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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낙삼] 애자일(Agile) 조직에 대한 ‘오해’

발행 2020년 09월 18일

어패럴뉴스 , appnews@apparelnews.co.kr

최낙삼의 '포스트 리테일'

 

출처 : 게티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

 

애자일 조직은 협업을 강조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전체를 관통하고 이해하는 회사가 리더십을 발휘하여 각각의 역할에 대한 권한과 책임을 정해주지 않으면 협업은 작동하지 않는다

 

다니엘 에크(Daniel Ek)가 스웨덴을 시작으로 서비스를 개시한 스포티파이(Spotify)는 2020년 6월 기준 2억9,900만 명이 사용하는, 우리로 치면 멜론과 같은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분야의 세계 1위 회사다. 이 기업이 유명한 것은 이들이 제공하는 서비스도 서비스지만 필요와 목표, 여건에 따라 조직을 자유롭게 떼었다 붙였다 하는 ‘애자일한’ 조직문화 때문이다.


마치 레고처럼 유기적이고 혁신적인 조직문화는 IT업계 뿐 아니라 은행이나 카드사와 같은 보수적인 기업에도 시사점을 던지며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현대카드를 비롯한 기업들이 3~4년 전부터 ‘애자일’ 조직을 벤치마킹하기 시작했다. 스포티파이의 애자일 조직은 전통적인 조직문화가 가진 경직성에서 탈피함과 동시에 실패와 실험을 용인하는 기업문화의 육성을 강조하며, 가벼운 기업문화를 옹호하는 논리로 이목을 집중시켰다.

 

애자일 조직의 기초 단위는 스쿼드(Squed)다.


구성원(6~12명)은 작지만 프로젝트 수행에 필요한 개발자와 디자이너, 기획자 등이 포함돼 하나의 일을 처리할 수 있는 완결된 성격을 가진다. 여러 개의 스쿼드가 모여 확장된 개념은 트라이브(Tribe)다. 그리고 조직의 크기와 프로젝트 수에 따라 다수의 스쿼드가 만들어질 수 있고 같은 프로젝트의 특성에 따라 트라이브 내에서는 물론 서로 다른 트라이브 사이에서도 비슷한 직무와 역할, 취급하는 기술적 분야가 같은 조직원들의 모임이 길드, 챕터 등의 이름으로 있다.


스포티파이는 이런 횡적인 조직 구성을 장려해왔다. 이런 조직의 형태는 30년 넘게 기업들이 운영해 온 메트릭스(Matrix) 조직과 유사하지만 프로젝트 조직과 기능식 조직을 절충한 메트릭스 조직은 프로젝트가 끝나면 원래 조직 업무를 수행해야 하는 반면 애자일 조직은 조직의 기초 단위가 스쿼드 자체라는데 차이점이 있다.


이론적으로는 애자일 조직은 메트릭스 조직보다 업그레이드된 형태여야 한다. 저성장 시대와 디지털을 기반으로 고객들의 요구가 빠르고 다양한 시대에 맞는 상하뿐만 아니라 좌우 연합을 통해 목표를 달성하는 유연한 형태로 세팅되는 것이 당연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들리는 뉴스들을 보면 이 방식이 실제적으로는 기업에 제대로 스며들지 못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뿐만 아니라 베인앤컴퍼니가 애자일의 대명사라고 추켜세웠던 스포티파이에서 조차 내부로부터 애자일 백서(Scaling Agile @Spotify)는 이상향이었을 뿐 실제로는 폐기를 했다는 주장까지 나오는 실정이다. 애자일 조직이 한계에 부딪힌 것으로 보인다. 이유가 무엇일까.


‘애자일’이라는 단어는 한동안 유행이 되었다.


실제적인 필요와 작동원리에 중점을 두기보다는 외국에서 온 새로운 ‘단어’에 의미를 두고 본질보다 밖으로 보이는 것에 힘을 준 나머지 실제 적용에는 한계를 드러냈다.


애자일 조직은 조직 내에서 역할로 평등하기 때문에 팀 안에서 유기적으로 대화가 이뤄진다고 하더라도 최종적으로 누군가 결정을 하고 책임지는 구조가 설정되지 않으면 갈등과 우선순위에 대한 조정이 불가능해진다. 속도를 내기 위한 조직인데 아무도 결정을 하지 않고 누구도 다른 사람의 결정을 받아들이지 않으니 속도를 낼 수 없다.

 

애자일 조직은 협업을 강조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전체를 관통하고 이해하는 회사가 리더십을 발휘하여 각각의 역할에 대한 권한과 책임을 정해주지 않으면 협업은 작동하지 않는다. 구성원이 각각 해당하는 분야의 전문가로 구성되어 있다 보니 오히려 각자의 주장은 있지만 소통에는 취약할 수 있다.


조직을 명하는 특정한 이름의 일하는 방식이 생산성을 담보하지 않는다. 기업은 위기일수록, 작은 조직일수록, 변화가 많은 시기일수록 결속력이 필요하고 결속력을 다지는 데는 리더십이 가장 중요하다. 혼자 할 수 없다면 책임과 함께 권한을 담아 리더십을 나눠야 한다. 위기일수록 조직에는 신뢰와 책임감이 필요하다. 정직하고 투명하며 협력하여 최선을 다하는 팀웍이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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