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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철 이사

균형 잡힌 경영 감각이 필요한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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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과 유통산업에서 계절은 피할 수 없는 기회이자 위협이다. 다가오는 계절을 파도타기 하듯 잘 보내야만 하는데 지난 상반기는 대부분 어려운 모습이었다.

직영 브랜드 사업과 자사 유통을 전개해온 패션 기업이 현금 흐름 위기를 맞아 핵심 사업을 매각하는 모습을 보며 이 기업이 위기를 어떻게 이겨낼까 응원하는 마음으로 바라보게 된다.

직영으로 브랜드 사업을 운영한다는 것은 판매율에 따른 재고가 가장 큰 이슈가 된다. 글로벌 SPA 기업들이 상품 기획과 생산 기간을 단축하고 또 단축하려고 하는 것도 판매 적중률을 높여 이익실현을 하려는 것과 함께 재고를 줄이려는 의지가 크다.

유통산업 전반에서 과거의 주력 업태와 신업태의 역신장과 신장이 두르러지게 부각되고 있는데 역신장의 결과는 해당업태에서 상품을 공급하는 브랜드의 재고로 이어진다. 개별 매장들을 살펴보면 매출을 늘리기 위해 상품의 물량이 따라주어야 하는데 판매가 부진해서 생긴 재고가 걱정이라 본사에서는 최소한의 물량만 만들어 내고 있어 매장마다 필요한 사이즈를 받아내는 일이 치열하다. 잘 팔리는 상품과 사이즈는 물량이 부족하고 안 팔리는 상품은 물량이 쌓여있는 모습을 보게 된다.

매출이 역신장하고 영업 이익이 줄어들면 인력부터 줄이게 된다. 충분히 좋은 기회를 만들 수 있는 기업들도 경험과 아이디어가 풍부한 중견 인력을 우선 정리해야 하는 안타까움이 있는데 그러다 보니 젊은 리더들이 새로운 도전을 하게 되고 그 과정에서 실패의 반복이 나타나기도 한다. 패션사업에서 디자인이 나오게 되기까지 맥락이 중요한데 지난 과거의 경험도 중요한 기능을 하기에 세대의 공존이 필요한 것이 패션사업이다. 복식으로서의 기능에 충실하면서 새로운 디자인 매력을 더하여야 성공하는데 시장조사를 해보면 디자인의 유사성이 너무 높아 경쟁관계에서 차별화된 브랜드를 찾기가 쉽지 않아 고객들이 조닝 자체를 외면하는 현상도 나타난다.

패션과 유통은 프로세스에 의존하는 사업이라 문제가 발생하면 언급한 것처럼 디자인과 물량 그리고 판매와 재고까지 추가적인 문제가 곳곳에서 이어진다. 결국은 영업이익의 확보 문제로 귀결된다. 며칠 전 만난 한 여성 브랜드 영업 총괄임원은 물량을 줄였지만 오히려 영업이익은 흑자가 나고 있다고 했다.

물량을 줄이면서 완제품을 공급받는 방식을 버리고 원자재를 직접 바잉해서 해외 봉제 공장에 공급하는 방식으로 변경했다고 한다. 그 방식이 참신한 것은 아니지만 필자가 주목하는 것은 매출 외형은 줄이고 영업이익을 증가하는데 초점을 맞췄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패션기업의 최고 의사결정자와 영업, 상품 부문 담당 임원이 모여 회의를 할 때 전년대비 역 신장 매출 계획을 세우기란 쉽지 않다. 아무리 어려운 상황일지라도 매출은 성장 계획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매출 외형은 자원 투입의 근거가 되기 때문에 결국 매출 대비 과잉 투자의 원인이 된다.

국내 최대 패션기업은 몇 년 전 구매 방식을 원자재 구매와 봉제 투입을 분리하는 것으로 변경했다. 원자재 구매를 위해 많은 수의 인원을 별도로 편성해 예상보다 효율을 만들어내지 못했다. 매출과 이익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아야 마땅하지만 현실을 정확하고 냉정하게 보아야 할 때다. 할 수 있는 것과 해야 하는 것에 대한 의사 결정의 시각이 요구되는 시기이다.

/요진개발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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