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준철] 슬기로운 크라우드 펀딩 활용법

발행 2020년 12월 07일

어패럴뉴스 , appnews@apparelnews.co.kr

 

안준철 컨셉크리에이터
안준철 컨셉크리에이터

 

 

크라우드 펀딩을 새로운 소비 플랫폼으로 주목해 보아야 할 만한 움직임이 있다. 가전, 식품, 유통 대기업들의 펀딩 개설이 그것이다. 


LG전자는 자사 노트북과 개성있는 브랜드들과의 콜라보를 통해 가방, 파우치, 캠핑 체어를 연속적으로 펀딩중이고, 삼성전자는 취향을 맞춤 보관해주는 비스포크 냉장고를, SK매직은 ‘무설치 식기세척기’를 진행했다. 


전통적인 식품기업인 오뚜기는 백반디자인의 굿즈인 밥상을, 아모레퍼시픽은 정식 출시전에 ‘피토알렉신’을 선보였다. 유통회사이면서도 이마트는 스니커즈, 차박 텐트, 노이스캔슬링 헤드폰을 크라우드펀딩으로 진행했다.

 

초기 부족한 자본을 해소하고 재고 부담을 덜기위해 1인기업이나 스타트업들이 대거 차지했던 초기 크라우드 펀딩에, 대기업과 전통 기업들의 참여가 본격화되면서 흥미로워지고 있는 것이다. 이에 질세라 우리 패션기업들의 참여도 가속화되고 있다. 

 

 

LG gram x 로우로우 헬멧백
LG gram x 로우로우 헬멧백

 


크라우드 펀딩 참여가 이어지면서 전략적인 목표를 명확히 할 필요가 있음에 주목해야 한다. 철학이 있고 공감 가는 스토리에 취향, 개성, 발견을 중시하는 MZ 세대는 이전 세대의 소비 선택에 분명히 선을 긋고 있다. 개인의 행복을 중시하면서도 윤리적인 가치를 생각하고 상품이 아닌 경험은 물론 적극적인 발견을 공유하면서 같은 세대의 소통을 이끌기도 한다. 사회적 가치에 동참함으로써 자신의 신념을 표출하는 MZ 세대에게는 크라우드 펀딩이 자신들의 명확한 소비 스타일을 표현하는 채널이기도 하다. 우리나라 MZ 세대는 1700만 명(2019년 기준)으로 인구의 34%를 차지하며  성장하고 있는 소비 주체다.


MZ 세대에 대응하려는 기업들에게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은 매우 효과적이다. 새로운 세대를 연구하고 그들에 부합하는 제품과 서비스를 기획하는 사내벤처나 TFT들이 만들어지면서 개발된 제품의 반응을 보기 위한 테스트 베드로써 활용될 수 있다. 


더불어 사전 마케팅의 기반을 확보할 수 있다. 처음 런칭하는 제품의 경우 우선 사용해 본 유저의 경험이 포함된 레퍼런스가 중요한데, 사전 SNS 채널에서의 커뮤니케이션과는 별도로 발견하는 재미를 가진 크라우드 펀딩은 새로운 접근의 제품이라는 이미지를 제시해준다. 그런 이유로 진부화(old)된 제품의 리뉴얼 채널로써 활용할 가치가 있는 것이다. 


또 크라우드 펀딩을 준비하면서 MZ 세대의 펀딩 준거에 맞추게 되고 사전 제품 기획에 반영이 가능해진다. 왜 이 제품이 필요한지에 대한 철학과 역사를 담게 되고 스토리를 만들어 공감을 높일 수 있다. 

 

 

LVMH ‘Made-to-order'
LVMH ‘Made-to-order'

 


예를 들어 LVMH가 개인의 취향을 적극 반영한 ‘Made-to-order’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자신들의 비즈니스를 업그레이드하거나 룰루레몬이 애자일한 밸류 체인을 구축, R&D 기능의 ‘Whitespace(수평적 논의가 가능한 열린 공간)’ 조직을 운영하는 것처럼 내부 개선의 동기를 유발하게 된다.


우리 패션 기업 중 상당 수는 새로운 세일즈 채널 확보를 목적으로 크라우드 펀딩에 참여하고 있는 것 같다. 그래서인지 타깃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오로지 기존 커뮤니케이션을 그대로 가져와 자극적인 언어와 할인만을 제시하는 경향이 많다.


반면 크라우드 펀딩에 참여하는 목적을 잘 이해하는 기업들은 MZ 세대와 교감하는 채널이자, 자신들의 밸류 체인을 진화시키는 계기, 브랜드 경험을 높이는 채널로 활용하고 있다. 


새로운 패러다임의 뉴 노멀이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그런 차원에서 크라우드 펀딩에 참여한 것이라면, 이를 더 전략적이고 슬기롭게 활용해 볼 필요가 있다.



< 저작권자 ⓒ 어패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지면 뉴스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