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 기고] 패션이 ‘위드 코로나 시대’를 극복하는 방법

발행 2021년 01월 0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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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승기 메트로시티 전무
정승기 메트로시티 전무

 

 

영국 패션 전문지 BoF와 매킨지앤컴퍼니는 ‘2020년 패션산업 현황 연차 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패션 산업의 수익이 무려 90% 가까이 감소한 것으로 추정했다. 


또 코로나 상황이 2021년에도 지속돼, 2019년 대비 보합 또는 15% 감소한 수준으로 복구될 것으로 관측했다. 수치에서 약간의 오차가 발생할 수는 있겠지만 내년에도 상황이 크게 달라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얘기인데, 보고서는 위기를 극복하고 살아남기 위해 점검해야 하는 3가지 사안을 제안하고 있다. 


첫째, 코로나와 함께 사는 지혜(Living with the virus)를 터득하기 위한 사고의 대전환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는 마스크나 백신 개발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변화한 라이프스타일에 대한 연구와 접근방식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일례로, 집에 있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파자마 룩이 유행하고, 가정에서 PT를 받는 이른바 ‘홈피티족’이 증가하며 요가복이 급성장했다. 실외 활동 증가로 골프웨어 판매가 늘고, 여성 골프웨어가 30% 이상 신장하기도 했다. 앞으로 이러한 소비 패턴의 변화가 어느 분야에서 일어나게 될지 예측하는 것이 매우 중요해졌다.


두번째, 상품에 대한 혁신(Product Innovation)이다. 한국의 아이돌그룹 BTS의 성공사례를 보면, 그 혁신 범위가 얼마나 무한한지 알 수 있다. BTS는 영어가 아닌 한국어로 부른 노래로 빌보드 Top10에 진입해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그리고 뒤이어 발표한 앨범의 2곡이 빌보드 싱글 차트에서 1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마침내 지난 11월 음악의 아카데미상으로 불리는 그래미 뮤직 어워드 후보로 선정됐다. 막강한 콘텐츠의 힘을 제대로 보여준 사례다. 


마지막으로, 보고서는 디지털 최적화(Digital Optimize)를 강조하고 있다. 2020년 10월 앱/리테일 분석 서비스인 와이즈앱&리테일이 배달 앱의 서비스 결제액을 조사한 결과 월 결제금액이 1조를 돌파한 것으로 조사됐다. 국내 60여 개 백화점 중 연간 매출이 1조를 넘기는 곳이 불과 5개가 안 되는 점을 감안하면 경이적인 수치이다. 


그렇다면 지금까지 살펴본 세 가지 변화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해야 할 과제는 무엇일까. 아무래도 제일 중요한 부분은 사람이 될 것이다.  


지난해 한 종편이 불러일으킨 트로트 열풍은 올해 공중파와 케이블 등을 넘나들며 트로트의 전국시대를 열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히트 상품을 만들어낸 PD는 2018년 해당 종편으로 건너와 1년이 채 안 된 시점에 프로그램을 제작, 시장 판도를 바꾸어 놓았다.   


그렇다고 무턱대고 인재 영입 내지 양성만 하면 될까. 회사나 브랜드에 대한 자부심이 갖추어졌는지 보아야 한다. 


2020년 프로야구 코리안시리즈를 제패한 NC의 일명 ‘집행검 세레머니’는 소속사의 브랜드 가치에 대한 선수들의 자부심을 드러냈다. NC는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이익 1조를 달성했다. 


세번째로 중요한 것은 똑똑한 상품이다. 우리는 시즌마다 많게는 수백 개 제품들을 만들어내지만, 그 숫자가 결코 히트 상품을 보장해 주지는 않는다. 머라이어 캐리(Mariah Carey)가 1994년 발표한 캐럴 송은 녹음 당시 15분밖에 걸리지 않았지만, 발매 후 26년 간 무려 1,200억 원을 벌어들였다. 1979년 영국 밴드 버글스는 ‘비디오 킬드 더 라디오 스타(Video killed the radio star)’라는 노래를 발표해 큰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말 그대로 TV가 출현하면서 라디오 스타가 살아남기 힘들게 됐다는 내용이었는데, 라디오는 오늘날에도 여전히 건재하다. 오히려 실시간 방송으로 디지털 환경에서 더욱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마찬가지이다. 의, 식, 주 없이 사람은 살 수 없다. 코로나로 인해 잠시 일상이 멈춘 것일뿐, 패션은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 다만 변화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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