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 2017년 02월 24일
박해영기자 , envy007@apparelnews.co.kr
올 봄 MD 개편에서 롯데백화점이 본점의 핸드백/가방 PC를 대폭 축소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롯데는 DKNY, 헤지스, 라베노바, 라메트, 델시, 브루노말리, 레스포색, 힐리앤서스, 폴스부띠끄 등 9개에 대해 퇴점 통보를 마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더해 ‘랑방’은 한 시즌을 유예했고, '플레이노모어'는 2층에서 3층 바이에토르 숍인숍 섹션으로, ‘빈치스’와 ‘조이그라이슨’은 2층으로 자리를 옮기게 됐다. 핸드백, 여행 가방을 포함한 패션 잡화 브랜드 30% 가까이가 물갈이 된 셈이다.
동일 PC 안에서 이처럼 대규모 철수가 이루어진 것은 사실상 처음으로, SK네트웍스, 한섬, LF, 금강 등 대형사와 중견사도 예외가 아니다.
심지어 ‘DKNY’는 롯데 NPB로, 롯데가 침체된 패션 잡화 PC를 회생시키기 위해 극약 처방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롯데 본점은 전국 백화점 점포 중 핸드백/가방 PC 매출이 가장 높다. 입점 브랜드 70~80%의 전국 매출 1위 매장에 해당한다.
퇴점이 결정된 9개 브랜드의 총 월평균 매출은 7~8억원, 일부는 월 1억원대 이상이다. 중국 등 해외 시장을 바라보고 본점을 상징적으로 운영 해온 업체 측의 타격도 적지 않을 전망이다.
업계의 불만은 커지고 있다. 한 관계자는 “잡화 시장이 활황일 때는 고무줄 늘리듯 늘리다가 2년 간 주춤했다고 해서 무더기로 철수 시키는 것을 전략적인 MD라고 보기 어렵다. 단기적인 흐름에 너무 극단적인 결정을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더 큰 문제는 롯데가 2월 말 현재까지 대체 MD를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 동일 층에 위치한 화장품을 늘리거나 신규 브랜드로 채우겠다는 계획이지만 상황이 녹록치 않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