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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패션 甲富 … 그 千의 얼굴들 - 제 11화 - 버버리 창업자 토마스 버버리
160년 역사의 전통과 자부심, ‘守城에서 前進’으로 (3)

발행 2017년 10월 19일

어패럴뉴스 , appnews@apparelnews.co.kr

세계의 패션 甲富 … 그 千의 얼굴들
제 11화 - 버버리 창업자 토마스 버버리

160년 역사의 전통과 자부심, ‘守城에서 前進’으로 (3)

두 명의 여성 CEO 거치며 전문 경영인 체제 구축
브렉시트 연착륙, 경영권 방어 등 숱한 난제 여전


 
버버리 4대 CEO. 초대 로즈 마리 브라보, 2대 안젤라 아렌츠, 3대 크리스토퍼 베일리, 4대 마르코 코베티.

 

“취임하자 세계 각지의 버버리 최고 관리자 60여명을 불러들여 첫 전략회의를 소집했죠. 음산하고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이들 최고 관리자들 중 트렌치 코트를 입은 사람이 한명도 없는 거예요.”
2000년대에 접어들어 그간 버버리가 얼마나 망가졌는지, 인기가 없었는지를 알 수 있는 전 버버리 CEO 안젤라 아렌츠(Angela Ahrendts)의 회고담이다.
버버리는 1955년 리테일 그룹 GUS에 인수된 이래 특히 방만했던 라이선스 사업 운영은 더 이상 방치할 수 없을 만큼 막장을 향해 달렸다.
오래 전 부터 수입을 시작해 버버리의 해외시장 개척에 눈을 뜨게 만들어 줬던 일본에서는 라이선스 권의 마구잡이 사용으로 세계 어디에도 없는 일본판 버버리가 판을 치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1970년 미쯔이 상사가 버버리 디자인과 제조 판매권에 대한 라이선스권을 획득했고 이를 다시 산요 쇼카이에 하청을 줬다.
이후 산요 쇼카이는 여성용 블루 라벨, 남성은 블랙 라벨 등의 명칭으로 각종 의류와 코트, 슈트 등과 심지어 골프 백까지 자체 생산라인을 갖추고 버버리 명성에 흠집을 냈지만 버버리 본사는 속수무책이었다.
미국에서는 뉴저지주 생산 라인에서 제조된 메이드 인 어메리카 코트가 영국의 반값에 유통되기도 했다.
세계 도처에 제멋대로 각각 다르게 남발된 23개 라이선스에 발목이 잡혀 브랜드 위상 자체가 크게 흔들리는 기간이 있었던 것이다.
버버리의 이 같은 정체성 혼란은 유럽 대륙에서 오늘날의 LVMH, 케어링 등 거대 패션그룹들이 용트림하기 시작할 무렵과 시기를 같이 한다는 점에서 대조된다.
그나마 버버리에게 다행스러웠던 것은 GUS그룹이 2005년 버버리에서 손을 떼기 전인 97년 리즈 클라이본, 메이시스 등의 경력을 거친 로즈 마리 브라보(Rose Marie Bravo), 이후 2006년 도나 캐런 인터네셔널 등에서 경력을 쌓은 안젤라 아렌츠(Angela Ahrendts) 등 두 미국인 여성 CEO를 거치며 전문 경영인 중심의 경영 체제가 확립됐다는 점이다.
두 여성 CEO의 등장을 기점으로 버버리 리빌딩이 시작됐다고 봐도 무리가 없을 것 같다. 브랜드 관리에 중점을 둬 도처에 유사 상품까지 범람, 실추됐던 버버리 라벨 이미지 쇄신 노력이 돋보였다. 특히 안젤라 아렌츠는 디자인 중앙 관리 체제 구축으로 암적 존재였던 라이선싱 브랜드 파괴에 획기적인 성과를 거뒀다.
오는 2020년 만기가 되는 일본 산요 쇼카이와의 라이선싱 계약을 지난 2015년으로 앞당겨 파기, 300 ~500개에 이르던 일본 버버리 매장을 폐쇄하고 직영 체제 구축에 나선 것이나 중국 라이선스 권리를 다시 사들인 것, 미국 백화점 판매 위주에서 직영 체제를 강화하고 있는 것도 안젤라 아렌츠 구상의 일환이다.
하지만 안젤라 아렌츠는 2014년 돌연 애플 수석 부사장으로 자리를 옮겨 아쉬움을 남겼다. 후임은 도나 카란, 구찌 등에서 여성 의류 디자이너로 명성을 쌓은 후 2001년 CEO 브라보에 의해 영입된 크리스토퍼 베일리(Christoper Baily). 수석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에서 CEO로 발탁된 경우였다.
디자인 총책과 CEO 직을 겸했다가 지난 7월 LVMH그룹 세린느 출신의 마르코 코베티(Marco Cobetti)에게 CEO 자리를 넘겼다.
이처럼 4대에 걸쳐 전문 CEO 체제가 유지되고 있지만 흐름이 매끄러워 보이지는 않다.
안젤라 아렌츠의 갑작스러운 사임이나 크리스토퍼 베일리에게 경영과 디자인을 겸직시킨 후 업무가 과중하다며 CEO 자리에서 물러나게 하는 등 갈팡질팡하는 주주들의 입김이 기업 안정을 훼손시키고 있는 것이다. 코베티가 선임된 후 취임까지 1년 가까운 공백기를 둔 것도 지금 버버리가 처해있는 환경에서는 한가로운 처사가 아닐 수 없다.
버버리 경영 수뇌진들은 한결같이 ‘훌륭한 전통만으로는 안된다’며 변화와 혁신을 외치고 있지만 위험을 감수하며 도전할 수 있는 주인, 리스크 테이커(risk taker)가 없다는 점이 최대 약점으로 보인다.
브렉시트에 따른 영국 경제 연착륙의 불확실성, 버버리에 대한 라이벌 기업들의 끊임이 없는 M&A 유혹 등은 버버리가 헤쳐 나가야 할 장애물들이다.
버버리는 5,000만 파운드를 들여 현 캐슬포드와 키슬리 2개 공장을 내년까지 리즈(Leeds)로 이전키로 했던 야심찬 계획을 브렉시트 등 불확실성을 이유로 무기한 연기시켜 놨다. 미국 코치의 버버리 인수합병설 이후 경영권 방어도 여전히 숙제로 남아있다.
< 끝 >

/장병창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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