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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준철] 홈쇼핑의 ‘잃어버린 미래’

발행 2022년 08월 29일

어패럴뉴스 , appnews@apparelnews.co.kr

출처=쇼핑엔티

 

우연한 기회에 홈쇼핑 업계 사람들을 만나게 되었다. 그들은 하나같이 ‘우린 50~60대가 주요 고객층이에요’라고 말했는데, 제법 홈쇼핑 방송을 즐겨봤던 20년 전과 비교해 크게 달라진 것이 없어 보이는 이유가 그 때문인가 생각해 보았다.

 

로우 채널에 집중하는 푸싱 전략은 지금도 홈쇼핑의 핵심 경쟁력이지만 TV 시청 수요는 감소하고 있고 송출 수수료 부담은 커지면서 지난 2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대부분 역신장했다고 한다.

 

이미 오래전부터 거시환경이 빠르게 바뀌고 있는 상황을 눈치챈 많은 홈쇼핑사는 넥스트 커머스 방향을 모색하고 있지만 눈에 띌 만큼의 성과는 내지 못하는 듯 하다.

 

TV홈쇼핑은 누구를 핵심 타겟으로 봐야 하는가. 이미 홈쇼핑을 편안하게 받아들이는 시니어층과 실버층에 집중해야 할지, 새로 유입되는 젊은 주부를 포함 MZ세대까지 경험을 높이는 채널 전략으로 가져갈지 판단에 따라 추구해야 할 전략이 당장 달라진다.

 

사실 경제력을 갖춘 시니어 이상 타겟에게 설득력이 강점인 TV홈쇼핑은 매우 매력적이다. 하지만 이커머스가 본격화된 20년 전 각광받던 카탈로그 홈쇼핑은 지금 사라지고 없다. 모바일이 보편화되고 다양한 SNS의 융합적인 컨텐츠에 익숙한 타겟들이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게 되면 지금의 TV홈쇼핑 역시 올드 채널로 외면받게 될 것이다.

 

결국 지금의 TV홈쇼핑을 대체하는 넥스트 커머스를 준비해야 하는데, 다음 단계의 진화를 위해서는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쌓인 경험 지식이 기반이 되어야 한다. 그런데 TV홈쇼핑을 보고 있노라면, ‘아직도’라는 말이 무의식중에 나올 만큼 진화의 흔적을 찾아보기가 어렵다.

 

우선은 송출수수료가 방송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60%까지 치솟은 현실에서 안정적인 정액제, 이미 검증받은 제품 위주의 편성에 매몰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자연히, 새로운 시도는 후순위로 밀리게 되고, 넥스트 커머스에 필요한 내부의 축적된 역량은 더 부족해지는 악순환이 불가피해진 것이다.

 

그나마 강점이라 생각했던 라이브 커머스는 송출수수료 굴레에서 벗어날 수 있어 많은 홈쇼핑사가 꿈꾸는 방향이지만, 이마저도 쉬워 보이지 않는다.

 

QVC는 오래전부터 10~15분 정도의 숏폼을 만들어 왔고, 만들어진 비디오는 원 소스 멀티 유즈가 일반적인데, 홈쇼핑은 1시간 프레젠테이션 포맷에만 익숙하다. 또 제품 중심의 방송에만 집중한 나머지 유입된 고객들을 일회성 고객들로 관리하였다.

 

가치를 제공하면서 팬층을 만드는 노력, 예를 들면 브랜디드 프로그램이나 커뮤니티, 앰배서더 프로그램 등을 계속 이어갔다면 비싼 송출료를 지불하는 동안 유입된 고객들을 내부 고객화하는 일도 가능했을 것이다.

 

사실 넥스트 커머스의 방향은 이미 모두가 알고 있다. 브랜디드 컨텐츠와 미디어의 기능이 먼저 제시된 후 커머스가 뒤따르는 공식이 그것이다. 새로운 가치 제안, 콜라보레이션, 인플루언서의 추천 그리고 안목을 갖춘 큐레이팅으로 커머스가 제시되면서 구매의 당위성이 제공되는 것이다.

 

홈쇼핑 사들은 다양한 상품 파이프라인을 만드는데 투자할 여력이 충분히 있었다. 별도의 롤업(Roll-ups) 컴퍼니 운영, 크라우드펀딩 설립, PB 기획 연구소, 융합 콜라보레이션 등이 투자 예시가 될 수 있다. 미디어, 소셜, 이슈, 커머스를 담는 라이브 커머스 포맷을 연구하고 진짜 인플루언서와 전문가, 앰배서더 등이 라이브 방송을 진행할 수 있다.

 

홈쇼핑 업계는 대안 없는 미래를 맞이하고 있다. 홈쇼핑 본래의 가치를 만드는 시도가 현재의 플랫폼에서 진행되어야 하고, 그래야 넥스트 커머스로 진화할 수 있다.

 

안준철 컨셉크리에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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