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을 원한다면 ‘회계 공부’ 먼저 하세요
소성현의 '패션과 금융'

발행 2020년 10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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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토, 일 드라마 '스타트업'

 

 

“당신의 아이디어와 기술은 알겠습니다. 그래서 돈은 어떻게 벌 겁니까?”

 


최근 시작한 드라마 ‘스타트업’에서 글로벌 경진대회에서 우승한 남도산(기술기업 창업자)을 찾아온 수많은 투자자 모두가 똑같이 던진 질문이다. 


나 역시 투자를 위해 많은 스타트업 대표들과 미팅했던 기억들이 있다. 그들 대부분은 자신과 회사의 강점, 반짝이는 아이디어, 좋은 네트워크 등을 소개하는 데 집중한다. 하지만 매출과 수익, 그리고 왜 자신의 제품과 서비스를 구매해야 하는지에 대한 내용은 없거나 굉장히 작은 비중으로 다룬다. 


간혹 자신이 진출하는 시장의 규모가 워낙 크기 때문에 소수점의 점유율만 가져와도 분명히 매출이 날 수 있다는 근거 없는 자신감만으로 찾아오는 창업자들도 적지 않았다.  


물론 IT, 바이오와 같은 기술기업의 경우 기술 매각 또는 제품, 서비스 출시 전에 매출이 나올 가능성이 매우 낮기 때문에 다른 시각에서 고려해야 할 필요도 있다. 하지만 짧지 않은 기간 동안 투자와 매각을 경험한 바에 비추어볼 때, 잘 된 또는 잘 되고 있는 기술기업들은 창업자의 최종 목표와 단계별 계획이 치밀하게 준비되어 있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tvN 드라마 '스타트업' 남도산 역에 배우 남주혁

 

 

드라마 주인공인 IT 개발자이자 대표인 남도산은 부모에게 받은 초기 자금이 바닥나는 상황까지 기술을 개발하고, 극적으로 글로벌 경진대회에서 우승하지만 기술에 대한 자부심만 있을뿐 사업 모델이 명확하지 않아 투자유치에 실패한다. 그리고 벤처투자자에게 당신은 대표하면 안 된다는 조언을 듣게 된다.


현실에도 이런 상황이 정말 많은데, 안타까운 것은 드라마와 같은 극적인 대회 우승이나 기술 결과물의 도출 등은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것이다. 투자자의 조언에도 자신의 제품과 기술을 세상이 알아보지 못하는 것이라며 자기 위안만 하다 결국은 처참하게 망한다. 


아이디어와 능력이 없다면 창업도 못 하겠지만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단계별 매출 목표와 자금계획이 명확해야 한다. 이제 막 시작하는 스타트업의 매출 계획이 당연히 정확할 수 없고, 전혀 매출이 없을 수도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획을 세워야 하는 이유는 결국 자금 때문이다. 시작은 배고프게 할 수 있지만 계속 배가 고프면 굶어 죽는다. 

 

 

 


나는 엔젤 투자자로 투자할 기업을 선택할 때, 극초기 기업의 경우 자금의 흐름과 계획을 대표가 완벽하게 이해하고 있는지를 본다. 기업이 성장한 후에는 재무담당 임원이 대신할 수 있겠지만 초기기업 수준에서 대표가 흐름을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면 그 기업은 생존할 가능성이 현저히 낮다. 


과거 내가 투자를 검토했던 광고회사와 헤어숍, 쇼핑몰 등이 사업에 실패한 이유를 생각해보면, 당시 대표들이 아티스트적 감성이 뛰어나고, 성과를 창출하면서도 자금 흐름을 읽지 못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매출은 일으켰으나 손익 계산이 치밀하지 못했고, 자금이 떨어져 가는 것을 모르고 무리한 마케팅을 진행해 투자유치도 해보지 못하고 폐업했다. 


창업을 준비한다면 사업 모델을 만들어 가는 것도 정말 중요하지만, 자금 흐름을 읽을 수 있는 회계공부도 필수다. 창업은 생존이기 때문이다. 자신이 가진 아이디어와 기술로 어떻게 돈을 벌 것인지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계획을 세워야 한다. 생존한 후에야 사업은 비로소 시작된다. 


생존 계획이 명확히 서지 않았다면 절대 창업을 하지 말라고 말하고 싶다. 드라마 같은 극적인 반전은 현실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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