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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창 - 박해영기자
첨단 설비는 거들뿐 … 이탈리아 제조 산업의 ‘힘’

발행 2017년 02월 24일

박해영기자 , envy007@apparelnews.co.kr






첨단 설비는 거들뿐…
이탈리아 제조 산업의 ‘힘’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한 시간 남짓을 달려 도착한 부스토 갈로포 소재의 신발 ‘티에리 라보텐’ 공장은 공장이기 보다 전원의 펜션처럼 보였다.
이 회사는 해외로 공장을 이전하는 대신 밀라노 인근에 두 번째 공장을 짓고 지속가능한 워크스테이션 구현에 투자했다. 칼헤인즈 사장은 경량 알루미늄 외관, 지열 히트 펌프 시스템, 음향 단열 고정 유리, 녹색 지붕으로 일산화탄소 배출을 줄이고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구조를 완성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무엇보다 기자의 눈길을 잡아 끈 것은 장인들이 여전히 그 자리에 앉아 명품 제조 방식으로 제품을 만들어내는 장면이었다. 칼헤인즈 사장은 “자재, 장비, 도구 등 최첨단의 인체공학적 팩토리 솔루션은 장인의 작업을 돕기 위한 수단일 뿐이다. 자연친화적 환경은 그들의 스트레스 지수를 낮춰준다”고 했다.
이탈리아 패션 업계는 내수 생산에 다시금 눈을 돌리고 있다. ‘리쇼어링(Reshoring:기업이 해외로 나갔다가 다시 본국으로 돌아오는 것)’ 바람이 불고 있는 것이다.
최근 ‘리쇼어링’을 단행한 이탈리아 업체는 40%에 육박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이탈리아의 심각한 실업률을 잡고, 이탈리아 패션의 부활을 노리는 정치적 경제적 의도와 맞물려 있긴 하다. 명품 소비국인 중국, 러시아 등의 경기 둔화와 중동 타격으로 발생할 수 있는 시나리오를 일찍이 감지했기 때문이다.
이런 노력 덕분에 2016년 1월부터 10월까지 이탈리아 신발 매출은 판매량이 15% 줄었음에도 불구하고 총 매출은 2.6% 상승하는 효과를 거뒀다. 결과적으로 어려운 시국을 현명하게 방어한 셈이다.
더불어 이탈리아는 EU가 아닌 이탈리아 원산지 증명서 제도의 법제화를 10년 넘게 추진하고 있다. 가성비 패션이 강한 유럽 일부 국가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포기를 모른다. 세계적인 신발 전시회인 미캄이 처음으로 명품 브랜드를 페어 장소에 불러 들였고, 그들 역시 이탈리아 패션의 가치를 높이고자 기꺼이 부스를 열었다.
하지만 국내 실정은 어떠한가. 얼마 전 만난 한 구두 디자이너 겸 대표는 성수동을 떠나 유럽에 법인을 설립하기 위해 국내 패션 업계를 떠난다고 선언했다. 유럽에서 제조해도 국내 보다 낫다는 판단이 섰다는 것.
우량 생산 공장은 상위 소수 업체가 장악했고 수백 개에 달하는 영세 브랜드는 생산처 잡기도 어려울 지경이다. 제조에 대한 무관심 속에 상당수 업체들이 해외 소싱처로 빠져 나간 지 오래다.
이탈리아는 스몰 팩토리 즉 장인의 가치에 더 큰 의미를 부여하며 첨단 인프라는 양념처럼 첨가해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있다. 반면 한국은 제조업의 가치가 제품의 가치를 만들어낸다 믿는 이탈리아와 정반대의 길을 걷고 있는 셈이다.
WSGN는 미래 소비는 ‘BUY LESS, CHOOSE WELL’, 즉 덜 사고 잘 선택하는 경향이 극대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탈리아는 이미 해낸 일, 우리 역시 앞으로 반드시 해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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