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경] CFDK, 이익 단체로서의 제안 기능을 키우자
이재경 변호사의 '패션법 이야기'

발행 2020년 03월 1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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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경 변호사
이재경 변호사

 

어느 분야를 막론하고 해당 종사자들로 이루어진 이익단체는 자연발생적으로 구성된다. 소상공인연합회, 변호사협회, 가수협회 등등. 패션의 경우도 예외가 아니다.


우리나라 패션디자이너의 경우, 비교적 늦게 종사자들의 단체가 결성되었다. 2012년 한국패션디자이너연합회(이하, CFDK)가 초대 회장 이상봉 디자이너의 주도 하에 발족됐다. 국내 패션디자이너들의 대외적인 인지도나 산업적인 위상이 크게 높아졌음에도 불구하고, 업무 특성상, 개체화되어 활동하다보니 누적된 다양한 현안에 대해 하나의 목소리를 내지 못했었다. 그리하여, 내부적인 결속력의 필요성을 공감한 디자이너를 중심으로 패션업계를 아우르는 단체를 결성하는 움직임이 생겼고 독립된 디자이너 단체가 전격적으로 출범한 것이다.


당시, 해외 럭셔리 브랜드뿐 아니라, 유니클로, 자라 등 글로벌 SPA의 대대적인 영역 확장으로 인하여 국내 패션 시장은 위축되어 있었다. 패션 디자이너의 산실인 서울패션센터가 폐쇄되는 악재 속에서 많은 디자이너들이 위기를 공감했던 것도 디자이너 단체의 탄생 배경이었다.


이상봉 초대 회장은 “연합회 창립의 목적은 한국 패션산업의 기반을 확고히 하고 이를 발판으로 지속 성장, 발전하는 데 있다. 선배들이 이룩해놓은 토대를 견고히 다져 후배들에게 물려주겠다”고 포부를 밝힌 바 있다.

 

한 때는 CFDK는 심각한 위기를 겪기도 했다. 2016년 당시 3대 회장단 선출에 난항을 겪으며 비상대책위원회를 세우는 등 존속 자체가 흔들리는 위기가 닥쳤지만 원로 디자이너들이 비상대책위원회를 적극 가동, 신진 디자이너들이 이에 호응하면서 극복할 수 있었다. 이후 2016년에는 송지오 회장 시대가 열렸고, 2019년 4기 홍은주 회장이 들어서면서 현재까지 비교적 무난한 운행을 펼치고 있다.


경기창작스튜디오 입주 디자이너를 양성하는 등 신인 디자이너에 대한 각종 지원을 비롯해 콘텐츠진흥원과 같이 패션코드를 수년간 주관해왔고, 패션포럼과 패션어워즈도 매년 빠짐없이 진행하고 있다. 패션모델 콘테스트, 경기니트패션쇼와 같은 특별행사와 양주시 특화산업인 섬유·패션산업 홍보를 위한 ‘감동 양주 패션쇼’도 꾸준히 진행중이다.


하지만 CFDK의 영향력은 그다지 크다고 할 수 없다.


미국의 패션디자이너연합회인 CFDA(Council of Fashion Desinger America)는 보그너, 리즈클레이본 등 패션기업이 협찬하는 각종 디자인 장학상과 CFDA 자체의 자금 조달로 15만 달러를 신진 육성에 쓴다.


패션 홍보의 거성인 엘레노어 램버트가 주도하던 CFDA는 그녀의 사망 이후, 2005년부터 랩드레스로 유명한 패션 디자이너 다이앤 본 퍼스탠버그가 이끌기 시작됐다. 마이클 코어스, 마커스 웨인라이트, 베라왕 등 화려한 패션 거물들이 이사진으로 참여하고 있으니, 그 영향력은 두말 할 필요도 없다.


자금 규모나 이사진의 면면을 비교하자면 우리 CFDK는 너무도 많이 뒤처진다. 하지만, 열악한 상황과 짧은 역사 속에서도 10년간 꿋꿋이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내일의 가능성을 기대해 봄직하다.


단순한 자금 지원을 떠나 패션디자이너 산업에 진짜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더 소통해야 한다.


산학 연계를 통해 사업을 실질화하는 문제를 오랫동안 외면해왔던 모습은 비난을 피할 수 없다. 또 패션디자인 표절 등 패션산업의 분쟁해결에 대한 해결방안을 고민하는 것도 신선한 첫 걸음이 될 것이다. 그 외에 산업 내부에 산적해있는 수많은 문제에 대해 전문적으로 분석하고 주체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


첫 술에 배부를 수는 없다. CFDK도 패션산업의 각종 정책에 필요한 목소리를 내고, 모두가 상생할 수 있는 방향을 능동적으로 제시해야 한다. 그래야만 디자이너의 위상을 높이고 국내 패션산업의 선진화를 주도하는 이익단체로 제대로 자리잡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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