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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갑고 고마운 일이죠”. 최근에 오픈한 쇼핑몰 1층 매장에서 자주 들리는 고객과 판매원의 대화다.

이 쇼핑몰이 오픈하기 이전에는 유명 화장품 브랜드를 구매하려면 6km 이상 떨어진 잠실이나 삼성동을 찾아야 했던 고객들이 이제는 그곳까지 원거리 쇼핑을 안가도 된다면서 하시는 말씀이다. 원정쇼핑이 주는 피로감에서 해방되었다고 해당 브랜드 판매원들에게 감사하는 표정을 보면서 리테일러가 해야 할 진정한 역할이 무엇인가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었다.

교과서적으로 보면 소매는 생산과 소비를 이어주는 기능이다. 생산자와 소비자를 나누는 인격적인 갭, 생산지와 소비지를 나누는 장소적인 갭, 생산시기와 소비시기를 나누는 시간적인 갭을 메꿔주는 것이 바로 소매의 기본적인 기능이다. 그런데, 여기에 소비자의 구매행동이 추가되면 소매의 기능이 보다 복잡해진다. 소비자는 상품구성을 중시하여 매장에서 비교구매와 관련구매를 하기 때문이다.

앞선 화장품의 경우는 중저가 화장품이 주력이던 기존 상권에 유명 브랜드가 새로 등장하면서 발생한 비교구매의 사례이다. 특히, 일용품이나 필수품처럼 대형마트에서 구매하는 상품과 달리 기호와 취향을 우선하는 선택적 소비재의 경우에는 이러한 사례가 빈번하다. 리테일러는 해당 상권 내에 원격지 쇼핑으로 인한 쇼핑결핍의 불만족한 소비자가 많으면 많을수록 새로운 업태에 대해 깊은 고민을 해야 한다.

“삶의 격이 높아진 것 같아요”. 같은 쇼핑몰 4층에 오픈한 카페형 대형서점을 방문한 고객들의 반응이다. 반경 5km 상권에 대형서점의 불모지이던 곳에 츠타야 서점 형태로 500평이 넘는 유명 서점이 등장하면서 이 지역의 문화위상을 크게 높였다는 평가다. 서적과 다양한 상품의 편집을 통한 관련구매는 이 서점의 특징이다.

지적 교감의 장소이면서 커뮤니티의 장소인 서점은 지역 생활의 격을 한층 높여준다. 스타필드 코엑스가 시도하는 5만권 서적의 라이브러리 플랜도 같은 맥락으로 이해할 수 있다.

“가족과 함께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음식이 있어서 좋아요”. 이 쇼핑몰의 5층과 지하 1층을 찾은 고객들의 표정은 더할 나위 없이 밝다. 그들은 가족 외식의 불모지였고, 데이트 장소가 부재했던 지역에 여러 종류의 식음시설이 등장하면서 미각의 재발견과 정신적인 포만감을 함께 느낀다고 평가했다.

특히 새로 입주한 인근 위례신도시 지역 주민들은 ‘위례의 부엌’으로 인정할 만큼 친근감을 표현했다. 쇼핑몰이 유명 식음시설을 입점시키는 이유는 쇼핑의 지리적 범위를 확장하는 기능과 리피트 고객을 증진시키는 목적이 있는데, 이 쇼핑몰은 보다 구체적으로 ‘약속 장소의 추가’ 개념으로 어필하고 있어 보다 넓은 지리적 확장과 더 짧은 사이클의 재방문을 유도할 것으로 평가된다.

이상의 몇 가지 사례는 구매행동 관점에서 소비자가 무엇을 원하는가를 잘 표현한다. 백화점이 사양화하고, 가성비 중시의 업태 일변이 성장하는 상황에서도 상권에 따라서는 유사 백화점 혹은 테넌트 믹스가 최소 공배수로 상승작용을 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쇼핑 결핍 소비자를 위한 선택적 소비재의 적절한 믹스가 신선한 소비를 유도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사례에서처럼 정확한 데이터로 산출한 상권의 욕구와 그를 반발 앞서 제안할 수 있는 ‘MD 믹스’야 말로 보다 고도화된 진정한 리테일러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가든파이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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