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대전환

발행 2020년 09월 14일

오경천기자 , okc@apparelnews.co.kr

 

출처: 게티이미지

 

팬데믹 사태, 유통 산업 시계 5년 이상 앞당겨
백화점·대형마트 축소… 온라인 연평균 14% 성장

 

[어패럴뉴스 오경천 기자] 올해 국내 온라인 시장의 거래 규모가 90조 원을 훌쩍 뛰어넘을 전망이다.


2015년 46.8조 원에 불과했던 온라인 시장의 거래 규모는 2019년 79.6조 원으로 4년 만에 70%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연도별 성장률을 보면 2016년 전년대비 15%, 2017년 13%, 2018년 15%, 2019년 13%로, 연평균 성장률은 14.2%에 달한다.


특히 올해는 코로나19 영향으로 더 큰 호황을 누리고 있어 13%의 성장인 90조 원을 크게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뿐만 아니라 ‘비대면 문화’의 확산에 따라 소비자들의 온라인 시장 활용은 더욱 늘어나고 있어 2021년에는 가볍게 100조 원 규모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오프라인 유통의 핵심인 백화점과 대형마트의 시장규모는 제자리걸음이다.


백화점은 2015년 29조 원 규모에서 2019년에는 30.4조 원으로 4년간 5%의 성장률에 그쳤다. 연평균 성장률은 1.2%에 불과하다. 대형마트는 2015년 32.8조 원 규모에서 2017년 33.8조 원으로 정점을 찍은 뒤 2018년 33.5조 원, 2019년 32.4조 원으로 뒷걸음질 하고 있다. 2015년보다도 0.4조 원 줄었다.


전문소매점 시장도 역 신장이다. 2015년 139.3조 원 규모에서 2019년에는 135.4조 원으로 4년 사이 3.9조 원이나 줄었다. 백화점과 아울렛, 대형마트 등 대형 유통사들의 공격적인 출점 경쟁으로 인한 타격은 물론, 온라인 시장의 성장에 따른 영향으로 분석된다.

 

 

아울렛, 쇼핑몰도 성장 멈춰

대형마트 쿠팡발 ‘패닉’


국내 유통시장이 대전환기를 맞고 있다. 오프라인 유통 시장은 정체됐고 온라인 시장은 지속적인 강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아울렛과 복합쇼핑타운으로 성장을 이어왔던 대형 유통의 성장이 멈췄다. 백화점 유통 침체의 돌파구 중 하나로 주목돼 왔던 아울렛 유통도 치열한 출점 경쟁으로 인해 점포 수만 늘어나고 있을 뿐 오히려 점포당 실적은 줄어들고 있는 추세다.

 

지난해 롯데, 신세계, 현대 등 빅3 유통사 35개 아울렛 점포의 실적은 7%의 성장세를 나타냈다.

 

신규점포를 제외한 동일점 기준 실적은 2% 성장에 그친다. 이 역시 상위권 점포를 중심으로 매출이 쏠릴 뿐 중하위권 점포들의 실적은 뒷걸음질이다. 10~20위 중위권 점포들은 -0.3%로 전년 수준에 머물렀고, 21~35위까지 하위권 점포들은 -2%의 역 신장을 기록했다.


대형마트는 패닉 상태다. 쿠팡과 마켓컬리 등 빠른 배송시스템을 앞세운 신흥세력들이 소비자들의 안방을 직접 찾아가기 시작하면서 큰 위기를 맞고 있다. 이마트는 올해 2분기 역대 최대 규모의 적자를 기록했다. 474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 2분기에 이어 2년 연속 적자다. 롯데마트 역시 올해 2분기 578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지난 해 339억 원의 손실보다 더 큰 규모다. 롯데마트는 올해 15개 점포를 폐점한다고 연초 밝혔다.


백화점, 패션 유통 기능 저하

대형유통 구조조정기 진입


더 큰 문제는 패션업계 입장에서 백화점과 대형마트가 패션 전문유통으로서의 영향력이 줄어들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 백화점 상품군 별 매출 추이를 살펴보면 식품과 가정용품 등 생활과 관련된 품목과 해외 명품의 비중만 늘어나고 있다. 백화점 매출의 핵심이었던 여성복과 남성복, 잡화 부문의 매출 비중은 매년 큰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2010년 패션부문(잡화, 아동스포츠, 여성복, 남성복)의 매출 비중은 69.6%, 식품 및 가정용품 17.3%, 해외명품 13.1%이었다. 하지만 2019년에는 패션부문 48.6%로 절반도 채 안 되는 수준이다. 이 사이 해외명품은 23.3%로 크게 뛰었고, 식품 및 가정용품도 28.1%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대형마트도 마찬가지다. 한때 패션 부문에 대한 투자를 강화해왔지만 매출 비중은 지속적인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2010년 19.1%에 달했던 의류 및 잡화 매출 비중은 2019년 10.9%까지 줄었다.


유통업계는 오프라인 유통의 구조조정이 더 크게 일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롯데쇼핑은 올해 초 백화점, 마트, 슈퍼, 롭스 등 총 700여 개 점포 중 약 30%에 달하는 200여 개 비효율 점포를 순차적으로 정리한다는 대규모 구조조정을 밝힌 바 있다.

 

 

출처:KFI

 


온라인도, 오프라인도 명품 ‘판’이 커진다

 

팬데믹 기간에도 명품 큰 폭 성장
MZ세대, 명품 시장 큰 손 급부상

 

국내 명품 시장의 소비가 초강세를 보이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소비가 주춤했던 올해 상반기에도 명품 시장은 꾸준한 성장세를 나타냈다. 오히려 더 소비가 늘어나는 추세다.


코로나19 재확산이 시작됐던 8월에도 명품 매출은 큰 폭의 성장세를 나타냈다. 롯데, 신세계, 현대 등 빅3 백화점 유통에 따르면 8월 해외명품 군의 매출 신장률은 30%에 달한다.


명품 소비의 확산은 뚜렷한 소비 양극화를 보여주고 있다. 비싸지만 확실한 ‘브랜드’ 가치와 싸지만 실용적인 ‘활용 가치’로 나눠지고 있는 것이다. 백화점 유통에서 중가 브랜드들이 자리를 잃고 있는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중고 거래도 큰 역할을 하고 있다. 당근마켓이나 번개 장터 등 중고 거래 앱들이 등장하면서 중고 명품을 거래하는 소비자들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중고 명품 시장의 거래 규모는 지난해 7조 원대로 추정된다. 중고 거래 시장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5%에 달한다.


특히 밀레니얼과 Z세대들이 중심이다. 이들 사이에서 되 판매하는 ‘리셀’ 시장이 신종 재테크로 주목을 받으면서 돈을 벌기 위한 명품 소비도 급증하고 있으며, 이는 중고 거래 시장의 더 큰 활성화를 부추기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국내 소비자들의 명품 소비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실제 면세점 시장 규모는 2015년 9.2조 원에서 2019년에는 24.9조 원으로 2.7배나 뛰었다. 폭발적인 성장세다. 백화점 유통에서 명품이 차지하는 매출 비중도 지난 해 23.3%로 10년 전보다 10%P 가량 늘어났다. 올해 상반기에는 30%를 육박한다.


젊은 층들의 명품 소비 확산과 중고 거래 시장의 활성화로 인한 패션 소비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할 것이다.
패션업계 한 관계자는 “패션업계가 의존해왔던 대형 오프라인 유통의 영향력이 감소하고 있는데다 패션 전문유통으로서의 역할도 줄어들고 있다는 점에서 새로운 유통 전략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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