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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마당 - 장창식 대진대학교 교수
논리적인 사고만이 정답은 아니다

발행 2017년 05월 26일

어패럴뉴스 , appnews@apparelnews.co.kr

월요마당 - 장창식

논리적인 사고만이 정답은 아니다


아버지가 진로문제로 고민하는 초등학생 아들과 대화를 했다. 아들은 축구선수가 되는 게 꿈이라고 했고 아버지는 사랑하는 아들을 위해 진지하게 조언을 하기 시작했다.
“축구선수가 되려면 적어도 국가대표 선수 정도는 돼야 성공했다고 할 수 있는데 알다시피 국가대표는 40명 정도 밖에 안돼. 가장 어린선수부터 가장 나이가 많은 선수까지 하면 20년 정도 차이가 나는데, 그렇게 따지면 한해 한 두 명 정도 밖에 국가선수로 선발이 돼질 않아. 자 그럼 네가 초등학교에서 축구 제일 잘해? 아님 시에서 제일 잘해? 그럼 전국에서 제일 잘해? 아니지? 그럼 축구선수하면 안 되겠지!”
아버지는 논리적으로 아들에게 알아듣게 잘 설명 했다고 생각하고 뿌듯해 했다. 다음날 저녁에 퇴근하고 온 아빠에게 엄마가 아들의 일기장을 보여줬다. 첫 문장이 이렇게 시작했다. “아빠는 도대체 말이 안 통한다!”
종종 마케팅 종사자들도 이 같은 실수를 범하곤 한다. 소비자가 논리적으로 합당한 소비만을 하고 합리적인 사고만을 하는 존재일까. 논리적으로만 따진다면 세탁기에 돌리기에도 불안한 다 찢어진 청바지가 고가에 팔려나가는 것을 어떻게 설명할 것이며 해마다 쏟아져 나오는 기이한(?) 상품들이 유행을 앞세우며 팔려 나가는 것을 또 어떻게 설명 할 것인가.
수프 하나로 전체 통조림 수프 시장의 80%를 차지하고 있는 캠벨수프 만큼 ‘주부’를 이해하고 효과적으로 마케팅 하는 회사도 없다. 캠벨의 대표인 고든 맥거번의 슬로건은 “그들이 가는 곳에 가고, 그들이 하는 것을 하며, 가능한 한 그들과 많이 대화하라”이다.
실제로 맥거번은 1주일마다 손수 장을 보러 다녔을 뿐만 아니라 다른 임직원들도 똑 같이 할 것을 요구했다. 심지어 회사 임원들은 주부의 역할을 공부하기 위해 정기적으로 전국의 모든 지역에 걸쳐서 300여 가구의 부엌을 방문했고, 슈퍼마켓에서 중역회의를 열며 주부들과 만나서 대화를 나누었다.
변화하는 가정주부와 가족의 역할을 철저하게 모니터링하면서 캠벨수프는 1984년에만 42개의 신제품을 성공적으로 출시하는 기염을 토해냈다.
맥거번이 임원들에게 장을 보러 다니라고 했을 때 많은 반대에 부딪쳤다. 할 일들이 너무 많은 고액연봉의 임원들이 장을 보러 다니는 것은 너무 비효율적이며, 그런 일은 모니터링 하는 회사에 외주를 주면 된다고 했다. 결과적으론 비합리적인 맥거번이 합리적인 임직원들의 논리가 틀렸다는 것을 증명해 보여 주었다.
샤넬의 설립자 코코샤넬(CoCo Chanel)은 2차 대전 이후 오랜 망명생활을 접고 파리로 돌아와 새 컬렉션을 발표한 뒤 혹평을 받았다.
하지만 그는 굴하지 않고 그 당시 여성들이 불편해 했던 코르셋을 벗어 버리게 만드는 실용적이면서도 소비자 중심적인 디자인에 대한 소신을 끝까지 지켰다. 그때도 많은 사람들이 샤넬은 시대적인 흐름을 이해하지 못하는 비합리적인 사람이라고 비웃었다.
훗날 그는 이렇게 말한다. “사람들은 나를 보고 비웃었지만, 그것이 바로 내 성공의 비결이었다. 나는 누구와도 같지 않았다”
진정한 소비자의 마음의 소리를 외면한 합리적인 논리가 내 브랜드의 앞길을 막고 있지는 않은지 항상 생각해야 한다.

/대진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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