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억] K패션, 과거를 떨치고 다른 미래를 준비하자
김동억의 마켓 인사이드

발행 2019년 08월 19일

종합취재 , appnews@apparelnews.co.kr

높아진 한국의 위상만큼이나 우리가 직접 개발하고 시행착오를 겪어내며 더 좋은 원부자재, 더 나은 브랜드를 만들 수 있다는 관점을 가져야 한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말이다.

 

전 세계 지퍼시장의 반을 차지하는 브랜드는 무엇일까. 대부분이 알듯이 YKK다. 최근 화두가 되고 있는 일본 브랜드이다.


시장이 난리다. 최근 가장 신장세가 좋은 조닝은 SPA와 스포츠. 이 두 조닝에서 일본 브랜드들의 역할은 매우 크다. 전 세계에서 가장 상징적인 브랜드들을 가지고 있고 스포츠에 대한 국민적인 참여와 역사가 오래 되어서이기도 하다.


우리나라의 프로 스포츠구단 뿐 아니라 국가대표팀들도 일본 브랜드의 후원을 오래 받아왔는데 후폭풍이 거세게 일고 있다.


구단과 팀들은 손해를 보더라도 계약을 파기해야 하는 것인지 고민 중이다. 여론이나 그룹의 이미지를 고려할 때 장기적으로 그것이 낫다는 판단이다.


비단 브랜드 뿐만이 아니다. 섬유/의류업계에서 쓰는 용어, 그리고 위에서 언급한 원부자재 등 매우 많은 것들이 일본에서 시작되어 한국에 전파되었다.


그 결과 사회 일반에서는 일본 말을 거의 쓰게 되지 않은데 비해 의류디자인실과 패턴실에서는 여전히 일본식 용어를 쓰고 있다. 이제 노력을 해야 할 시점이 왔다.


지퍼 등의 부자재부터 원단에 이르기까지, 그 중 특히 기능성 원부자재는 여전히 많은 일본산이 쓰이고 있다. 이제라도 노력한다면 국내에서도 대체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IT나 전자 쪽도 마찬가지이다. 일본 재료나 부품에 많이 의존했던 삼성전자도 이제 국산화 혹은 탈일본화에 대한 태스크포스 체제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의류업계도 자신감과 자존감을 가지고 이 위기를 기회삼아 변화할 수 있을까.


감정적 판단으로 일본 제품을 쓰지 않겠다는 목표는 오래 유지되기 어렵고 얻을 것도 없다.


다만 우리 내부의 저 밑바닥에 깔려 있는, 어쩌면 일본이 심어 놓았을 지도 모를 피해의식이나 패배주의는 이제 털어버릴 때가 되었다.


그리고 높아진 한국의 위상만큼이나 우리가 직접 개발하고 시행착오를 겪어내며 더 좋은 원부자재, 더 나은 브랜드를 만들 수 있다는 관점을 가져야 한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말이다.


방탄소년단으로 대표되는 K팝 뿐 아니라 뷰티와 가전 등의 한국 브랜드들이 세계 톱 자리를 넘보고 있다.

K뷰티의 파워는 K패션으로 넘어오고 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여전히 자신있게 규모나 위상으로 세계에 내놓을 만한, 오리지널리티가 살아 있는 지속가능한 브랜드가 잘 보이지 않는다.


이제 문은 열렸다. 누가 그 열매를 따먹을 것인가의 문제이다. 그 동안은 시장에 맞춰, 소비자에 맞춰 해외 브랜드를 카피하며 스스로 자족해 왔다. 빠르게 성장하고자 하다 보니 제조나 디자인보다는 ‘유통’을 중심으로 성장해 온 것이 국내 패션 산업이다.


하지만 국내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해외 명품이 열광하는 세계 정상 수준의 한국산 패션 소재도 적지 않다.


이제는 진정한 잠재력을 펼칠 때다. 그 동안 쌓아왔던 힘을 한 번에 잘 펼친다면 못해낼 것도 없다.


마침 오늘 아침 기쁜 소식이 들려왔다. 삼성물산패션부문이 ‘빈폴’의 런칭 30주년을 맞아 젊은 고객과 세계화를 겨냥한 변화를 시작한다고 한다. 로고와 콘셉트와 유통 등 새로운 로드맵이 공개됐다.


부디 한국을 대표할 백년 브랜드가 어서 나와 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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