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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창 - 디자이너, ‘극한 직업’을 벗어나 비즈니스 하라

발행 2017년 05월 22일

박해영기자 , envy007@apparelnews.co.kr

유럽 컬렉션에 선 최초 디자이너, 패션위크에 선 최연소 디자이너, 명품이 선정한 최초 디자이너 등. 미디어를 통해 주목 받는 한류 디자이너는 늘 존재해왔다. 하지만 늘 거기까지다.


그들이 여전히 주목 받고 있을까. 관심은 이내 식어버리고 생명 연장을 위한 그들의 리얼 생존기는 생각 보다 더 치열하다. 

디자이너는 단 한 번 컬렉션 무대에 서기 위해 사채 빚까지 써가며 브랜드 생명력을 유지하고 있다. 4명 이하의 직원만을 두고 디자이너 본인이 일당백의 일을 해야 하는 ‘극한 직업’이다. 

낮은 인건비의 직원을 채용하다보니 검증이 어렵고, 해외 바이어 리스트를 도둑맞는 일도 다반사다. 또 국내 봉제 기반이 취약해 국내 생산이 어렵고 비용은 천정부지로 올랐다.

일부에선 늘어난 정부 지원금, 멀티 채널화 된 유통으로 과거 보다 훨씬 윤택해진 환경이라 말하기도 한다.

하지만 정부지원금은 협회, 단체, 프로젝트를 만든 기관 중심으로 집행된다. 심지어 백화점 팝업 스토어를 하더라도 해당 기관에 묶여 백화점 수수료 외에 추가 수수료를 해당 기관에 추가로 내는 경우도 있다.

보통의 디자이너 팝업 스토어는 10여개 브랜드로 구성되는데, 가격까지 높아 행사기간 중 판매되는 수량은 고작 몇 장 정도다. 또 브랜드 콘셉트와는 맞지 않은 이벤트에 울며겨자 먹기로 참가하며 재료비만 받고 상품을 준비해야 일도 있다. 예를 들어 컨템포러리 브랜드가 전통 의상이나 국가 간 교류 행사에 차출 되는 식이다.

세상에 공짜가 없듯 단체들도 수치적인 성과를 내야하는 입장이니 마냥 퍼주기만 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나마 그들마저도 국내외 전시회 참여에 편중돼 있다.

상황이 이쯤 되자 럭키슈에뜨, 쿠론, 슈콤마보니, 오브제처럼 패션 기업 측이 손을 내밀어 주기를 바라는 경우도 있다. 일부는 소위 잘나가는 브랜드 행세를 쇼잉(SHOWING)하며 기업의 러브콜을 공략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는 극히 제한적이다. 그리고 기업에 흡수 된다면 ‘선수는 떠나고 브랜드만 남는’ 결과를 피할 수 없다.

디자이너들은 자생력을 키우기 위한 노력을 조금씩 해야 할 거 같다. 이제 기댈 곳을 찾지 말고 비즈니스에 관심을 조금씩 쏟을 필요가 있다. 상업적인 제품만 만들라는 말이 아니다.

최근 만난 한 투자사 관계자는 “패션은 매력적인 투자처지만, 롱텀 비즈니스가 가능한가에 대한 의구심이 늘 존재한다. 디자이너들이 과연 ‘사업화’에 대한 준비가 되어 있는가도 불안의 요인 중 하나다”라고 말했다.

패션분야에 대한 투자는 여전히 IT 플랫폼에 쏠려 있다. 그렇다면 소위 젊은 브랜드들이 IT 관계자와 적극적인 공생을 시도하는 건 어떨까. 브랜드의 비즈니스 비전에 있어 IT와 연계된 그 무언가를 찾는 투자자가 많다는 점을 새겨볼 필요가 있다.
디자이너 브랜드의 재무적 투자 유치가 거의 불가능한 것도 아니다.

또 현재 디자이너 브랜드 중 ‘소울팟스튜디오’와 ‘노케’ 등 일부가 IR를 시도한 바 있다. 크리에이티브적 감성 지향의 디자이너들이 투자자 앞에서 브랜드의 비즈니스 모델을 제시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비즈니스를 키우기 위해서는 워밍업이 필요하다. 최소한의 투자 유치로 디자인에 전념할 수 있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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