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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마당 - 박일왕 에스비텍스 대표
스타 마케팅, 그 식상함에 대하여

발행 2018년 12월 13일

어패럴뉴스 , appnews@apparelnews.co.kr

월요마당 - 박일왕 에스비텍스 대표


스타 마케팅, 그 식상함에 대하여

 

 

2000년 10월, 프로스펙스는 96년 은퇴 후, 6집으로 컴백하는 서태지와 모델계약을 맺었다. 모델료는 당시까지 전례가 없던 1년 15억원. 이 기록은 서태지 자신에 의해, 2003년 KTF 광고료(1년 32억원)로 깨지게 된다.


2000년 서태지 이전까지 스포츠 브랜드 광고는 주로 자사 제품의 우수성, 또는 애국심을 앞세웠다. 국가대표나 스포츠팀 후원이 주류를 이뤘다.


하지만 2000년 이후 업계는 당시 가장 핫한 연예인들을 앞 다투어 모델로 고용했고, 유명 브랜드일수록 고가 연예인을 고용하는 것이 일반화되었다.


아웃도어의 경우 2004년 주5일 근무제 도입과 함께 폭발적인 신장세가 시작됐다. 그 후 2006~2007년까지는 해외 등반원정팀 후원을 통한 자사 상품의 앞선 기술력을 광고했다. 하지만 2008년 이후 정상급 영화배우 및 가수 등 연예인과 모델계약을 하기 시작한다.


이러한 경향은 후발주자로 나선 스포츠 아웃도어 업체에도 유명연예인=정상급 브랜드라는 인식을 심어주었고, 매출 300~500억 내외 브랜드들이 유명 연예인에 1년 5~7억 정도의 모델료를 지급하는 관행이 만들어지게 된다. 


문제는 이런 경향이 지속되면서 한 명의 스타모델이 해를 바꿔, 다수의 스포츠 및 아웃도어 브랜드의 모델로 활약하는 경우가 빈번하게 발생했다. 또 모델이 계약 기간 내내 전혀 활동을 하지 않아, 브랜드 입장에서는 비싼 모델료만 지급하는 경우도 빈번했다.


2013년 브랜드가치 조사기관인 Kantar Millward Brown은 전 세계에서 한국(47%)과 일본(56%)이 유독 유명인을 광고 모델로 기용하는 경향이 강하며, 미국은 9%, 영국은 10%에 그친다고 발표했다. 이 보고서에서 주목해야 할 점은, 일본에 대해 브랜딩 스코어가 약간 낮다고 평가했다는 점이다. 유명 연예인들이 너무 많은 광고에 출연하다 보니 고객들이 이를 더 이상 새롭게 느끼거나 신뢰하지 않는다는 내용이었다. 한 마디로 유명인이 출연하지 않는 광고에 비해 설득력이 그렇게 높지 않다고 평가된 것이다.


결과적으로 일본의 경우 브랜딩 스코어가 약간 낮기 때문에, 유명연예인을 광고 모델로 많이 활용한다는 분석이었다. 그렇다면 우리의 브랜딩 스코어는 어떨까. 모르긴 몰라도 일본보다 높을 리 없어 보인다. 


해외 스포츠 아웃도어의 경우 유명 가수나 영화배우를 기용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나이키나 아디다스는 ‘Top Down’ 방식의 일환으로 유명 스포츠 스타의 이미지와 도전정신을 일반인들에게 전달, 브랜드의 우수성을 알린다.  


반대로 ‘Bottom Up’ 방식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인정받고, 브랜딩에 성공한 이후 유명 스포츠 선수를 채택하는 브랜드들도 당연히 존재한다. 다만 국내와 같이 획일적으로 가수나 영화배우와 모델계약을 하는 경우는 흔치 않은 일이다.


요즘 브라운관을 장악한 스포츠, 아웃도어 브랜드의 TV광고에는 소위 요즘 핫하다는 가수와 영화배우들이 가득하다. 이들을 통해 인지도를 높이고, 단기간 좋은 성과를 거두고자 하는 고육지책은 이해하나, 다른 의미로는 브랜딩이 약하다는 반증이 아닐까 싶다.


한 명의 연예인이 A아웃도어, B스포츠, C캐주얼에 출연하는 식의 환경에서 과연 소비자는 어떤 기억을 갖게 될까. 그 유명하다는 연예인은 과연 자신이 모델인 브랜드의 제품을 한번이나 제대로 써 봤을까. 공항 패션은 브랜딩에 정말 도움이 되는 걸까.


마케팅이 우선이냐 브랜딩이 우선이냐는 여전한 논쟁거리다. 다만 브랜딩은 전략이고 마케팅은 전술이라는 말에 이의를 다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마케팅은 어디까지나 브랜딩의 한 과정이다. 브랜딩 전략의 큰 줄기 아래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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