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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마당 - 박병철 요진개발 이사
시대와 세대

발행 2018년 02월 2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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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마당 - 박병철

시대와 세대


디자이너들과 협력해 일을 할 기회가 많았던 필자는 최근 주목받는 국내 디자이너가 많아지는 것을 기쁜 마음으로 바라보고 있다. 새로운 시대 패션 산업의 주역이라고 생각된다. 얼마 전 패션 리테일에서 업력이 많은 선배를 만났는데 그는 패션 스타트업과 신진 디자이너를 대상으로 컨설팅을 하고 있다. 그는 30~40대 사업가와 디자이너들에게 유통과 마케팅에 대한 조언을 하기가 참 쉽지 않다고 했다.
디자인된 상품의 가격대는 높고, 받아주는 유통의 경쟁력은 상대적으로 낮아 성과가 미흡한 것으로 보이는데, VP존을 조정해주고 부실 유통을 정리하는 등 크고 작은 교정을 통해 성과가 나타나고 있었다. 50대인 그 선배의 경험이 그들에게 좋은 기회가 되어주고 있는 것이다.
사업에 대한 의사 결정 권한을 가지고 일을 해본 세대의 마지막은 어디까지일까. 경제 성장기 그리고 우수 인력에 대한 수요가 공급에 미치지 못했던 시대에는 담당자들이 사업을 맡아서 디자인과 품질, 가격과 납기를 책임지는 경우가 많았다. 적어도 간부급이면 그랬다.
그러나 지금은 의사결정을 경험해본 자가 의사결정을 회피하는 것과 의사결정을 안 해본 자가 잘못된 의사결정을 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경험이 있는 자들은 실패가 두려워서 아무것도 안 하려고 하고 지난 성공에 대한 기억만으로 과거와 결합된 어리석은 의사결정을 하는 실수를 한다. 경험이 없는 자들은 ‘한번 해 본다’는 생각으로 간섭받기를 싫어한다. 그래서 어리석은 의사결정을 한다.
패션 대기업들이 새롭고 매력적인 시도를 만들어 내지 못하고 또 반드시 지켜내야 할 중요한 사업을 유지하지 못하는 것은 풍부한 자원에도 불구하고 기업 내부의 의사결정 시스템과 사람의 문제가 아닐까. 반면 중소기업들은 자원의 부족으로 결핍된 의사결정의 한계에 노출되어 있을 때가 많다.
필자는 ‘벨라시타’라는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일본의 경험 많은 시니어 컨설턴트의 의견을 들어볼 기회가 있었다. 60~70대 나이에도 사업을 보는 통찰력이 아주 훌륭했다. 다양한 소비 사이클을 경험하였고 상대적으로 우리나라보다 다양한 상품에 대한 지식을 가지고 있어 고수의 한 마디와도 같은 감동적인 의견을 주는 경우가 많았다.
일본에서는 60대 이상의 세대를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 ‘츠타야’ 서점을 통해 새로운 시도를 많이 보여주고 있는 CCC의 마스다 무네아키 사장은 ‘프리미어 세대’라는 표현을 사용하는 데 성공한 50~60대가 매우 중요하다는 것이며 어찌할 바 모르는 30~40대들이 ‘프리미어 세대’의 생각과 라이프스타일을 동경한다는 것이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TV프로그램에서 다음 세대들을 위해 좋은 이야기를 전하는 50대가 많아지고 있는데 ‘프리미어 세대’의 중요성이 부각되는 시그널이 아닐까.
신진 디자이너와 패션 스타트업들은 비즈니스 프로세스에서 일부에만 집중 가능한 작은 규모인 경우가 많다. ‘아웃소싱’도 많아지고는 있지만 그보다는 더 대등하고 병렬적인 ‘콜라보레이션’이 활성화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메디치 가문의 수많은 예술가 후원, 레이 가와쿠보가 이끈 후배 디자이너들 등의 사례와 같이 젊은 세대들의 크리에이티브를 사업적으로 도와 세일즈와 마케팅을 키워내는 시니어 세대들의 노력이 필요한 때이다. 그렇다면 국내 패션섬유산업 시니어들도 존경받는 ‘프리미어 세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요진개발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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