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상하이 한 쇼핑몰의 샤넬 매장 / 사진=글로벌 타임스

샤넬 3~11%, 티파니 10~59%, 롤렉스 5%, 생로랑 15%

에르메스, 몽클레르도 내년 초 5~10% 인상 결정

경기 침체 대비 신규 수요 창출보다 고부가가치 중점

유럽 명품 브랜드들이 9월 말 마감 3분기 실적을 발표한 가운데, 실적이 좋은 브랜드들을 중심으로 가격 인상이 러시를 이루고 있다. 세계적인 인플레이션 압력과 경기 불투명으로 인한 수요 위축이 불가피해 보이지만 명품 수요는 예외라는 자신감이 가격 인상의 배경이다. 새로운 수요 창출보다는 부가가치를 높여 매출과 이익을 늘리겠다는 전략이다.

외신 보도들을 종합하면 올 들어 지난 8월까지 세 차례 가격을 인상한 샤넬은 품목별로 3~11%, 티파니 20~59%, 롤렉스 5%, 루이비통 3%, 버버리 10%, 생로랑 15% 등의 가격 인상을 단행했고, 에르메스는 내년 1월 품목 별로 5~10%, 몽클레르도 내년 봄 10% 인상 계획을 발표했다.

중국 시장의 경우 관영 매체인 글로벌 타임스가 소셜 미디어 플랫폼 샤이홍수를 인용해 지난 2일 자로 샤넬의 대형 2.55백이 7만5,500위안으로 지난해 11월 7만1,500위안보다 4,000위안(546.56달러) 오르는 등 품목별로 가격 인상이 단행됐고, LVMH그룹에 편입된 주얼리 티파니는 품목별로 20~59%까지 가격을 올렸다고 보도했다.

샤넬코리아는 클래식 미디엄 플랩백을 1,237만 원에서 1,316만 원으로 6.2% (2019년 대비 84%) 올렸고, 스몰 사이즈는 1,160만 원에서 1,237만 원, 라지는 1,335만 원에서 1,420만으로 조정했다. 빈티지 라인도 미니 566만 원에서 637만 원, 미디엄 1,239만 원에서 1,316만원, 라지 1,335만 원에서 1,420만 원으로 올렸다. 주얼리 코코 네크 레이스(18k 에이지 골드)는 770만 원에서 870만 원이 됐다.

티파니앤코는 지난 9월 말 가격 안내를 통해 대부분 인기 컬렉션은 10%, 일부 하드웨어는 13% 인상했으나 슐럼베르제 컬렉션은 두 배 이상 올랐다고 밝혔다.

가격표를 보면 티파니1837 네로잉 링 실버가 225달러에서 275달러, 1837 미디엄이 275달러에서 350달러, 와이더 링은 350달러에서 450달러로 인상됐다. 슐럼베르제 코이질리온 브레이슬릿(Schlumberger Coisillion Bracelet Bingle)은 32,000달러에서 50,000달러로 올랐다.

롤렉스는 이달부터 데이토나, 섭마리너, 오이스터 퍼페츄얼 등의 가격을 평균 5% 인상했다. 올들어 두 번째다. 가장 싼 아이템으로 분류되는 롤렉스 데이토나 크로노그라프 모델의 경우 종전 13,900유로(13,583달러)에서 14,600유로로 5.04% 올랐다.

케어링그룹의 대표 브랜드인 구찌가 잠잠한 가운데 생로랑이 일부 인기 품목 가격을 15% 올린 것이나, 버버리 10%, 펜디 6% 인상은 3분기 실적 호조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케어링은 3분기 매출 성장률이 14%로, 구찌가 9%에 그쳤지만 생로랑은 30% 성장을 기록했다. 패션 가죽 부문이 22% 신장한 LVMH나 24% 신장률의 에르메스가 자신있게 가격 인상에 배팅할 수 있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아직 분기 실적 발표를 기다리고 있는 프라다그룹과 까르띠에 등의 리치몬트그룹의 동향도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