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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 특별 기고] 패션이 세상을 구하는 방식, SDGs로 혁명하라!

발행 2020년 01월 03일

어패럴뉴스 , appnews@apparelnews.co.kr

 

이미영 페어트레이드코리아 대표
이미영 페어트레이드코리아 대표

 

이제 지속가능한 패션은 멈출 수 없는 큰 흐름이 되고 있다. 국제사회와 국가의 강력한 정책 드라이브로 지속가능한 패션 시장에 새로운 환경이 조성되고 있고 글로벌 패션기업들은 이미 이를 단순히 장애물로 보는 것이 아니라 기회로 삼기 위한 적극적인 변화에 나서고 있다.

 

 

패션의 사회적, 환경적 영향을 나타내는 위의 숫자들은 역설적으로 지속가능한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패션의 거대한 잠재력을 보여준다.


패션은 전 생애 주기를 통해 지구상에서 두 번째로 많은 물을 사용하며 오염수의 20%를 배출하고 있다. 최근 주목받고 있는 미세 플라스틱의 25%는 패션산업을 통해 생성되어 해양 생태계와 인류 건강에 불가역적인 피해를 입히고 있다.


지구 온난화의 주범인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20%를 차지하고 있는 패션 산업은 이를 하나의 국가로 보면 세계 7번째 이산화탄소 배출 국가에 해당한다고 한다. 이뿐만이 아니다. 세계 경작지의 3%에 불과한 면화 밭에는 전 세계에서 생산되는 농약의 4분의 1이 뿌려지고 있다.


패스트 패션에 의해 소비량이 대폭 증가한 폴리에스테르는 패션 소재의 60%를 차지한다. 폴리에스테르는 면에 비해 3배 이상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할 뿐만 아니라 미세 플라스틱의 주요 원인 물질이다.


이쯤 되면 지구적인 생태위기에 대한 우려가 대표적인 오염산업으로 꼽히는 패션산업에 대한 문제의식으로 확대되는 것은 당연하다.


전 세계 어른들을 놀라게 한 16살의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버그가 시작한 ‘기후 파업(Climate Strike)’은 수백만 명의 동조 파업으로 확산되었고 환경운동가들에 의한 ‘런던패션위크,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라는 장례식 퍼포먼스가 런던 패션위크의 대미를 장식하기에 이른다. 환경을 위해 모든 패션위크는 폐지되어야 한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맥킨지의 보고서에 의하면 지속가능한 패션에 대한 검색량이 3년 사이 3배로 늘어났고 지속가능성을 고려한다는 응답자 비율이 밀레니얼 세대의 경우 75%에 달한다. 그러나 패션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뚜렷한 관심 증가에 비하면 실제 구매로 이어지는 비율은 여전히 낮은 상태이다.


이러한 격차는 일반 소비자가 지속가능성의 의미를 이해하기가 쉽지 않고 원료에서 폐기까지의 복잡한 여정을 단계별로 파악할 수 있는 정확한 정보의 부재, 지속가능한 브랜드를 식별할 수 있는 접근 수단의 부족 등이 소비자의 구매행동을 추동하는데 한계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가치사슬구조의 혁신 없이 마케팅적으로 활용만 하는 패션기업들의 ‘그린워싱’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신도 한 몫 한다.

 

 


소비자 인식과 행동의 이러한 격차를 해소하기위한 국제기구, 산업계, 정부의 움직임이 점차 가시화 되고 있다. UN은 ‘지속가능한 패션을 위한 UN 연합(UN alliance for sustainable fashion)’을 출범시켰고 글로벌 패션 리더인 프랑스가 이에 제일 먼저 화답하고 있다.


프랑스는 2023년까지 판매되지 않은 패션 재고품의 폐기를 전면 금지하고 제조업체, 소매업체의 기부와 재활용을 의무화하는 법안 통과를 앞두고 있다. 마크롱 대통령은 G7 정상회담에서 ‘새로운 패션협정’을 선포했고 현재 250여 개의 브랜드가 빠르게 합류하고 있다.


독일정부는 세계 최초로 정부 차원의 지속가능한 섬유 라벨 ‘Green Button’을 공개하기도 했다. 환경 어젠다가 국제 사회와 정부의 강력한 지지 속에 패션 산업의 중심으로 들어오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패션의 조용한 혁명은 2015년 UN 총회에서 결의한 ‘지속가능한 개발 목표’, SDGs와 연결되어 있다. 2015년 각국의 정상들은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2030년까지 달성해야할 17개의 목표를 채택한다. SDGs는 빈곤, 불평등, 기후, 환경악화, 평화, 정의와 같은 보편적이고 불가분의 관계에 있는 의제들을 포괄한다.


패션 산업은 환경뿐만 아니라 노동, 성별 및 빈곤 문제와도 맞닿아 있다. 현재 패션 산업의 세계시장 규모는 2.4조 달러에 달하고 고용 규모는 7,500만 명으로 가장 큰 고용주 중의 하나일 뿐만 아니라 종사자 중 여성이 80%를 차지한다.


낮은 기술력과 대량 생산 시스템에 의해 작동되고 있는 패스트 패션은 저임금과 젠더 이슈, 인종 차별, 아동 노동 동원으로 부끄러운 부정의 사례를 매일같이 뉴스 판에 쏟아내고 있다.


패션이 야기해온 사회적, 환경적 영향을 최소화하고 인류 공동의 미래를 위한 패션 혁명의 길에 SDGs는 구체적인 좌표를 제시한다.


패션의 사회적 차원은 젠더 평등에 관한 SDG5와 빈곤 퇴치에 관한 SDG1과 직접 연결되어있다. 저임금과 열악한 노동 환경 문제로 고발되고 있는 패션 산업이 노동자의 근무 조건을 개선하는 것은 SDG8을 달성하기 위한 중요한 출발점이 될 것이다.


포용적이고 지속가능한 경제 성장을 위해 완전하고 생산적인 고용은 장려되어야 하고 SDG4의 양질의 교육과 평생 학습 기회 제공으로 직업과 기술의 변화에 대처하는 고용 능력의 유지발전이 이루어져야 한다.


환경과 관련된 수많은 목표들은 패션 산업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SDG6은 물 사용의 효율, 화학 물질로 인한 물의 오염, 폐수 처리와 관련이 있고 SDG13은 막대한 온실가스를 배출하고 있는 패션 산업의 책임을 묻고 있는 핵심 부문이다.


SDG14는 마이크로 플라스틱과 같은 해양 오염 문제 해결을 위한 협력적 접근법을 요구한다.


패션 산업과 SDGs 간의 추가적인 연결고리로 건강과 웰빙에 관한 SDG3은 생산 공정에 사용되는 화학물질이 근로자와 지역 사회에 미치는 건강영향에 대한 모니터링을, 지속가능한 도시에 관한 SDG 11에 따른 의류 재활용을 포함한 폐기물 관리는 폐기 단계까지 지속가능성을 경영 정책에 통합할 것을 요구한다.


이제 지속가능한 패션은 멈출 수 없는 큰 흐름이 되고 있다. 국제사회와 국가의 강력한 정책 드라이브로 지속가능한 패션 시장에 새로운 환경이 조성되고 있고 글로벌 패션기업들은 이미 이를 단순히 장애물로 보는 것이 아니라 기회로 삼기 위한 적극적인 변화에 나서고 있다.


지속가능한 패션의 성장을 위해서는 정부와 산업, 시민 사회 모두의 협력이 요구된다.


정부는 패션의 윤리성, 지속가능성 강화를 위한 정책 환경 조성에, 패션 산업은 SDGs를 비즈니스 가치사슬과 통합하기 위한 대변혁에 나서야 한다. 기존의 기업 CSR은 일회성 자선 활동이 아닌 비즈니스 자체가 사회적 임팩트를 창출할 수 있는 CSV, 공유가치 창출로 재구성되어야 한다.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는 국내 패션은 지속가능성이라는 미래 가치에 투자하고 이를 통해 새로운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


SDGs 목표 달성을 약속한 2030년에는 시민으로부터 존경받는 한국 패션 브랜드의 등장을, 한국 패션의 잠재력이 세상을 바꾸는 ‘선한 영향력’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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