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변 앞에 선 기업과 개인

발행 2020년 07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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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와 노동계가 해고 남용을 금지하고 인력유지를 요청하고 있지만 이런 요청이 조직내 저성과자들의 자리까지 보장할 수는 없다. 효율성을 구사하지 못하거나 성과를 창출하지 못하는 개인과 기업은 결국 퇴출될 수밖에 없다.

 

한 의류업체가 작년 하반기에 개업을 했다. 기획생산을 하지 않고 디자이너들이 제안하고 싶고 소비자들이 원하는 제품을 적정한 가격에 판매하기 위해 서울 시내에 세운 회사였다.


대표는 우리가 입을 옷을 인건비가 저렴하다는 이유로 해외에서 생산해 오는 것에 불편함을 느꼈다. 그는 처음부터 국내생산을 목표로 생산부터 판매를 기획했다.


판매는 대리점을 통하지 않고 자사몰을 통해 직거래하면 수수료를 아낄 수 있으니 가능할 것 같았다. 문제는 생산이었다.


대표는 다양한 기계 설계의 경험과 생산 분야 컨설턴트로서의 경험을 살려 의류생산을 자동화할 수 있는 기계를 개발하기 시작했다. 그는 전체 프로세스가 아닌 하나의 과정을 잘게 나눠 자동화가 가능한 부분부터 이를 실현했고, 실현된 방법들을 연결함으로써 궁극적으로는 하나의 옷을 만들고 포장하는 일까지를 구현하고자 했다.


전체가 자동화되기 전까지는 사람이 기계를 도와 자동화된 일을 처리할 수 있도록 했다. 이를 테면 반자동인 셈이다. 현재 해당 기업은 칼라(Collar)가 달려 있지 않은 라운드넥 셔츠류의 70% 가까운 공정의 자동화에 성공했고 무엇보다 전문 재봉사 없이도 생산이 가능한 공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전체 인력은 동일 생산량 대비 1/5 수준으로 운영하고 있다.


또 다른 공산품 제조업체는 코로나 사태가 6개월 가까이 지속되면서 공장 문까지 닫아야 할 지경이 되었다. 대표는 눈치껏 정리해고라도 해서 기업을 가볍게 하고 싶었는데 ‘인력은 유지하라’는 정부의 지침과 사회 분위기로 ‘부분 휴업’을 선택했다.


2주 단위로 직원의 50%가 쉬고 나머지 50%가 나와 일을 처리하는 방식이었다. 처음에는 모두 걱정이 심했다. 하지만 2개월을 돌려보니 생각보다 어렵지 않게 회사가 돌아갔다.


직원들은 서로 일을 주고받아서 해야 하니 인수인계를 하는 항목과 방법을 스스로 최적화시켰을 뿐 아니라 의사소통이 활발해 졌고 필요한 일과 필요하지 않은 일이 확실히 구분됐다.


대표는 “그동안 필요 이상의 인력이 일에 매달려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며 “최소한 30% 이상의 불필요 인력을 어떻게 관리할 것인가를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기업에 필요한 인력들이 줄고 있다. 코로나가 장기화되면서, 코로나 이전의 시기로 돌아갈 수 없음을 인지하게 되면서 유기체인 기업은 자생할 수 있는 방법을 지속적으로 시도하며 방법을 찾고 있다. 더구나 1990년대 생이 입사하고 코로나로 인한 변화가 촉구되면서 많은 기업이 ‘효율화’를 생각하고 있다. 그동안 내부에 끼어 있던 거품이 있었음을 발견한 기업들이 거품을 걷어내려는 의지를 강하게 보이고 있는 것이다. 기업 입장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예전에는 팀안에서 뭉뚱그려 개인을 평가했던 기업도 이제는 세분화된 개인의 성과를 요구하고 있다.


기업이 인사관리에 신경 쓸수록 직장인들은 피곤해질 수밖에 없다. 성과관리가 타이트해질수록 팀 내에서 적당히 묻어가는 ‘프리 라이더’의 자리는 좁아지기 때문이다. 부장이나 이사도 예외일 수 없고 이상한 이름의 팀도 예외가 아니다. 정부와 노동계가 해고 남용을 금지하고 인력유지를 요청하고 있지만 이런 요청이 조직내 저성과자들의 자리까지 보장할 수는 없다. 효율성을 구사하지 못하거나 성과를 창출하지 못하는 개인과 기업은 결국 퇴출될 수밖에 없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는 숨을 수 없고 숨을 곳도 사라진다. 달리 말하면 그동안 다른 사람이나 불필요한 일에 치여 감춰졌던 자신의 능력과 숨겨진 역량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절대기회의 세상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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