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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창 - 박해영 기자
2세 경영의 자질 논란, 패션 기업은 괜찮은 가요?

발행 2018년 04월 26일

박해영기자 , envy007@apparelnews.co.kr

기자의 창 - 박해영 기자

 

2세 경영의 자질 논란, 패션 기업은 괜찮은 가요?

 

대한항공 두 딸의 본데없는 갑질을 바라보는 패션 업계 종사자 중 상당수가 ‘남의 일’ 같지 않았을 것이다. 재벌기업이니 언론과 대중의 뭇매라도 맞을 정도가 된 거지, 사실 패션 기업은 규모도 작아 이런 이슈에 있어 사각 지대에 놓여 있다.


한 업체 관계자는 미디어가 공익 차원에서 익명성을 보장하면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소셜미디어 창구를 만들어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패션 업계 역시 조현민 사태처럼 아직 터지지 않은 시한폭탄을 안고 있다는 얘기였다. 


국내 패션 기업사도 100년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50년 이상 장수 기업도 10여개로 3세 경영이 시작됐고, 드러나지 않게 2세 경영에 들어간 곳들을 더하면 중대형사 90% 가까이가 사실상 경영 승계 상태다.


본지가 주요 패션 기업 40개사 패션 창업주 2~3세 임원과 대표이사를 조사한 결과 30대 중후반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입사 후 대표이사에 오르는 기간이 짧게는 7년, 길게는 23년이 걸렸다. 이들 중 80%가 경영, 금융, 무역, 패션, 디자인 등을 전공했으며 해외 유학파도 많아 일찍이 글로벌 패션 경영인으로 자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상의 스펙에 20~30대에 높은 자리까지 오르는 게 패션 경영 승계의 현 추세다.


하지만 재벌기업 사례와 달리 패션 기업은 더욱더 후견인 검증이 철저해야 한다. 재벌기업은 지분율이 한자리 수지만 패션기업은 50% 이상이 대부분으로 그만큼 오너리스크가 크고, 피해가 커진다. 존립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의미다.


패션 업계는 중견, 중소기업 비중이 높아 체계적인 경영 승계가 더욱 절실하다. 이왕이면 건강한 경영 승계를 요청해 본다. 이 때문인지 일부 창업주들은 2세들에게 더욱 엄격하게 교육한다. 일종의 리스크 관리를 일찍이 시작한 셈이다. 


창업주는 2세~3세가 경영 능력을 배우고 인격 소양까지 갖추기 전까지 경영 핵심 지위에 올려서는 안 된다. 그들의 경영 능력도 시험대에 올려야 한다. 실력을 인정받는 건 곧 직원들로부터 리더십을 자연스레 확보하는 일이기도 하다.


실력 있는 전문 경영인과 함께 경영 훈련을 받게 하거나, 판매부터 재무 등을 두루 거치게 하면서 경력 관리를 하게 하는 경우도 있다. 탠디, 휠라, DFD 등 패션 기업들이 이런 방식으로 경영자 훈련을 했다. 자칫하면 독재로 빠질 수 있기 때문에 사내에 최소한의 견제 조직을 마련하는 것도 필요하다.


최근 과감하게 결단을 내리는 기업의 모습도 보이고 있다. 2~3세를 내세운 기업도 있지만 반대로 후계자를 사내에 두고도 각자대표, 공동대표, 심지어 전문경영인을 세운 경우도 늘었다. 현 정부의 강도 높은 감시 때문일 수도 있고 단순히 기간을 조금 늦추는 정도이지만 예전에 비하면 상당히 고무적인 변화다.


후계자 깜냥이 아니라면 주식을 더 챙겨 줘 최대 주주로 명분만 유지하면 된다.


기업의 영속성이 더 중차대한 문제다. 수많은 누군가의 소중한 일자리가 될 수 있는 회사가 사라지는 것 보단 낫다. 그동안 유명 패션 전문 기업들이 경영 승계에 실패하고 회사를 매각하는 경우도 많았다. 소유와 경영 분리라는 특단의 카드도 후계자의 자질과 역량이 부족하다면 과감히 꺼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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