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SNS 마케팅, 커머스 보다 ‘브랜딩’하라

발행 2019년 09월 17일

전종보기자 , jjb@apparelnews.co.kr

사례 1
2000년 중반부터 하락세를 겪어온 A브랜드는 최근 반등에 성공했다. 오랜 기간 노력 끝에 최신 트렌드를 반영한 상품을 대거 선보였고, 10·20대 고객이 새로 유입되며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10여년 만에 새 브랜드로 탄생한 셈이다.
SNS의 역할이 컸다. 상품 발매나 이벤트 진행 등 각종 이슈 때마다 브랜드 SNS 채널을 적극 활용했다. 젊은 층에게 친근감을 줄 수 있는 이미지와 어투로 직접 소통하기 시작했고, 그들에게 2000년대 브랜드가 아닌 현재의 인기 브랜드라는 이미지를 심어줬다. 현재 A브랜드의 팔로워 수는 약 20만 명, 브랜드 해시태그 검색 시 나오는 이미지는 15만 건에 달한다.


사례 2
B브랜드는 최근 2~3년간 마케팅 예산에서 SNS 관련 비중을 늘려오고 있다. 인기 크리에이터나 SNS 인플루언서들의 인기가 웬만한 연예인 못지않기 때문이다. 100만 구독자를 확보하고 있는 인기 유튜버를 섭외해 콘텐츠 속에 상품 소개를 담는가하면, 연예인 모델이 아닌 인플루언서와 전속모델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브랜드 SNS 채널도 활발하게 운영 중이다. 매일 이미지, 브랜드 소식을 업로드하고, 해시태그 이벤트도 자주 열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직접적인 효과는 얻지 못하고 있다. 팔로워 수는 1만명 초반에서 정체됐고, 제품 문의 보다는 광고성 댓글로 채워지고 있다. 유튜브 영상 또한 해당 유튜버의 다른 영상들에 의해 금방 묻힌다. SNS 마케팅 실시후 3년여가 지났지만 큰 효과를 보지 못하자, 내부에서는 중단을 언급하는 목소리마저 나오고 있다.

 

'MLB CREW'
'MLB CREW'

 

패션, 취향·체형 변수 많은 ‘고관여도 상품’
SNS 마케팅, 매출로 직결되기는 어려워
젊은 층과 소통, 새로운 이미지 전달에 활용

 

SNS는 모든 분야에서 최우선 마케팅채널로 활용되고 있다. 패션 업계도 마찬가지다. 제도권 브랜드부터 소규모 스트리트 캐주얼까지 SNS 채널을 갖고 있지 않은 브랜드가 없다. 신제품 발매, 화보 공개, 상품 입고 등 브랜드와 관련된 모든 소식을 SNS를 통해 전하고 있다. 전달 범위나 속도 면에서 타 채널을 압도하기 때문이다.


단순히 SNS 채널을 사용하는 것을 넘어, 자체 인플루언서 풀을 형성한 경우도 있다. 스트리트 캐주얼 ‘MLB’의 브랜드 서포터즈 ‘MLB CREW’가 이에 해당한다.


‘MLB CREW’는 연예인부터 인플루언서, 키즈모델, 일반 소비자까지 다양한 인물들로 구성됐다.


다양한 인물로 구성된 만큼, 친밀감, 팬 심 등 그들을 바라보는 시선도 다양하다.


SNS 상에 ‘MLBCREW’ 관련 글만 2~3만 건일만큼 인기를 끌고 있으며, 서포터즈 가입 요청도 쇄도하고 있다. 서포터즈를 통해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것을 물론, 고객과 거리를 좁히며 소속감까지 유발하게 됐다.

 

원더플레이스 원더페스티벌
원더플레이스 원더페스티벌

 

원더플레이스는 주 고객층이 10대 후반, 20대 초반인 점을 반영, 인플루언서 40여명으로 구성된 패션크루와 ‘원더페스티벌’ 행사를 진행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행사 당일 오전 8시부터 그들을 보기 위해 매장 앞에 줄을 섰다. 10·20대는 물론, 홍대 매장을 지나는 30·40대부터 가족 단위 방문객, 외국인 고객 등 행사에 참여한 많은 사람들에게 원더플레이스를 알릴 수 있었다. 당일 매출 1억 원을 기록한 것은 덤이다. 고객들의 니즈를 정확히 겨냥한 인플루언서 마케팅으로 화제성과 매출을 모두 잡은 셈이다.


‘MLB’, 원더플레이스와 같이 SNS 마케팅에 성공한 사례가 있는 반면, 대다수 브랜드는 위의 두번째 사례처럼 좀처럼 재미를 보지 못하고 있다.


특히 매출 면에서 그렇다. SNS 마케팅을 고민하는 이들 대부분 화제몰이까지는 좋지만, 그 다음, 즉 매출로 연결되지 않는 것을 문제 삼는다.


그러나 의류는 제품을 접하고 구매하는 과정에서 소비자 개인의 취향이 깊게 작용하는 소비재 중 하나다. 때문에 인플루언서의 유명세 등을 앞세운 마케팅이 곧바로 구매로 연결되기는 쉽지 않다.


이는 MLB, 원더플레이스도 마찬가지다. 인플루언서를 모델로 사용하거나 SNS 마케팅을 한 것이 그들의 높은 매출에 막대한 영향을 줬다고 보긴 힘들다.


첫 사례의 A브랜드는 SNS 마케팅 이전에 상품력, 가격 측면에서 10·20대를 공략하기 위한 준비를 마쳤기 때문에, SNS 마케팅이 큰 역할을 할 수 있었다. 원더플레이스의 경우에도 특정 매장의 당일 매출을 높아졌을 뿐, 장기적인 매출 신장으로 이어진 것은 아니다. 그런 효과를 노리지도 않았다. 인지도 상승과 화제성을 위한 행사였다.


SNS 마케팅에서는 이슈만으로도 절반 혹은 그 이상의 성공이다. 매출효과를 더하는 것은 브랜드의 몫이다. 이슈몰이가 가능한 SNS 마케팅에 브랜드 파워, 상품력이 더해질 때 비로소 효과를 볼 수 있다.

 

인터뷰 - 김종대 니트커뮤니케이션즈 대표

 

“SNS 마케팅, 신규 소비 창출·이미지 전환 효과”

 

김종대 니트커뮤니케이션즈 대표
김종대 니트커뮤니케이션즈 대표

모바일 쇼핑의 등장으로 온라인 커머스는 한 단계 더 확대됐고, 스마트 폰 사용의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SNS를 활용한 마케팅도 더욱 활발해지기 시작했다. 패션업계는 SNS 마케팅을 적극 활용하는 대표적인 시장이다.


마케팅 컨설팅 기업 니트커뮤니케이션즈의 김종대 대표는 “식품, 가전 등과 함께 온라인 쇼핑이 가장 활발한 카테고리가 패션”이라며 “패션기업에서도 이러한 점을 반영해, 최근 1~2년 전부터 온라인 커머스 관련 예산을 늘리는 추세다. 마케팅 예산에서도 온라인, SNS 마케팅 비용의 비중이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예산이 늘수록, 기업 입장에서는 퍼포먼스적인 측면, 즉 투입 비용에 따른 매출 효과가 확실한 SNS 마케팅을 선호한다.


김종대 대표는 “과거에는 제품 런칭 등 브랜드 관련 소식을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SNS마케팅을 의뢰했으나, 최근에는 즉각적인 매출 효과를 기대하며 SNS 마케팅을 실시한다”며 “경기침체로 인해 확실한 효과가 검증된 분야에 예산을 투입하려는 성향이 강한데, 마케팅에도 똑같이 나타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SNS 마케팅=홍보’가 아닌 ‘SNS 마케팅=매출’이라는 인식이 생기면서, SNS 마케팅 기법역시 한층 고도화될 전망이다. 직접적인 홍보는 반감을 유발할 수 있는 만큼, 홍보 목적을 겉으로 드러내지 않으면서, 자연스럽게 구매를 유도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패션은 개인의 취향, 체형 등 변수가 많아 ‘고관여도’ 상품으로 분류된다. 때문에 유명한 인플루언서를 앞세운다고 해서 제품이 술술 팔리지 않는다. 즉각적인 매출보다는 젊은 세대와 소통을 원하거나, 새로운 이미지로의 전환이 필요할 때 효과적”이라고 강조한다.


그는 또 “동영상 등의 브랜디드 콘텐츠도 마찬가지인데, 타깃과 컨셉을 정해 꾸준히 콘텐츠를 쌓아 가는 게 중요하다. 브랜딩의 과정과 비슷하다고 보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어패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지면 뉴스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