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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은혜기자

‘업 택’의 딜레마

조은혜기자, ceh@apparel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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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방문한 한 업체에서 볼륨 시장에 만연한 ‘업 택(up-tag)’이 대화 주제로 올랐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늘 그랬듯 이번에도 ‘어쩔 수 없다’는 껄적지근(?)한 결론으로 끝이 났다.

실제 판매 가격보다 비싼 가격표를 붙여 할인 판매를 하는 업택, 이른 바 이중 가격제는 이제 영업 현장에 일반화됐지만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돼 왔다. 외형성장은 빠를지 몰라도 비효율을 양산하고 시장을 망치는 주범이라는 비판이 늘 있어왔다.

하지만 현 패션업계 뿐 아니라 뷰티 등 전 산업 군에 걸쳐 만연한 가격정책이라 시장이 ‘정직한 가격’을 받아들이지 못한다.

특히 가두 중심 브랜드는 ‘가두점=세일’이라는 인식이 공식처럼 굳어져 있다.

함께 대화를 나누던 한 볼륨 여성복 브랜드 임원은 “업택으로 소비자를 기만한다는 비난을 받지만 업택을 안한다고 해서 찬사를 받는 것도 아니다. 어느 한쪽을 택하든 책임을 면할 수 없다면 쉬운 길을 갈 수밖에 없다”고 했다.

지금과 같은 침체기에는 소비자도 소비자지만 가두점주들도 업택을 선호한다. 세일 폭이 크면 판매하기 수월할뿐더러, 예전 같지 않은 매출에 백마진이라도 기대해볼 수 있어서다. 때문에 업택이 브랜드 선정에 미치는 영향도 커졌다.

한 신규 골프웨어 브랜드의 대리점주 대상 품평회에 참석했을 때였다. 해당 브랜드는 세일 없이도 구매할 수 있는 품질과 가격을 제시, 업택 없는 노세일 전략으로 가겠다고 했다. 설명이 끝나고 제품을 살펴보는 점주들의 소리를 엿들었는데, 부착된 가격표를 들여다보며 “가격이 좋기는 한데 세일이 안 되면 솔직히 장사하기 어렵다”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깎아 사는 게 일반화된 판매현장에서 ‘왜 여기는 할인도 없냐’는 핀잔을 듣는 게 부지기수고, 할인된 가격이 더 비싸고 품질이 나빠도 할인 폭이 큰 브랜드로 고객을 뺏기는 수모를 감내해야한다고. 지금과 같은 침체기에 브랜드와 함께 멀리보고 천천히 가기엔 점주들에게도 여유가 없다.

실제 가격정찰제로 돌아서겠다거나 이를 주요 전략으로 내세우며 런칭했던 브랜드들을 돌아보면 고전을 면치 못하는 곳이 대부분이다. 노세일 전략에 ‘과감히’라는 표현이 달리는 이유다.

유통이 나서도 쉽지 않다. 몇 년 전 백화점이 가격 거품과 비정상적인 할인판매를 뜯어고치겠다며 가격정찰제인 ‘그린프라이스제’를 시행했던 것을 기억할 것이다. 몇 번의 시행에도 유명무실했다. 소비자 방문율과 구매력이 떨어지는 데 버틸 재간이 없다.

시장이 변하지 않았고 소비자들은 10년이 넘도록 의미 없는 세일정책에 젖어있다.

업택이 횡행하다는 것을 눈치 채고 있지만, 그렇기에 더 노세일 가격이 통하지 않는다. 소비자가 보기엔 어차피 세일할 예정인 가격일 뿐. 그야말로 이도저도 못하는 딜레마다.

명쾌한 정답은 없다. 지금 시장의 흐름에 따라가는 것이 최선책이다.

업택이 옳다 그르다는 논란은 아직 공자님 말씀(?)이다. 다만, 상도에 어긋나지 않는 양심적인 업택에서 멈추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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