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판 ‘미니소’ 돌풍에 日 무인양품 ‘긴장’

발행 2019년 05월 31일

장병창 객원기자 , appnews@apparelnews.co.kr

중국 주도권 뺏기고 매출 감소, 주가 50% 폭락
미니소, 2022년 100여 개 국 1만개 매장 런칭

 

[어패럴뉴스 장병창 객원기자] 무지(Muji)로 불리는 무인양품(無印良品)은 문자 그대로 이름이 없는 무명 브랜드, 그러나 좋은 품질의 상품을 모아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는 일본 국적의 종합 리테일러다. 80년대 일본 경제의 호황기, 일본 사람들이 명품 쇼핑에 열을 올리던 시절 당시 분위기와는 정반대의 비즈니스 컨셉으로 출발했다.


90년대 초 일본 경제 거품이 꺼지고 일본 소비자들이 근검절약 분위기로 돌아서면서 꽃을 피우기 시작했는데, 디자인부터 상품 포장까지 모든 부문에서 단순명료한 미니멀리스트를 지향해 좋은 반응을 얻어왔다.


일본에 뿌리를 내린 후 지금은 중국 대륙을 발판으로 세계 시장을 향한 사업 확장이 한창이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이상 조짐이 감지되고 있다. 지난 12개월간 주가가 주당 41,200엔에서 19,620엔으로 50%가 넘게 폭락한 것이다. 같은 기간 유니클로의 패스트 리테일링 주가가 거의 40% 상승한 것과 비교된다. 83년 창업 이래 처음 겪는 이변이다. 그 원인은 무지가 중국 시장에서 크게 흔들리고 있기 때문으로 지적됐다.


무지에게 중국 시장은 지난 2005년 진출 이래 글로벌 미래 전략의 요충지다. 전체 매출 중 일본 65%에 이어 17%를 중국시장에 의존해왔다. 현재 중국내 매장 수만 260여개로 수년 내에 홍콩, 마카오, 대만 등을 포함하는 그레이트 차이나 매장을 일본보다 많은 500개로 늘린다는 청사진도 가지고 있다.


바로 이 중국 시장에서 지난해 상반기 동일 매장 매출이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0.2%, 하반기에는 -4% 떨어졌다. 지난 4년간 꾸준히 가격을 내려왔는데도 이 같은 상황이 벌어졌다고 한다.


무지의 중국 매출 감소 배경에는 무지의 무명 브랜드 사업 모델을 그대로 모방한 중국판 짝퉁 무인양품들이 기승을 부리고 있는 탓으로 설명된다. 상호까지 같은 무인양품도 성업 중이다.


지난해 중국 고등법원에서는 원조격인 일본 무인양품이 중국 짝퉁 무인양품을 상대로 한 상표권 침해 소송에서 패소하는 사례도 있었다. 법원은 중국 무인양품 한자 로고가 일본 무인양품의 번자체와 다른 간자체라는 이유로 중국 기업 손을 들어줬다.


일본 무인양품의 대표적 짝퉁 중국 브랜드에는, 최근 무서운 기세로 세계 시장을 향해 발을 뻗고 있는 중국 명창유품(名創優品)의 미니소(Miniso)도 포함된다.


미니소는 일본인 디자이너와 중국 기업인이 손잡고 2013년 출범시킨 종합 리테일 브랜드다.

크고 작은 많은 중국 업체들이 일본 무인양품의 비즈니스 모델을 모방하고 있지만 일본 매체들은 특히 미니소가 브랜드 없는 비즈니스 컨셉은 물론이고 테마, 색상과 매장 로고, 디자인 등 모든 면에서 무지를 흉내 낸 짝퉁이라고 지목하고 있다.


미니소는 비즈니스 모델은 무지, 외장은 유니클로, 다이소를 빼닮아 일본 브랜드로 착각하기 쉽다는 지적도 있다.


하지만 이같은 짝퉁 논란을 떠나 특히 주목되는 대목은 미니소가 중국은 물론 세계 시장에서 무지의 강력한 라이벌로 등장했다는 점이다.


무지 중국 내 점포 260여개에 비해 미니소는 이미 1,000개를 돌파했다. 세계 시장을 겨냥한 야심은 더욱 거창하다. 현재 70여개국 3,000여개 매장에서 3년 후인 오는 2020년에는 100여개국에 10,000개 매장으로 규모를 키운다는 것이다. 매출은 1,000억 위안(145억2,000만 달러)을 목표로 잡았다.


매장 확장 계획은 캐나다 500개, 인도 800개 등으로 특히 아프리카 대륙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이미 아프리카 9개국에 진출해 오는 2020년까지 남아공 300개, 케냐 100개, 나이지리아 200개 등의 매장을 런칭시킬 계획이다.


최근 3년 매출 실적은 2016년 15억 달러, 2017년 18억 달러, 2018년 25억 달러로 추정됐다.


무지의 25개국 850개 매장과 비교된다. 무지 입장에서는 굴러온 돌이 박힌 돌을 빼는 주객전도의 꼴이 됐다.


‘무인양품’이라는 노 브랜드 비즈니스 컨셉은 상품 조달 면에서 저가 양질의 상품을 생산할 수 있는 수많은 군소 제조업체들이 난립해 있는 중국 산업 환경에 가장 적합한 비즈니스 모델처럼 보인다. 때문에 중국 미니소가 손쉽게 유리한 고지를 점한 가운데 일본 무지의 고민이 깊어질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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