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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마당 - 박일왕 에스비텍스 대표
한돈·한우는 있는데 왜 한섬(韓纖)은 없나

발행 2019년 05월 16일

어패럴뉴스 , appnews@apparelnews.co.kr

 

월요마당 - 박일왕 에스비텍스 대표


한돈·한우는 있는데 왜 한섬(韓纖)은 없나

 

 

2019년 3월 4일, 한국 나일론 산업의 역사인 코오롱패션머티리얼이 원사 사업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2014년부터 시작된 원사사업부문의 누적 적자가 900억에 이른다는 후문이다. 이에 따라 63년 8월 경북 구미에 세워진 국내 최초의 화학섬유공장은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되었다. 우리는 마트나 시장에서 고기를 고를 때, 한국산이라는 말에 그만한 가치를 지불한다. 수입고기에 비해서 30~50%, 어떤 것은 100% 이상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는 한우, 한돈이라는 가치를 그 만큼 인정하고 있는 것이다.


재미있는 것은, 한우, 한돈의 브랜드 선호도에는 큰 차이가 없는 반면, 국내산과 수입산이라는 차이에서는 상당한 선호도의 차이를 보인다는 것이다. 안심한우, 안심한돈이라고 하는 브랜드는 소비자에게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국내 섬유 시장에서 섬유의 마케팅방식은 상당히 후진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만들어진 제품의 소재가 국내산인지 수입산인지 알 길이 모호하며, 원단을 구성하고 있는 원사가 국내산인지 수입산인지 소비자는 알 방법이 없는 것도 사실이다.


또 섬유산지 및 각 섬유기업, 또는 최종 소비자에게 이르는 과정에서 섬유에 대한 브랜딩은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소비자의 선택에 있어 판가름할 도구조차 없는 것이다.


반대로 해외 소재를 사용한 경우에는 소재업체가 제공한 택(Tag)을 사용해 소재의 브랜드를 최종 고객에게 어필하는 경우가 많고, 소재를 채택한 패션기업이 자사의 택을 활용해  적극적으로 유명 소재를 사용했다고 홍보하는 경우가 많다. 국산보다는 수입산이 더 좋다고 홍보하는 현실이 안타깝다.


이러한 현실처럼 국내원사, 국내소재, 국내봉제에 대한 구분이 명확하지 않고, 해외소재와의 차별화가 이루어지지 않은 섬유시장은, 중국이나 동남아 소재와 차별화는 차치하고라도, 구분조차 쉽지 않는 상황이다. 가격만이 유일한 경쟁력이 되어 가고 있는 국내패션시장의 현실을 감안하면, 그 경쟁력은 떨어져 갈 것이 자명하다.


가까운 일본의 경우, 제이퀄리티(J-QUALITY) 사업이라는 것을 2015년부터 실시하고 있는데, 이는 일본패션산업협의회를 주체로 하는 일본산 어패럴 제품의 표시제도이다. 일본 내에서, 제편직, 염색가공, 봉제의 세 가지 공정을 행하는 상품을 대상으로, 신청에 근거하여 심사를 실시, 승인된 제품에 대해서는 제이퀄리티 표시를 제품에 붙일 수 있다. 이는 의류품의 생산 공정 모두를 국내 제조기반에서 생산했다고 하는 신뢰도를 소비자에게 전달하고, 일본제품의 우수성을 알리며, 나아가 섬유제품 생산의 서플라이체인을 연계, 새로운 비즈니스 체계 구축을 도모한다.


2015년 12개 업체, 172품번에서 시작해 2016년 봄여름 제품만으로 19개 업체 251품번에 이르며, 나날이 수요가 확대되고 있다.


국내의 경우, 일본과 같은 제이퀄리티 사업을 행하기 이전에, 먼저 다음과 같은 시책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우선 국내산과 수입산 원자재를 명확히 구분할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해야 하고, 섬유산지, 또는 섬유기업의 ‘제조자 중심의 기능성 택(Tag)’, 또는 ‘산지 택(Tag)’을 제공하여, 소비자가 국내산인지, 또는 섬유특산지의 기술 및 스토리를 이해하는데 도움을 주어야 한다.


또 국내산소재, 국내산 제품에 대한 인증 사업을 적극적으로 실시해 소비자에게 그 신뢰도를 확보해야 한다.


가까운 시일에 한국섬유 또는 한국산 의류품 이라는 단어 자체가 브랜드가 되고, 그 품질에 대한 믿음이 소비자에게 전달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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