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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마당 - 장창식 대진대학교 교수
창조는 편집이다

발행 2017년 03월 24일

어패럴뉴스 , appnews@apparelnews.co.kr

월요마당 - 장창식

창조는 편집이다


“창조는 편집이다”라고 강조하는 문화 평론가 김정운 교수는 무에서 유를 만드는 행위는 신의 영역이기 때문에 인간이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단정한다.
창조는 있는 것을 편집하여 새롭게 만드는 것 이라고 규정하고, 남들과 다른 방식으로 보는 능력을 창의성이라고 말한다.
필자도 세상에 완전한 창의적인 것은 없다는 말에 공감한다. 무엇이든 어떤 것이든 무언가의 영향을 받고 영감을 받았을 것이다. 그것이 책이든 살아온 경험이든 영화든 전시회든.
우리는 그러한 다양한 경험의 산물들을 통해 남들이 해보지 않은 것, 가지 않은 새로운 길을 나름대로의 방법으로 해석하여 내어 놓고 있다. 그러한 것들을 우리는 창작이라고 표현한다.
여러 가지 기존에 있는 기능들을 하나로 모아 새롭게 탄생시킨 스마트폰이 대표적인 창조적 편집의 성공사례라고 할 수 있다. 그렇게 보면 패션시장에서의 창조적 편집은 어떤 것일까.
97년 파리에 처음 매장을 오픈한 꼴레트(colette) 편집매장은 항상 새롭고 신선하고 놀라워야 한다. 그리고 남보다 항상 앞서야 한다’는 단순한 철학을 내걸고 있다. 그리고 꼴레트를 설명할 수 있는 두 가지 단어는 ‘독특함’과 ‘선택’이다.
꼴레트의 제품 선택은 항상 명확하고 독특하다. 제품 선택 시 가장 중요하게 보는 요소는 ‘가슴을 흔드는 제품인가’라는 것이다. 이 질문을 들으면 왜 꼴레뜨가 아직까지도 세계인들의 사랑을 받는 매장인지를 알 수 있다.
꼴레트는 단순히 옷만 판매하는 곳이 아니라 예술적인 사진 전시회도 종종 열리곤 한다. 즉흥적이고 통념을 파괴하는 아이디어들이 철제 계단이나 지하 워터바 등 곳곳에 배치되어있다. 문화를 같이 판매하는 편집매장의 시초인 셈이다. 이 또한 창조적 편집의 좋은 사례로 볼 수 있다.
2000년대 초반부터 서서히 자리 잡기 시작한 국내 편집매장들이 최근에는 수를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경쟁이 치열하다. 하루가 다르게 오픈한 수많은 편집매장들의 등장으로 사람들은 예전보다 자신만의 개성을 충족시킬 수 있는 특별한 물건을 좀 더 손쉽게 구입하게 되었다.
똑같은 아이템을 수만 장씩 판매하는 브랜드에 흥미를 잃은 소비자들이 점점 더 편집매장으로 눈을 돌리게 된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로 보인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처음 편집매장에서 느꼈던 그 신선함은 차츰 사라지고 비슷한 편집매장들과 SPA 간의 같은 물건 팔기 경쟁 양상이 또다시 반복되고 있는 듯하다.
일찍이 20세기 프랑스를 대표하는 철학자 장 보드리야르(Jean Baudrillard)는 “자동차를 만드는 일보다 파는 일이 더 어렵게 되었을 때야 비로소 인간 자체가 인간에게 과학의 대상이 되었다”라고 했다.
우리는 이미 인간 자체에 대한 연구 없이는 판매가 어려운 시대에 살고 있는 것이다. 인간 자체가 가진 감성과 철학적인 연구를 바탕으로 한 재편집이 되지 않는 한 치열한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힘든 시대인 것이다.
기존에 잘나가는 편집매장을 베끼는 식으로 당장의 매출을 기대하는 것은 오래가지 못한다. 인간에 대한 철학을 가지고 사람들의 가슴을 흔들 수 있는 새로운 창조적 편집이 그 어느 때 보다 절실하다.

/대진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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