상담을 벌이는 풍경을 만들어내며 확실한 이름값을 증명했다.


하지만 우려의 시각도 적지 않았다. 매년 미캄을 방문해 왔다는 이기호 ABC마트코리아 대표는 “행사 규모가 조금씩 축소되는 듯 보이며, 미캄에 참가하는 브랜드들 역시 도전 보다는 안정지향의 무난한 상품을 늘리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중국 바이어 증가로 가격선이 붕괴되거나, 브랜드 라벨 갈이를 용인하는 사례, 미니엄 오더량(MOQ)을 정하지 않는 경우가 증가하는 등 한발 물러난‘ 미캄’에 당황스럽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이번 미캄 전시회 취재는 이탈리아 무역공사 지원으로 진행됐다.

 

 

‘티에리 라보틴’ 밀라노 공장 탐방

 

“최고의 신발은 과학과 장인의 기술이 만나 완성된다”

 

해외 이전 대신 기존 공장 증설
친환경 시설에 장인 기술력 결합

이탈리아 유명 슈즈 ‘티에리 라보틴(thierry rabotin)’의 칼헤인즈 슐레히트(Karlheinz Schlecht) 사장이 현지 시간으로 13일, ‘미캄’ 초청 프레스를 대상으로 자사 신발 제조공장을 공개했다.


칼헤인즈 사장은 “이곳에서는 어떤 이도 비밀이 없다”며 남다른 자신감을 드러냈다.


2011년 이후 이탈리아 슈즈 공장들은 까다로워진 환경 기준과 인건비, 원부자재 비용 상승 등을 이유로 동유럽이나 아시아로 떠났다.


하지만 칼레인즈 사장은 바라비아고에 위치한 원래 공장 인근 부스토 갈로포에 2천평방 미터 규모의 제조 공장을 추가로 신설했다.


‘티에리 라보틴’의 스케치부터 제조, 포장, 발송까지 모든 과정이 이곳에서 이뤄진다. 현재는 300여개의 유통 파트너를 통해 미국, 러시아, 유럽, 일본, 중국까지 판매 중이다.


이곳은 지속가능형 팩토리를 실현했다. 비싼 전기료를 해결하고 탄소배출을 줄이기 위해 콘크리트가 아닌 경량 알루미늄으로 외관을 완성했고 자연광을 에너지로 활용한다. 날씨, 온도, 고도 등에 따라 가죽의 상태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1년 내내 적정한 실내 환경을 유지한다.


칼레인즈 사장은 “주머니를 의미하는 사케토(sacchetto) 공법을 고수하고 있는데, 명품 브랜드 일부가 이 방법을 사용한다. 공기 가죽 주머니를 밑창에 삽입하는 것인데 신발 가장 자리를 따라 라이닝(부착) 하는 작업으로 완성된다. 200번의 손이 가는 작업”이라고 설명했다. 공장에서는 숙련된 장인들이 라이닝 작업에 여념이 없었다.


여러 나라로 수출을 하게 되면서 제작 사이즈가 다양해지자, 신발의 핏을 만드는 라스트(틀)를 수치화해 적용하는 시스템을 개발하고, 소재 활용의 폭도 넓혔다.


공장 곳곳에는 다양한 작품들이 배치되어 있는데, 특히 개발실의 경우는 예술가의 작업실처럼 꾸며져 있는 모습이 이채롭다.


칼헤인즈 사장 은 최첨단의 로직이 있더라도 신발은 결국 장인의 기술로 완성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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