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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마당 - 장창식 대진대학교 교수
‘한마리 토끼’ 마케팅

발행 2016년 07월 22일

어패럴뉴스 , appnews@apparelnews.co.kr

월요마당

‘한마리 토끼’ 마케팅


80년대 ‘청바지’ 하면 떠오르는 브랜드가 있었다. 그 시절 국내 청바지 시장의 70% 이상을 차지하며 신화를 일궜던 ‘뱅뱅’이다. 90년대 이후 수입 브랜드의 등장과 외환위기로 몇 번의 위기가 있었지만, 문어발식 경영을 배제하고 고집스럽게 한 우물만 판 결과 ‘뱅뱅’은 지난해 1,850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화려하게 부활했다.
만약 ‘뱅뱅’이 수입 브랜드들에게 시장을 빼앗기던 시절, 청바지라는 단어를 포기했더라면 지금의 화려한 부활이 있을 수 있었을까.
시장에서 자신만의 단어를 선점하여 성공한 브랜드는 의외로 많다. 일요일엔 외식을 해야 한다는 일반적인 통념을 깨고 일요일엔 카레를 먹어야 한다는 슬로건을 만들어낸 오뚜기는 일요일이란 단어와 연상되는 브랜드가 됐다. 오리온 초코파이는 ‘정’이란 단어를 떠올리면 연상되는 브랜드가 됐고 이미 세계시장까지 평정했다.
마케팅에 있어서 가장 강력한 방법은 잠재 고객의 기억 속에 한 단어를 심는 것이다. 브랜드는 다양한 마케팅 범위를 줄이고 한 단어에 집중함으로써 보다 강력한 힘을 발휘할 수 있다.
볼보는 ‘안전’이라는 한 단어를 고객의 기억 속에 심었고 노드스트롬백화점은 ‘서비스’란 단어를 떠올리면 생각나는 백화점으로, BMW는 ‘주행’이라는 강력한 단어를 고객의 기억 속에 심으며 경쟁상대가 넘볼 수 없는 브랜드 가치를 구축했다.
수많은 브랜드가 범람하는 시장 속에서, 고객의 기억 속에 하나의 단어만 기억시킬 수 있다면 절반은 성공한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여러 브랜드들이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으려다 모두를 놓쳐버리는 어리석은 결과를 자주 보게 된다. ‘비디오게임’이라는 단어를 맨 먼저 심었던 아타리(Atari)가 대표적인 예이다.
아타리가 ‘비디오게임’으로 성공을 거두자, 아타리의 최고 경영자인 제임스 모건(James Morgan)은 아타리의 이미지를 바꾸고 ‘컴퓨터’라는 단어까지 심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기울였다. 그러나 이미 ‘컴퓨터’는 애플과 IBM이 그가 추구하는 단어를 이미 심어놓은 상태였다. 이후 아타리는 다양한 전략에도 불구하고 참패를 맛보았고, 무엇보다 어처구니 없었던 일은 86년에 다른 회사가 시장에 나타나 아타리가 버리고 간 개념을 차지해 버렸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그때 그 회사가 바로 닌텐도(Nintendo)이다. 닌텐도는 오늘날 수백억 달러에 이르는 게임시장의 적지 않은 부분을 꿰차고 있다. 반면 지금 아타리가 어디에 있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시장상황이 가뜩이나 좋지 않은 지금 브렉시트 여파까지 겹쳐 불황의 여파는 쉽게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이럴 때일수록 자신의 브랜드 정체성을 버리고 타 브랜드를 쫒아 잘 팔리는 상품을 만들고 싶은 유혹에 강하게 사로잡힐 수 있다. 그러한 방법은 당장 이익을 가져다 줄 수 있다.
하지만 상황에 쫓겨 여러 가지를 욕심내는 순간 고유의 단어는 사라지고 힘들게 쌓아놓은 영역마저 빼앗길 수 있다는 사실을 한시도 잊어서는 안 된다. 시장상황이 복잡하고 어려울수록 가장 강력한 하나의 단어에 집중하고 소비자의 기억 속에 심으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 장창식 대진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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