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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김소희의 트렌드레터(34)
글로벌 지식의 온도差, 한국은 멀었다

발행 2017년 10월 27일

어패럴뉴스 , appnews@apparelnews.co.kr

김소희의 트렌드레터(34)

글로벌 지식의 온도差, 한국은 멀었다




세상의 흐름과 괴리되어 있다는 것보다 더 무서운 것은 세상의 지식으로부터 괴리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자신의 경험, 이건 가치가 있을 겁니다. 하지만 지금의 세상은, 경험을 토대로 바라보기엔 이전엔 겪어본 적 없는 방향으로 미친 듯이 굴러가고 있습니다. 과연 경험이 그 모든 변화를 다 꿰뚫어 볼 수 있을 만큼 만능의 것일까요?




안녕하세요? 가을 날씨가 정말 아름다운 요즘입니다.
가을 탓인지 저는 요즘 생각이 많아지네요. 트렌드에 대한 스터디를 하면 할수록, 또 많은 분들을 만나 뵈면 뵐수록 마음깊이 하나의 아쉬움이 점점 커져가고 있어서 말입니다.
업계에서 경력을 오래 쌓았다고 하는 분들을 만날 때 특히 더 당황스러울 때가 많습니다. 어떤 분들은 글로벌한 추세를 잘 모르면서도 굉장히 확신 있게 자신의 느낌을 사실처럼 말하는 경우가 많더군요. ‘이 브랜드는 이게 유명하잖아요’, 내지는 ‘온라인은 이게 기본이잖아요’ 등의 말을 듣게 될 때, 그리고 그것이 소위 ‘팩트’라는 것과 큰 차이를 보이고 있을 때는 어찌나 당황스러운지요.
더 큰 문제는 그런 얘기가 주변에서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것이죠. 왜냐면 다들 ‘팩트’를 모르는데다 그 유명하다는 경력자는 굉장히 확신에 차서 얘기하고 있으니까요.
저는 올 초 매일 트렌드뉴스 하나씩을 제 벗들에게 소개하는 일을 시작했습니다. 처음 이 일을 기획하게 된 이유는, 일본과 중국에는 충분히 들어오는 글로벌 뉴스가 한국에는 충분히 들어오지 않는다는 생각 때문이었는데요. 예를 들면 블룸버그(Bloomberg)나 비즈니스 인사이더(Business Insider)의 뉴스들은 일본에는 거의 실시간으로 들어가고, 중국에서도 편차는 있지만 중요한 뉴스들은 매우 충분한 속도와 양으로 전달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한국에선 그렇지가 않더군요. 요즘같이 자고 일어나면 세상이 변화되고 있는 시기엔 이것은 좀 위험한 것이 아닐까 싶어서 시작하게 됐죠.
그 일을 하면서 크게 느끼는 것은, 정말 많은 분들이 잘 모르신다는 겁니다. 해외에서 호평을 받은 디자이너의 쇼는 한국 페이스북과 블로그에서 열띤 비난의 대상이 되고 있거나, 해외에서 실패한 경영으로 물러난 사람이 한국에 와서 경영에 대한 강의를 하는 경우, 프랑스의 트래디셔널 아이템에 대해 영국 브랜드가 그 오리지널이라고 우기는 경우 등 제가 느끼는 당황스러움은 이루 말할 수가 없을 정도입니다.
세상의 흐름과 괴리되어 있다는 것보다 더 무서운 것은 세상의 지식으로부터 괴리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자신의 경험, 이건 가치가 있을 겁니다. 하지만 지금의 세상은, 경험을 토대로 바라보기엔 이전엔 겪어본 적 없는 방향으로 미친 듯이 굴러가고 있습니다. 과연 경험이 그 모든 변화를 다 꿰뚫어 볼 수 있을 만큼 만능의 것일까요?
경험은 지식의 또 다른 이름입니다. 겪어서 얻은 것들이 지식으로 남아있는 사람들을 경력자라고 하죠. 만약 겪어서 얻은 것만으로 부족하다면, 우리는 많은 간접 경험, 즉 독서나 리서치를 통해 부족한 지식을 채울 수 있습니다. 지금의 시대는 바로 그 간접 경험이 무엇보다 중요한 시기죠. 일일이 겪어서 알기엔 너무나 많은 일들이 벌어지니까요.
요즘 저는 어떤 회사나 개인이 ‘유명하다’는 것의 허세를 많이 느끼고 있습니다.
그가 유명하게 된 이유가 실은 그 실력에 기반한 것이 아니라, 시기적인 우연이나 소문에 의한 것일 수 있지 않을까란 의심이 많아졌죠. 요즘의 시대는 당신이 유명한 사람이라면 스스로 당신이 왜 유명한지 번번이 실력으로 증명할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 잣대를 우리가 스스로에게 먼저 들이대지 않으면, 타인에 의해 자신이 측정되는 안타까운 순간이 곧 올지도 모릅니다. 물론 경험을 넘어 다른 것들을 이제야 배워간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니지만, 훌륭한 경력자라면 저는 곧 따라갈 수 있을 거라 생각하는 쪽이에요. 그리고 훌륭한 경력자라면, 반드시 새로 터득한 지식들이 기존의 사업에 쓰임새가 있도록 적용할 수 있으리라 확신합니다.
이제 한국은 정말로 선진국으로 발돋움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는 시대입니다. 그리고 지금의 4차 산업 혁명기는 모든 국가, 기업에게 생존 여부를 묻는 막중하고 다급한 시기입니다.
지금의 상황으론 ‘한국은 멀었다’란 낙담을 거둘 길이 없습니다. 부디 세계가 생각하는 대로 우리도 생각하고, 세계가 느끼는 대로 우리도 느끼고, 세계가 움직이는 대로 우리도 움직여갔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김소희트렌드랩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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