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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창 - 배민의 수수료 개편 해프닝 오만인가, 눈치가 없는 것인가

발행 2020년 04월 21일

조은혜기자 , ceh@apparelnews.co.kr

 

 

[어패럴뉴스 조은혜 기자] 4월이 시작되자마자 배달의민족(배민) 이슈가 뜨겁게 달아올랐다.


배민은 기존 월정액(8만8천 원) 광고인 ‘울트라콜’ 중심 요금체계에서 주문 성사 시 5.8%의 수수료를 받는 요금체계인 ‘오픈서비스’로 변경을 결정했다.


울트라콜은 카테고리 내 상호 노출(깃발) 1개당 8만8천 원이 부과되는 것으로, 자금력이 있는 곳이 여러 개의 깃발을 꽂을 수 있다. 배민은 수십, 수백 개를 꽂아 지역 상권을 독차지할 수 있는 문제를 없애기 위해 개편을 단행했다고 밝혔다.


깃발을 3개 이하로 제한하고 상단에 3개 노출되던 ‘오픈리스트’ 광고를 무제한으로 싣는 수수료 체계인 ‘오픈서비스’로 바꿨고 수수료율을 종전 대비 1.1% 낮췄다. 매출 규모가 클수록 수수료가 늘어나는 정률제 서비스로 바뀐 것이다.


그러나 배민의 새 요금체계 개편은 열흘만인 10일 전면 백지화됐다. 소상공인들의 반발이 커지고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비롯한 공공 배달앱 개발 추진, 소비자들의 불매운동까지 빠르게 확산됐기 때문이다. 배민은 이전 방식으로 되돌리고 주요 정책변화를 위한 입점업주들과의 상시 소통기구인 협의체 구성 및 정부 부처와 각계 전문가와 소통을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배민이 엄청난 질책을 받은 이유는 작년 12월 13일 배민 운영사인 우아한형제들이 요기요와 배달통의 모회사 독일 딜리버리히어로(지분 87% 인수, 4조8천억 원)에 인수합병되며 논란과 우려가 커진 상황에서, 코로나19로 펜데믹 와중에 수수료 개편을 단행했다는 것이다.


특히, 배우 류승룡이 “우리가 어떤 민족입니까”라는 대사를 외치며 철가방을 들고 고구려 벽화 안을 내달리는 TV CF로 민족 감성을 어필하며 유명세를 탔기에, ‘우리나라 1등 배달앱’이 해외 기업의 손에 들어갔다는 사실은 배신감(?)을 불렀다. 소비자들은 ‘배다른민족’, ‘배신의민족’, ‘게르만민족’ 등의 말들로 상황을 희화화했다.


딜리버리히어로가 국내 배달앱 2위 요기요(33%), 3위 배달통(11%)에 이어 1위 배달의민족(56%)까지 흡수하며 형성된 외국기업의 독과점 체제, 수수료 할인행사를 하며 어려울 때 힘이 되겠다는 마케팅을 할 시점에 눈치(?)없이 이뤄진 개편은 배민 측 해명대로 문제해결을 위한 타당한 개편이었더라도 비난받을 수밖에 없다.


배민이 얘기하는 ‘자금력 있는 일부 가게가 깃발 수백 개를 꽂아 지역 상권을 독차지하는 문제’는 깃발 개수 제한만 둬도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논란이 예상되는 정률제 수수료 개편은 이용자, 소비자의 마음을 헤아리며 충분한 이해를 구하고, 대외 인식을 어느 정도 개선한 후 시도해도 됐다.


고통을 분담하며 하나로 뭉쳐 코로나19도 슬기롭게 헤쳐가는 민족이라는 감성이 고조된 상황에서 눈치 없는 배민의 사례는 기업들의 대외 커뮤니케이션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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