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창] 기업 회생 절차 순기능 회복이 필요하다

발행 2021년 03월 19일

박해영기자 , envy007@apparelnews.co.kr

 

박해영 기자

 

 

[어패럴뉴스 박해영 기자] 얼마 전 캐주얼 업체 더휴컴퍼니가 두 번째 회생절차에 들어갔다. 이 회사는 2017년 80%의 채무를 탕감하고, 남은 20%의 부채를 10년 간 상환키로 하고 회생절차를 졸업했었다. 


하지만 최근 채권단에 의해 물류 창고와 재고자산이 압류되고, 임가공 업체에 납품비를 지급하지 못해 다시 한번 회생 법원에 손을 내밀게 됐다. 


지난해 기업 회생에 들어간 패션 관련 업체는 40여 개에 달한다. 법원은 이들의 마이너스 성장에도 불구하고 짧게는 4개월, 길게는 10개월 만에 조기 졸업시켰다. 코로나 기간 더 많은 기업들이 위태로워졌고, 회생 절차를 준비한다는 소식이 속속 들려 온다. 생산에 차질을 빚거나 어쩔 수 없이 매장을 줄이는 등 한계에 다다른 기업이 상당수에 이른다. 


업계, 심지어 회생 기업에 소속된 구성원들조차 기업 회생과 졸업까지 기간이 너무 단축된 데 대해 우려가 많다. 코로나가 장기화되고, 오프라인 유통의 정상화에 상당한 시일이 걸리는 만큼 종결 시기를 늦추는 게 현명하다는 의견이 많다. 

 

물론 좀비기업, 고의적 회생 기업 등 옥석 가리기가 선행돼야 한다. 더불어 오너의 경영난 극복 의지를 제대로 평가하고 판단해야 한다. 


현행의 기업 회생 절차는 외환위기 시절 생겨난 법정 관리 제도를 개선한 제도다. 기존 법원이 외부의 경영자를 선임하던 방식과 달리, 현행 제도는 기존 경영자를 법정 관리인으로 세우고, 졸업 이후에도 이를 유지토록 하고 있다. 


그 부작용으로, 이를 악용해 채무 탕감을 시도하는 등 비윤리적인 경영 행태가 크게 늘었다. 패션 기업의 회생 신청이 예년에 비해 늘어난 점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기업을 취재하는 기자 생활을 하며 갖게 된 개인적인 사견이지만, 경영자의 무능은 그 자체로 ‘범죄’에 가까운 것 같다. 너무 냉정하게 들릴 수도 있는 이야기지만, 한 기업에 소속된 직원들과 그 가족, 그 기업과 연결된 협력사들과 그 가족을 생각하면, 무능한 사람이 쉽게 경영자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여겨진다.

 

반대로 경영을 잘 한다면 굳이 기부 등을 하지 않아도, 고용을 통해 사회에 충분히 기여를 하고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현재의 기업 회생 절차는 소속된 직원, 협력사들에게 일방적으로 잔인한 제도다. 경영자는 지위를 유지하고, 각종 부채를 탕감받거나 유예받는다. 직원이나 협력사들은 터무니없이 삭감된 급여와 대금을 수용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영세한 협력사들은 줄도산을 맞기도 한다. 그러니 범죄가 아니고 무엇이란 말인가.

 

기업 회생 절차는 재정적 파탄에 직면한 기업에게 기회를 주기 위해 만들어진 제도다. 한 기업에 연결된 여러 이해관계자들을 고려할 때, 쉽게 기업을 청산시키기 보다, 구제를 통해 지속하도록 지원하기 위한 제도다. 


그렇다면 법원의 관리, 감독이 제대로 이루어져야 한다. 기업의 기초 체력과 경영자의 의지나 능력을 제대로 점검한 후 기업 회생을 종결시켜야 한다. 패션 분야 전문가 그룹을 태스크 포스팀으로 구성해 지원하는 방법도 추천한다. 그래야 비로소 건강한 패션 생태계 조성이 가능해진다. 

 



< 저작권자 ⓒ 어패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지면 뉴스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