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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미애] 시간의 힘을 거스르는 브랜드의 변신

발행 2021년 06월 14일

어패럴뉴스기자 , appnews@apparelnews.co.kr

곰표 밀맥주

 

직원들과 점심을 먹으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제주도에서 한 달 살기 중인 동생이 ‘곰표 밀맥주’ 사진을 보내 주었다고 말하자, ‘곰표 밀맥주’ 구입 경험담이 쏟아져 나왔다. 


몇 년 전의 허니버터칩 품귀 현상까지는 아니지만 CU편의점에서 판매하는 ‘곰표 밀맥주’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라는 얘기들도 들린다. 술을 할 줄 모르는 내 입장에서는 정말 신세계와 같은 이야기인데, 내가 알고 있는 그 ‘곰표’가 맞는가 하는 의문이 생겼다. 


‘곰표’는 1952년 창업한 대한제분의 대표 브랜드명이다. 그래서 내 기억에는 밀가루 제품이 제일 먼저 떠오른다. 

아마도 대한제분은 70년 전통의 브랜드를 MZ세대에까지 이어지도록 하는 방법을 고민했을 것 같다. 하지만 밀가루를 만들고 있는 업체가 브랜드 포지셔닝을 바꾼다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런데 이 회사는 아주 영리하게도, 다양한 분야와의 협업을 통해 ‘곰표’의 통일된 이미지로 ‘밀가루’라는 특징을 어필하고 있다. 2018년 온라인 패션몰 4XR의 ‘곰표 빅사이즈 티셔츠’, ‘곰표 패딩’을 시작으로 애경산업 ‘곰표 2080 치약’, 스와니코코의 ‘곰표 밀가루 쿠션’, 세븐브로이의 수제 맥주 ‘곰표 밀맥주’ 등 다양한 상품이 출시되고 있다. 


조금 다른 이야기지만 개그맨 유재석과 김신영 등으로부터 시작된 ‘부캐(부캐릭터)’ 열풍은 멀티 페르소나에 대한 생각으로 연결된다. ‘사람인’에서 직장인 약 1,200명을 대상으로 ‘직장인 부캐’에 관한 생각을 조사한 결과 73.5%가 부캐를 갖고 싶다고 응답했다. 부캐를 취미 생활에 활용하고 싶다는 응답이 59.6%로 가장 높았고, 투잡 또는 세컨드 잡으로 활용하고 싶다는 응답도 36.4%로 높게 나타났다.


부캐 열풍은 자신의 일상을 공유하고자 하는 욕구와 자신 안의 여러 모습이나 능력을 실현하고 돈도 벌고 싶은 MZ세대의 실용주의적 성향과 맞아 떨어진다. 이러한 부캐는 이제 가상의 세계에서 현실로 진출하고 있다. 

 

출처 = 이창호의 부캐 '이호창 본부장' 인스타그램

 

개그맨 이창호의 부캐에서 출발한 ‘김갑생 할머니 김’이 11번가에 실제 상품으로 출시되었고, 온라인의 인기 레시피를 활용한 오뚜기의 ‘진진짜라(진짬뽕+진짜장)’도 출시되었다. 코로나 이후 소비자들은 그 어느 때보다 온라인에서의 소통이 늘었고, 그에 따른 세상에 없던 제품, 소비자가 원하는 제품, 맞춤형 제품이 만들어지는 ‘가상 마케팅’이 등장하고 있다.


패션산업에서도 부캐를 통한 이미지 변신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참이슬 백팩’, ‘새우깡 잠옷’, ‘메로나 운동화’ 등 레트로 열풍과 함께 펀슈머 마케팅으로 활용되기도 하지만, 어패럴 분야에 없었던 인지도 높은 브랜드 활용도 눈에 띈다.


하이라이트브랜즈의 경우 ‘코닥’, ‘폴라로이드’, ‘디아도로’ 등을 새롭게 런칭하여 좋은 성과를 올리고 있고, 바바패션은 올 하반기 ‘빌보드’를 런칭한다. 배럴즈는 ‘리(LEE)’ 브랜드를 라이프스타일 캐주얼로 런칭하고, 추억의 데님 ‘101 라인’도 다시 만날 수 있다고 한다.


아웃도어 캠핑 확산과 함께 ‘네파’는 와디즈에서 ‘심플한 서울우유 상자 속 특별한 네파 캠핑 식기 세트’ 펀딩을 진행하고 있다. 


브랜드는 시간과 함께 숙성된다. 하지만 지금의 시대는 변화하는 속도가 참으로 빠르다. 이런 때에 오래된 브랜드의 추억 소환은 새로운 것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MZ세대에게 ‘새롭지만 잊혀진 것’의 재발견이라는 이야깃거리를 제공한다. ‘라떼는 말이야’를 외치는 기성세대의 호응은 덤이다. 

 

 

유미애 세원아토스 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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