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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패션 ‘2008 금융 위기 VS 2020 코로나 위기’

발행 2020년 03월 25일

장병창 객원기자 , appnews@apparelnews.co.kr

 

 

세계 명품 시장 5년 이상 후진 우려

2008 금융 위기 당시 빠른 회복 반전

 

[어패럴뉴스 장병창 객원기자] 많은 사람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를 지난 2008년의 세계 금융 위기 때와 견주어 말한다. 코로나 사태가 유럽과 미국 등 세계로 확산되면서 상황이 금융 위기 때 보다 더욱 심각하다고 입을 모은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의 확산이 계속 진행되고 있고 언제쯤 종식될지 모르는 상황이어서 그 파급 영향을 금융 위기 때와 비교해 저울질하는 것은 무리다. 인간의 생명을 위협하는 것으로 시작해 국경과 사업장 폐쇄 등 모든 사회적 공간이 단절되는 상황은 원천적으로 금융 위기 때와 다르다.

 

하지만 그 당시 상황이 참고는 될 수 있을 것이다. 최근 코로나 사태에 대해 미국 투자 관리 회사 번스타인은 ‘2008년 금위 위기가 금융이라는 경제의 심장부를 겨눴다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는 신체 전부를 겨냥하고 있다’고 표현했다.

 

베인 앤 컴퍼니에 따르면 글로벌 금융 위기를 맞았던 2008-9년 세계 명품 패션 성장률은 첫해에 -3.0%, 이듬해에는 -7%로 낙폭이 커졌다. 2006년 성장률 9.0%와 2007년 6.5%, 그전 3년간 매년 10%이상의 두 자리 성장을 이어왔던 것과 비교하면 충격의 정도를 어림할 수 있다.

 

LVMH그룹은 2008년 하반기에 접어들며 매출 증가율이 절반으로 떨어진 제로 성장 속에 샴페인은 -6%를 기록했다. 당시 PPR로 불리던 케어링 그룹은 -6.5%, 스위스 리치몬트그룹의 까르띠에 등은 수개월간 조업을 단축했고 영국 버버리와 미국 삭스 등은 대량 감원의 아픔을 겪어야 했다. 스페인 패스트 패션 자라의 인디텍스도 매년 5% 이상의 성장을 계속하다 금융 위기 2년간은 제로 성장의 쓴맛을 봤다.

 

하지만 럭셔리 패션 시장은 다른 업종들에 비해 가장 빠르게 다시 10%대의 성장 궤도로 복귀할 수 있었다. 중국, 브라질, 러시아 3개국이 새로운 럭셔리 패션 시장으로 부상하면서 활력의 돌파구가 됐던 것이다.

 

금융 위기를 계기로 ‘명품 패션은 경기 침체에 면역력이 있다’는 얘기가 한풀 들어갔지만 대신 ‘위기에서 탈출하는 복원력이 빠르다’는 평가가 붙기 시작했다.

 

금융 위기를 기점으로 중국이 글로벌 명품 패션 시장의 큰 손으로 부상한 것과 함께 당시 미국에 이어 세계 2위의 명품 시장으로 꼽혔던 일본이 뒷전으로 밀리게 됐다는 점도 특기할만하다.

 

일본 명품 패션 시장은 2008년 -2%, 2009년 -7%로 곤두박질치며 정상권에서 물러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가 진정되고 시간이 흐르면 세계 패션 시장 판도가 또 한번 바뀔 가능성을 암시하는 대목으로도 해석된다.

 

지금은 LVMH나 샤넬의 각각 30여개가 넘는 공장 가동이 중단됐고 미국의 수많은 백화점 체인과 쇼핑몰이 문을 닫는 등 사람과 사람과의 만남 자체가 통제되는 상황이 언제까지 갈지, 이로 인한 경제적 손실이 얼마나 될지는 어느 누구도 어림할 수 없어 보인다.

 

케어링 그룹의 경우 구찌를 비롯해 대부분 공장이 이탈리아에 위치해 피해가 유별날 것으로 점쳐지고, 자라의 인디텍스나 H&M등 패스트 패션도 유럽 판매 비중이 절반 이상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글로벌 의류 시장 판도 변화가 예상된다는 전망도 있다.

 

도쿄 올림픽이 예정대로 열리지 못하고 주요 스포츠 이벤트들이 상단 기간 중단 된다면 나이키나 아디다스 등에 미칠 영향도 막대할 것으로 관측된다.

 

미국 보스턴 컨설팅그룹은 이탈리아 명품 제조업체들의 모임인 알타감마 의뢰로 실시한 설문 조사를 통해 코로나 발생으로 인한 명품 시장의 판매 감소를 당초 10-15%, 300-400억 유로(330억-440억 달러)로 예상했다가 20-25% 늘어난 700-870억 유로로 두 배 이상 늘렸다. 중국만을 대상으로 삼았던 코로나가 유럽, 미국 등으로 확산되는데 따른 추정치다.

 

보스턴 컨설팅은 300-400억 유로의 매출 감소는, 글로벌 명품 시장 규모가 2015년으로 5년 이상 뒷걸음치는 것이라고 했다.

 

그나마 코로나 사태가 빨리 진정된다면 중국 시장이 유일한 기회다. 금융 위기 때와 같이 또 한 번 중국의 구원 투수 역할을 기대해 보는 수 밖에 없어 보인다.

 

이와 함께 2008년 금융 위기를 체험한 패션 산업의 회복력이 빠르다는 강점은 코로나바이러스와의 전쟁에서도 유효할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 위기 이후 미니멀리즘, 스트리트 웨어의 강세 등 패션 트렌드에 변화가 생긴 것도 주목된다. 패션 디지털화의 가속화도 예상 가능한 큰 변화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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