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 2016년 08월 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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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마당
글로벌 패션은 이제 시즌리스 시대
‘씨 나우 바이 나우(see now, buy now)’ 개념이 주목받으면서 최근 많은
디자이너 브랜드들이 컬렉션을 통해 시즌리스 아이템을 선보이고 있다.
다소 생소하게 느껴질 수 있는 ‘씨 나우 바이 나우’란 컬렉션 발표 후 해당시즌까지 기다리지 않고 바로 구매가 가능하도록 한 것이다.
이 시스템을 도입한 컬렉션의 경우 바이어가 아닌 일반 소비자도 내년 춘하 컬렉션을 올 가을에 살 수 있다.
‘버버리’는 기존 S/S, F/W 구분을 없애고 패션쇼가 개최되는 2월과 9월로 구분한 새로운 시즌리스 컬렉션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베뜨멍’의 경우는 주요 아이템인 트랙 슈트, 진, 러플장식 드레스 등을 시즌에 상관없이 매 시즌 출시하고 있고 이는 일 년 내내 꾸준하게 판매된다.
어느 시즌이든 언제나 비치되어 있는 아이템들은 시즌상품이 아니기 때문에 세일도 하지 않는다.
미국 디자이너 제이슨 우(Jason Wu)는 올 봄 새로운 라벨 ‘그레이 제이슨 우’ 를 런칭, 전체적으로 시즌리스 아이템으로 구성해 6월부터 판매하기 시작했다.
‘셀린느’ 의 올 S/S 광고를 보면 시즌 광고가 맞나 하는 생각에 고개를 갸우뚱하게 된다. 레이스 장식의 슬립 드레스와 함께 모피코트가 등장하기 때문이다.
가을시즌 광고도 S/S 광고와 별반 다른 느낌을 받지 못한다. S/S에는 셔츠나 얇은 드레스, F/W에는 가죽이나 울 소재 코트, 재킷이 등장하던 정형화된 이전 광고와는 다르다. 계절의 경계가 무너지고 있는 것이다.
볼륨 브랜드들도 시즌리스 아이템에 집중하긴 마찬가지다.
올 추동 ‘막스앤 스펜서’컬렉션은 가죽 소재 큐롯, 셔츠 드레스 등 시즌리스 아이템이 강화된 것을 볼 수 있다.
천연 인디고 염색, 고품질 소재, 미국 내 생산으로 적절한 가격에 하이엔드 데님제품을 판매하는 미국 온라인 전용 데님 브랜드 ‘디스틸드( DSTLD) ’ 또한 ‘시즌리스 디자인’이 기획 방향이다.
런칭 초기부터 트렌디한 컬러나 디자인을 배제하고 매 시즌 변함없는 뉴트럴 컬러와 디자인을 유지하면서 핏에 중점을 두어 ‘에버레인(Everlnae)’의 쌍둥이 브랜드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렇게 시즌리스, ‘씨 나우 바이 나우’가 주목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인터넷, 특히 소셜 미디어의 확산과 전 세계의 글로벌화는 패션 산업에 변화를 불러왔다. 지역 간 경계가 무너져 전 세계 소비자들이 디자이너 패션쇼를 실시간으로 볼 수 있게 되면서 시즌구분이 무의미해졌다.
즉 F/W 컬렉션이 개최되는 2월 뉴욕, 런던, 파리는 초봄의 쌀쌀한 날씨지만 두바이, 남미는 평균 기온 30도를 넘나든다. 막상 제품이 판매되는 시점에도 이들 지역의 기후와는 맞지 않다.
하지만 시즌리스 제품은 전 세계 어디에서든 판매할 수 있는 것이다.
최근 ‘버버리’나 ‘타미 힐피거’ 등이 내놓은 시즌리스 컬렉션도 매출이 증가세에 있는 중동, 남미 지역에서의 영업 활성화 의도가 작용된 결과이다.
전세계적으로 이상 기후현상이 빈번한 것도 시즌리스 기획의 필요성을 높이는 원인 중 하나다.
새로운 가능성도 점쳐 볼 수 있다.
시즌리스 라인을 매장에서 언제든 만나게 되는 클래식 라인처럼 활용할 수도 있고,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드러내는 코어 아이템을 시즌리스 상품으로 개발하면 4계절 내내 판매할 수 있다.
글로벌 비즈니스에서도 선택받을 기회가 더 늘어나게 됨은 당연할 것이다.
/ 유수진 PFIN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