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화 서비스, 큐레이팅의 시대
최항석의 패션 인사이드

발행 2020년 09월 04일

어패럴뉴스 , appnews@apparelnews.co.kr

 

 

현재 우리는 거의 모든 제품을 쉽게 손에 넣을 수 있는 풍족한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너무도 많은 물건이 넘쳐나기에 그 가치는 낮아지고 구매를 결정하는 주체가 과거 생산자 중심에서 소비자 중심으로 이동한지도 이미 오랜 시간이 흘렀다.


최근 소비자들은 더 이상 어떤 필요에 의한 소비보다는 자신만의 취향, 심리적 만족감, 남들과 다르고자 하는 자기표현의 수단으로 ‘쇼핑’을 한다.


지금처럼 전 세계적으로 온라인 쇼핑이 발달하기 전까지 소비자들은 오프라인 중심 환경에서 유통업자 또는 생산자가 제안하는 한정된 소비를 즐겨왔다. 그리고 그 중심에서 품질과 퀄리티를 확실하게 보장해주는 백화점이라는 대형 유통채널이 수십년 간 최상위 지위를 지킬 수 있었다. 돌이켜보면 현대백화점, 갤리러아백화점이라고 쓰여 있는 쇼핑백만 들고 다녀도 우쭐하던 시절이 불과 십 수년 전이다.


동네상점, 시장보다 뛰어난 제품을 소싱하고 쾌적한 쇼핑 환경을 제공해 주었던 백화점은 과거 정보가 제한적이던 시절, 해외의 최신 유행 브랜드와 상품을 소개해 주었고 많은 소비자들은 백화점이라는 큐레이터를 믿고 만족스런 쇼핑을 즐길 수 있었다. 그 후 좀 더 다양화된 소비자에 맞춰 편집숍이라는 더 전문화된 큐레이터가 등장했고 소비자들은 이 편집숍에서 남들과는 다른 더 최신의 것들을 소비할 수 있게 됐다.


이때까지만 해도 소비자보다는 백화점, 편집숍 같은 유통업체들이 더 많은 정보의 우위에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모바일의 발달로 소비자들이 전 세계 어느 곳에 있는 제품이든 정보를 실시간으로 접할 수 있게 됐다. 소비자들은 더 이상 소수 유통업체들이 제안하는 한정적인 제품에 만족하지 않는다. 각자의 취향에 부합하는, 세계 곳곳에 숨어있는 특색있는 제품들을 온라인으로 실시간 구매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결국 이는 많은 백화점과 콜레트 같은 유명 편집숍들의 폐업 원인이 되었고 이제는 어떤 한정된 제품 중심의 제안으로는 더 이상 많은 소비자들의 니즈를 충족시키기 어려운 시대가 왔음을 시사해 주고 있다.


앞으로 각 브랜드 또는 유통사가 고민해야 하는 큐레이팅의 방향은 개별 제품에 대한 차원을 넘어서야 한다. 이렇게나 넘쳐나는 많은 제품, 브랜드들을 각 소비자 개별 취향에 맞춰 그룹핑하고 편리한 쇼핑, 배송까지 이어지는 환경을 제공해 줄 수 있느냐가 그 성패를 좌우하는 중요한 키가 되지 않을까 싶다.


무신사, W컨셉 같은 초기 온라인 쇼핑플랫폼 이후 각 소비자의 취향에 맞춘 브랜드, 제품 큐레이팅을 제공하고 편리한 쇼핑환경을 제공하는 다양한 플랫폼들이 많은 호응을 얻고 투자를 받고 있다.


실제 2020년 상반기 쇼핑앱 이용자 순위 중 탑5의 1위는 셀럽마켓을 모은 에이블리, 2위는 지그재그, 4위에는 브랜디가 랭크됐다.

 

최근 코로나 이후 많은 회사들이 앞다퉈 자사 온라인쇼핑몰을 개발, 런칭이 이어지고 있다. 제품만으로 고객에게 어필하고 선택 받을 수 있는 시대가 아니라는 부분을 깊게 생각해본다면 한정된 자사의 제품, 브랜드만을 일반적으로 제안하는 온라인쇼핑몰은 고객에게 외면받기 딱 좋은, 성공과는 거리가 먼 접근방식이라는 점을 이내 깨닫게 될 것이다.


소비자 맞춤형의 다양하고 편리한 서비스, 콘텐츠에 대한 새로운 큐레이팅 방식을 더욱 고민해봐야 하는 때가 아닌가 싶다.

 

 

최항석 한섬 경영지원본부 팀장
최항석 한섬 경영지원본부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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