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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미펠...패션 핸드백의 ‘그린월드’를 모색하다

발행 2020년 02월 19일

박해영기자 , envy007@apparelnews.co.kr

 

 

코로나19 타격에도 질적, 양적 업그레이드
MZ세대, 지속가능성, 非이탈리아 브랜드 보강 

 

[이탈리아 현지=박해영 기자] 이탈리아 가죽 협회 아소펠레티에리(Assopellettieri)와 이탈리아무역공사(ICE)가 주최하는 ‘미펠(MIPEL)’이 지난 16일(현지 시간 기준)부터 19일까지 4일 동안 이탈리아 피에라 로 전시장에서 열렸다.


117회째를 맞는 미펠은 전 세계 유일의 패션 핸드백 전문 전시회로 이번 행사에는 이탈리아, 유럽, 일본 등 300여개 사가 전시회 부스를 열었다. 


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해 중국, 대만, 홍콩 입국을 불허한 상황에서 개막됐지만, 우려와 달리 첫날부터 대부분 참가사들의 만족도가 높았다. 중국 바이어 비중이 4% 안팎인데 이를 대체해 중동, 러시아, 이탈리아 등 유럽 바이어가 오히려 증가했기 때문이다. 주최 측은 전시 기간 중 2만명 방문한 것으로 추산했다.

 

이탈리아의 클래식을 다소 탈피해 MZ세대를 위한 브랜드, 지속가능 소재, 비 이탈리아 브랜드 보강, 하이테크 등 스펙트럼을 넓힌 게 효과가 컸다. 


거래방식도 다채로워지고 있는 추세다. ODM, OBM, 완제품, 반제품 소싱까지 다양해졌으며 특히 프라이빗 라벨 사례도 증가했다. 카테고리도 핸드백 중심에서 소품, 섬유잡화, 의류까지 확대됐다. 실제 사전에 진행된 바이어 니즈 조사에서 가방 보다 소품 바잉에 관심이 더 컸다.


스튜디오 마토리의 오리엔타 페리짜리 대표는 내년 핸드백 트렌드 테마를 POSIA(시적), POLLIZIA(미니멀), ERGONOMIA(인체공학), MAGIA(매직)을 꼽았다. 

 


이를 반영하듯 전시장에는 볼드한 사이즈의 위빙 가방, 땅, 식물 등 자연 컬러를 반영한 제품, 과감한 메탈 컬러, 다양한 스타일의 니트, 페이크 퍼 제품, 텍스쳐가 풍부한 가방, 얇고 가벼운 제품, 과감한 엠보로 표면 볼륨을 살린 제품이 눈에 띄게 늘었다. 무엇보다도 지속 가능 제품의 비중은 압도적으로 커졌다. 

 

전시관에는 10명의 영 디자이너 제품이 구성된 시나리오관, 내년 추동 트렌드를 반영해 프로토타입 제품을 구성한 트렌드관도 마련됐다. 


이탈리아 로컬 이미지를 벗고 리빌딩해 글로벌라이징을 도모한 브랜드들이 주목을 받았다. 

 


전시 기간 내내 방문객들로 꽉 찼던 ‘플리니오 비죠나(PLINIO VISONA)’는 다양한 국가에 진출하면서 개발된 풍성한 로컬라이징 컬렉션이 강점으로 작용했다. 특히 아시아에서 성장세가 두드러진다. 송치와 대나무 핸들 가방, 송치 커버 스퀘어백, 60주년을 기념해 초창기 모델을 리뉴얼한 솔리드 컬러의 가죽 스퀘어백이 인기가 좋았다. 러시아, 한국, 일본 바이어의 바잉 비중이 높았다.

 

 

‘이뉴(INNUE)’는 최근 분사를 통해 브랜드 이미지 쇄신에 나선 후 고무적인 성과를 보였다. MZ 세대를 위한 컨셉으로 리뉴얼해 참관객들의 발길을 잡았다. ‘크리스티안 빌라’는 스퀘어 미니백에 과감한 솔리드 컬러, 감도 높은 스트랩으로 인기가 높았다. 이 브랜드는 한섬 등 여성복 브랜드가 바잉하면서 국내에도 알려져 있다.  


최근 코웰패션과 계약을 맺은 ‘클라우디아 피렌체’도 첫날부터 중동, 러시아 바이어로부터 주문을 받았다. 클라우디아 사장은 “두세 가지 컬러와 소재를 믹스하거나 보스턴백, 사이드 패턴 포인트를 준 스퀘어백이 인기였다. 짙은 그린 컬러의 스웨이드 가방 컬렉션은 아시아 바이어로부터 인기가 높았다”고 말했다. 에코퍼 전체에 사파리 패턴을 입힌 제품을 주력으로 선보였다.

 

신소재, 테크, 지속가능 패션을 녹여낸 신선도 높은 브랜드도 현저히 늘었다. ‘바론(Barone)’는 2016년 피렌체에서 시작한 브랜드로 가죽 재킷과 페이크 퍼를 트리밍한 야상 재킷이 주력이다. 베지터블 태닝한 라이더 재킷은 컬러감이 색다르고 가벼운 게 특징이다. 가격은 60~100유로이다. 현재 20개 모노숍, 8,100여개 편집숍에 입점 돼 있다. 두 번째로 미펠 전시회 참가, 첫날부터 미국, 이탈리아, 한국 등 다양한 바이어로부터 수주 상담이 이뤄졌다. 


‘비프리메(BPRIME)’는 우레탄 폼과 직물을 조합해 3D 패턴으로 입체감 있는 큐브 엠보 성형 가방이다. 3년 전 런칭된 포르투갈 브랜드이지만 이탈리아에서 제작 되는 이 브랜드는 900스타일을 쏟아낸다. 루카 바라코 시장은 “100유로대의 가방으로 판매가가 높아 주로 일본, 이탈리아, 독일 바이어로부터 호응을 얻고 있다”고 전했다.


‘리사 콘테(LISA CONTE)’는 동물윤리를 고려한 무스탕 전문 브랜드다. 에리베르토 스카리니 대표(ERIBERTO SCAGLINI)는 피혁제조 2세 오너로 일본인 아내와 함께 런칭해 아시아 테이스트를 저격, 한국, 일본 바이어로부터 많은 관심을 받았다. ‘리사 콘테’의 무스탕 코트는 특수 가공해 가볍고 감촉이 탁월하며 전체 컬렉션의 60%를 차지하며 홀세일가는 300~600유로다. 미펠 참가는 이번이 두 번째다.

 


스마트 액세서리도 눈길을 끌었다. RFID 차단 기능을 겸비해 네덜란드 카드 지갑인 ‘시크리드(SECRID)’는 지갑계의 명품으로 명성을 얻어 글로벌 브랜드 궤도에 올라섰다. 올해 5년차 참가 중이지만 이미 70개국에 진출해 있다. 아누크 반 빌레(Anouk van Vilet) 세일즈마케팅 담당자는 “알리미늄부터 가죽까지 100% 네덜란드에서 제조된다. 2년 전 아시아 시장 공략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홀세일가는 20~40유로다. 

 

2년 전 스타럭스와 국내 전개 계약을 맺은 이탈리아 패션 핸드백 ‘안나비르질리(ANNA VIRGILI)’는 30년 된 브랜드로 밀라노 두오모 성당에 모노숍을 운영 중이다. 피혁 제조업은 30년, 브랜드로 런칭된 지는 6년차이다. 모든 컬렉션에 헥사곤을 모티브로 반영했다.

 

 

컨퍼런스에서는 이탈리아 가죽 패션에 대한 예민한 현안에 대안 논의가 이어졌다. 이탈리아 패션은 MZ 세대 겨냥을 위해 이커머스를 강화한다고 입을 모았다. ICE(이탈리아 무역공사) 회장은 “아마존 내 900개 이탈리아 패션 브랜드 플랫폼을 운영하며 폭발적인 매출을 기록 중이며, 조만간 중국 징동닷컴과도 전용 플랫폼을 만들 예정이다. 가죽 패션은 제조 분야의 장인 정신을 강조하되 유통은 이커머스처럼 민첩하게 움직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펠은 한국 마켓에 적합한 브랜드를 선별해 내달 10일 서울 파크하얏트에서 서울 행사를 별도로 열 예정이다.  

 

 

왼쪽부터 프란코 가브리엘리(FRANCO GABBRIELLI) 아소펠리티에리 회장과 대니 달레산드로(DANNY D’ALESSANDRO) 미펠 사장 겸 제너럴 매니저
왼쪽부터 프란코 가브리엘리(FRANCO GABBRIELLI) 아소펠리티에리 회장과 대니 달레산드로(DANNY D’ALESSANDRO) 미펠 사장 겸 제너럴 매니저

 

프랑코 가브리엘리 미펠 회장

 

“명품 중의 명품, 에르메스도 이탈리아 제조 선택했다”

 

프랑코 가브리엘리 미펠 회장은 이탈리아 가방 브랜드 ‘갑스(GABS)’의 대표이사로, 17년 간 아소펠레티에리에 몸담았고 2년 전 회장에 올랐다. 


그는 최근 몇 년 사이 젊은 감성의 새로운 제품이 늘고 있다고 판단, 하이테크와 영제너레이션에 대한 접근성을 높여가려고 노력 중이다. 


로컬과 인터내셔날 브랜드의 조합도 강화 중이다. 협회사는 200여개, 100여개가 비협회사와 해외 참가사다. 세일즈면에서는 프랑스, 일본, 한국, 대만, 중국, 베트남 등이 성장세가 가장 두드러진다. 협회사의 작년 총 수출액은 전년 대비 20% 성장했다. 중국의존도가 높아져 지난 춘절 기간에만 매출이 55%에 달했다. 


구찌, 페라가모 등이 협회사 회원이다. 하지만 최근 비 이탈리아 출신 브랜드의 제작 의뢰가 다시금 늘고 있다. ‘명품 중의 명품’ 에르메스도 최근 일부 제품에 대해 이탈리아 생산을 시작했다. 


이번 코로나19 사태는 전화위복의 기회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일본, 한국, 이탈리아 등으로 소싱이 다각화 되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 특히 ‘메이드 인 이탈리아’의 위상이 재부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탈리아의 패션은 소재부터 완제품까지 퀄리티, 지속가능성, 독창성 세 가지 압축된다. 이는 결국 커머셜한 리테일 보다는 프리미엄, 유니크한 리테일에 적합하다는 의미다. 사업을 시작할 당시만 해도 제품을 만들면 팔리던 시절이었지만 이제 그런 시절은 지났다. 더 복잡해지고 어려워진 상황에 직면했다. 


마지막으로 가죽 패션이 지속가능성, 리사이클에 반하는 메시지로 보여 지는 게 안타깝다. 합성 피혁 보다 가죽이 더 환경적이다. 가죽은 식용으로 이용하고 남은 부산물을 사용하는 것으로 엄연한 리사이클이다. 더구나 생분해도 더 잘 된다. MZ세대에게 가죽 패션의 지속 가능성, 제품의 가치 등 긍정적인 이미지를 지속적으로 각인시켜 나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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