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창식] 다름을 인정하는 브랜드가 팬슈머를 만든다

발행 2021년 04월 05일

어패럴뉴스기자 , webmaster@apparelnews.co.kr

출처=tvN 유튜브 (2020 송년의 밤★ Good-bye 신서유기,,,☆#신서유기8​ | tvnbros8 EP.11 | tvN 201218 방송)

 

 

신학기가 되어 개강을 하고 학생들과 첫 수업 시간에 하는 일 중 하나는 단톡방을 만드는 것이다. 빠르고 원활한 의사소통을 위한 방법이기도 하지만 MZ세대들의 소통방식을 배울 수 있는 훌륭한 마케팅 학습장이기도 하다. 


한번은 학생들이 쓰는 단어 중 700 이란 뜻을 몰라 인터넷 검색을 하고 나서야 ‘귀여워’라는 의미를 가진 그들만의 언어라는 것을 알았고, ‘머선129’가 ‘무슨 일이냐’라는 뜻으로 쓰인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이러한 이들의 문화를 비판하는 기성세대들이 있다. 고유한 한글문화를 헤친다는 안타까움도 있을 것이고, 알아듣지 못하는 저들만의 언어가 못마땅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들이 새롭게 만들어가는 문화를 틀렸다라고 단정 짓기보다 다름을 인정해줄 때 더 진화된 세상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2020년 미래학자들은 가장 경쟁력 있는 국가 중 하나로 예외 없이 대한민국을 언급한다. 이는 어느 나라보다 변화에 민감하고 새로운 문화를 받아들임에 있어 스스럼없으며 이를 재해석, 재창조해내는 20, 30세대들의 능력을 높게 평가했다는 분석이 있다. 단군 이래 가장 똑똑하다는 평가를 받는 세대가 이 MZ세대인 것이다. 


이들이 대한민국 인구의 44%를 차지하는 소비 권력의 주체가 되었다. 교정에서 만나는 그들은 솔직하다. 재미를 느끼면 몰입하고 재미없으면 굳이 예의를 차리려 불필요한 시간을 죽이지 않는다. 자신의 욕망에 투명하고 가치 소비를 지향하지만 가치 있어 보이는 소비 또한 그 이상으로 중요하게 생각한다. 미래도 중요하지만 미래를 위해 지금 순간을 마냥 희생하는 것을 지양한다. 그들은 연결을 원하지만 구속받기는 더 싫어하는 세대이다. 이들을 일컬어 마케터들은 역사상 가장 까다로운 소비자들이라고 말한다. 이러한 세대에게 기존의 방식으로 브랜드 충성도를 높이고자 한다면 큰 어려움에 봉착하리라는 것은 불 보듯 뻔하다. 


광고를 제작할 때 광고주를 설득하기 어려운 부분 중 하나가 이들이 자사 제품의 특장점을 알리기에 너무 몰입한다는 것이다. 광고주 입장에서는 자신들이 고생 끝에 만든 자식 같은 제품의 잘난 점을 알리고 싶겠지만 재미없으면 쳐다보지도 않는 요즘 세대들에게는 은하계 넘어 딴 세상 이야기로 밖에 들리지 않는다. 

 

출처=유튜브 HOZZAA2 채널 (LG 빡치게 하는 노래(불토에 일 시킨 대가다))

 

 

유튜브 조회수 450만 뷰를 넘은 ‘LG 빡치게 하는 노래(불토에 일 시킨 대가다)’ 라는 제목의 광고에서 제품 이야기는 뒷전이다. 광고주를 욕하게 된 스토리에 폭발적인 반응을 불러일으키며 수많은 댓글러와 구독자를 생산해냈다. 


아모레 퍼시픽은 ‘뷰티포인트’라는 유튜브 채널에서 전통적인 광고의 개념을 깨고 ASMR과 화장품 부수기를 결합한 영상을 통해 수많은 팬슈머(Fan￾sumer)를 양산해 냈다. 이렇듯 MZ세대들은 본인들이 직접 참여하기를 즐겨하며 리뷰와 공유를 통해 투명한 브랜드 정체성을 스스로 만들어가기를 좋아한다. 한 브랜드에 집착하던 기존 세대와 달리 이것저것 사용하다 입덕하며 다 만들어져 나온 제품보다는 자신들이 직접 참여하여 만든 브랜드에 환호하는 모디슈머(Modisumer)가 되고, 이 체험을 바탕으로 팬슈머로 진화한다. 


<덕테이프 마케팅>의 저자 존 잔스는 ‘제품을 사거나 서비스를 받음으로써 고객들은 어떤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는 것인가? 여러분은 서비스와 제품을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의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판매하는 것이다.’라고 말한다. 고정관념에 사로잡힌 기성 브랜드에게 MZ세대가 묻고 있다. ‘그게 머선129’.

 

 

장창식 대구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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