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미애] 시대가 바꾸어 놓은 ‘나이’의 의미

발행 2021년 08월 04일

박해영기자 , envy007@apparelnews.co.kr

출처=유퀴즈 제51화 밀라논나 출연 캡처

 

한국무역협회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2025년 중국 노년 인구가 3억 명을 넘길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65세 이상 인구는 1억9064만 명으로 중국 전체 인구의 13.5%였다.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2021년 6월 현재, 65세 이상 인구가 865만 명으로 전체 인구의 16.7%다. UN은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 인구의 7% 이상이면 고령화 사회, 14% 이상이면 고령사회, 20% 이상이면 초고령 사회라고 정의하고 있다. 이 기준에 따르면, 우리는 고령사회에 진입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것은 우리나라 전체 평균의 경우이고, 부산의 경우 2021년 9월이면 65세 이상 인구 비율이 20%를 넘어 초고령 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렇게 빠르게 고령화되고 있는 사회에서 정작 5060세대 또는 6070세대는 본인들이 노인이라고 생각하고 있을까.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현재의 60대는 자신의 나이보다 적게는 6살, 많게는 10년 이상 젊게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노년층은 이전 세대보다 육체적으로 건강할 뿐만 아니라 격변하는 현대사회를 온몸으로 경험한 노련함과 여유로움으로 자신의 노년을 즐기고자 하는 ‘젊은 어른’이 되어가고 있다. 이런 현상은 글로벌 패션업체에서부터 트렌드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2015년 당시 80세의 존 디디오(미국 소설가)를 모델로 채택한 셀린느에 이어 스페인의 SPA 망고는 2017년 시니어 모델 린 슬레이터(당시 63세)를 메인 모델로 내세우기도 했다.

 

‘박막례 간장 국수’ 밀키트, 프리즘웍스 모델 김칠두

 

우리나라에서는 2017년 ‘이대로 죽을 순 없다’를 외치며 실버 인플루언서의 포문을 연 박막례(72) 님의 인기가 식을 줄을 모르고 있다. 그녀의 이름을 딴 ‘박막례시피’ 책과 함께 ‘박막례 간장 국수’ 밀키트는 출시 1분 만에 2만 개가 완판되었다. 젊고 유명한 배우들의 전유물이였던 맥주 광고에 등장한 김칠두(65세) 님은 자연스럽게 나이 든 모습과 그 속의 강인한 힘을 표현하며 모델로 맹활약 중이다. 이탈리아 밀라노의 ‘밀라’와 할머니라는 뜻의 ‘논나’를 합친 ‘밀라논나’로 활동 중인 유튜버 장명숙(69세) 님은 일제 강점기 친정아버지 와이셔츠부터 최신 ‘자라’ 신상까지 넘나드는 패션 감각과 연륜으로 MZ세대의 롤 모델이 되고 있다.

 

4050을 대표하는 패션 유튜버로, 36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옆집언니 최실장’의 최승희 님은 다양한 업체와의 협업을 통해 40~50대를 위한 스타일을 코디해준다. 그는 ‘패션은 돈으로 살 수 있지만 스타일은 돈으로 살 수 없다’고 말한다.

 

젊어서는 가족을 위해 아끼고, 중장년이 되어서야 비로소 자신의 삶을 표현하고자 하는 욕구는 그 어느 세대 못잖게 활기차다. 이들은 2030세대의 전유물처럼 여겨 온 인터넷 쇼핑의 재미에도 푹 빠져 있다. 코로나 이후 온라인 활용이 늘어남에 따라 자연스럽게 4050세대를 대상으로 하는 여성 패션 플랫폼 런칭이 이어지고 있다. 선두주자인 ‘모라니크’, ‘푸미’, ‘퀸잇’의 매출 성장세가 커지면서 지그재그, 카카오스토어 등이 하반기 오픈을 준비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이들이 넘어야 할 디지털 장벽은 높고도 험하다. AI를 앞장세워 출시되는 많은 가전제품은 2030세대를 중심으로 발전하고 있으며 효도 선물로 사드린 로봇청소기는 자식 자랑 도구로 활용되기 일쑤다.

 

젊은 어른이 되는 첫걸음은 어쩌면 에이지 테크(AGE TECH)로부터 시작되어야 할 것 같다. 이제는 음료 한잔, 김밥 한 줄도 키오스크에서 주문해야 하니 풍요로운 노년은 내 주변의 디지털화에 뒤처지지 않는 것부터인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꿈이 생긴 젊은 어른들은 소리 높여 이야기한다. 100세 시대를 넘어 120세 시대를 바라보는 지금, 우리는 이제 청춘이라고.

 

 

유미애 세원아토스 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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