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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창 - 백화점 갑질 도구로 전락한 ‘팝업 스토어’

박해영기자, envy007@apparel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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팝업스토어는 말 그대로 잠시 ‘짠’ 하고 나타났다 사라지는 매장을 의미한다. 그 시작은 2002년 미국 유통 체인 ‘타깃’이 신규 브랜드 자리가 부족해 임시 공간을 만들면서 비롯됐다. 국내서는 4년 전부터 유행처럼 번졌고, 이제는 전 유통, 전 카테고리를 뒤덮을 만큼 일반화 됐다.

하지만 국내 팝업 스토어는 그 의미와 내용이 많이 변질된 것 같다.

유통사 입장에서는 유통법이 강화된 이후 팝업스토어가 일종의 구세주가 됐다. 입점사 보호를 위해 2년 간 매장을 옮기거나 뺄 수 없게 됐고, 감행할 경우 비용을 지불하게 됐다. 결국 팝업 스토어가 이에 대한 대안이 된 셈이다.

PC 한 곳의 팝업 브랜드는 4년 전에 비해 50% 이상 늘어났다. 국내 3대 백화점들이 운영하는 팝업 브랜드가 100여개에 달할 만큼 규모가 커진 것이다.

그러다보니 팝업 스토어는 이제 유통사들의 변칙적이고 변질된 행사 수단으로 전락했다. 초기에는 일종의 판촉 수단으로 활용 되더니 점차 행사와 팝업스토어가 구분되지 않고 있다. 고급 혹은 신선한 브랜드를 소개하는 애초의 기능은 사라지고 점차 중저가 행사의 장으로 변질되어 온 것이다.

팝업 스토어를 통해 신규를 발굴하고 입점 기회를 열어 준다는 유통사의 명분도 점차 희미해져 간다.

한동안 팝업에라도 기대를 걸었던 많은 업체들도 위험 수위에 다다랐다며 회의감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초기 매출 경쟁에서 자유로웠던 팝업 스토어가 이제 오히려 더 큰 매출 압박을 받고 있다.

일례로 한 업체는 백화점 입점이 절실한 나머지 15일 동안 팝업 스토어를 열기로 했다. 정상 매장 입점을 위해 좋은 기회라고 여긴 것이다. 결과를 보여주기 위해 지인, 협력사를 동원하거나 가매출을 찍고, 파격 할인을 해서 끝내 성공(?)했다.

그런데 해당 PC의 바이어는 다른 점포에서 한 번 더 행사를 해보자고 했다. 그런데 그 곳 상권과 상품 경향이 매칭이 안 되면서 저조한 실적이 나왔고 정상 입점은 불발 됐다.

백화점의 행사 매출을 때워주는 신세에 처한 팝업 브랜드는 비일비재해졌고, 지역 점포를 돌며 전전하기를 거듭하고 있다.

이에 더해 일부 복종은 매출 개런티까지 있다. 소위 목표 매출을 정하고 시작하는 것. 숫자를 채우지 못하면 이를 메꾸어야 한다.

또 하나의 골칫거리는 팝업스토어의 고급화다. 예전에는 매대나 행거 하나면 충분했지만 점점 경쟁이 과열되면서 이제는 7~8평 매장 하나를 꾸미는 데 2~3천만원의 비용이 든다. 단 일주일을 위해 이 비용을 고스란히 지불하는 것이다.

고무줄 행사 기간도 문제다. 매출이 적으면 유통 측이 원할 때 언제든 철수를 해야 한다.

팝업 스토어가 이렇게 백화점 갑질의 새로운 도구로 변모했지만 별 대책이 없다. 문제는 팝업을 하는 업체들이 기존 협력사들에 비해 몹시 영세하다는 점이다. 유통법에 손발이 묶인 대형 유통의 갑질이 더 낮은 곳으로 전이되고 있는 것이다.

‘을 안의 을’이 되어버린 팝업 스토어에 대한 가이드 라인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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