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VMH가 ‘티파니’ 인수 포기를 선언한 5가지 이유

발행 2020년 09월 16일

장병창 객원기자 , appnews@apparelnews.co.kr

 

 

표면적 이유 ‘美·中 무역 마찰 불똥 우려’

실상은 ‘LVMH의 가격 깎기 전략’ 분석

리치몬트, 케어링 인수설 다시 고개 들어

 

[어패럴뉴스 장병창 객원기자] 오는 11월 24일은 LVMH와 티파니앤컴퍼니가 더 이상 인수 계약을 늦춰서는 안 된다고 약조한 디데이다.

 

이날을 기다리며 마치 결혼식을 앞둔 신부처럼 준비에 부산했던 티파니는 LVMH로부터 계약 취소라는 통보를 받고 허탈감에 빠졌다.

 

티파니의 알렉산드로 보글리오로 CEO는 임직원들을 모아놓고 ‘사태를 조용히 지켜 보자’고 달랬다. LVMH가 갑자기 계약 파기를 들고나온 이유는 무엇일까. 크게 5가지 이유가 꼽힌다.

 

표면상으로는 프랑스 정부가 미국과의 무역 분쟁을 들어 계약 이행을 늦춰달라고 종용하고 있다는 것이 첫째 이유다. 이와 관련해 중국 매체들은 LVMH 측이 미국과 중국 간 무역 마찰의 불똥이 티파니로 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는 점을 꼽았다. 이것이 두번째 이유다.

 

세번째는 보다 본질적인 문제로 돌아가 LVMH가 너무 높게 책정된 인수 가격을 후회하고 있다는 점, 그리고 네번째는 팬데믹이 당초 예상했던 것만큼 쉽게 가라앉지 않는다는 점이다. 다섯 번째는 사소해 보이는 문제다. 티파니 측이 계약 이행에 성실하게 임하지 않고 있다는 주장이다.

 

예컨대 계약 체결 이후 티파니 실적이 LVMH의 기대에 못 미친다는 것, 티파니가 11월 24일 최종 계약 종결 날짜를 12월 말로 연장하자고 주장했다는 것, 팬데믹에도 주주 배당을 했다는 것 등을 도마 위에 올려놨다.

 

미국과 프랑스, 미국과 중국 간 무역 분쟁은 미국 대통령 선거와 맞물려 있고 팬데믹도 시간을 가지고 지켜봐야 할 문제다. 하지만 이들 문제가 원만하게 정리된다 하더라도 인수 가격을 깎자는 것이 LVMH의 속내라는 것이 시장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당초 인수 계약은 162억 달러, 주당 135달러에 체결됐다. 인수 전 시중 가격인 주당 98.55달러에 비해 월등히 높게 책정된 것이 화근이라는 것이다.

 

티파니 측이 미국 델라웨어 법원에 계약 이행을 촉구하는 소송을 제기한 가운데 LVMH도 맞고소 각을 세웠지만 뉴욕 브로커 오펜하이머는 LVMH가 주당 108달러 선의 인수 재협상을 기대할 것으로 전망했다. 유럽 쪽에서는 리치몬트, 케어링그룹의 인수 가능성도 고개를 들고 있다.

 

75개 브랜드 대부분을 창업이 아닌 M&A(기업 인수 합병)로 일궈온 베르나르 아르노 회장의 노련한 협상력에 지배 주주가 없는 티파니가 어떻게 대응할지 주목된다.

 

케어링그룹과의 구찌 인수전, 에르메스 주식 매집 등의 과정에서 베르나르 아르노 회장에게 붙여졌던 ‘캐시미어를 입은 늑대(Wolf in Cashmere)’라는 별명이 새삼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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