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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승기] 깐깐한 상사들의 시대가 저문다

발행 2022년 10월 11일

박해영기자 , envy007@apparelnews.co.kr

출처=게티이미지

 

코로나로 금지됐던 부서원들과의 점심 식사가 가능해졌다. 며칠 전 팀장들과 식사 중 나눈 대화 중에 나도 여전히 여느 사람들과 같이 ‘깐깐한 상사’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래도 한가지 다행인 점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직원들이 배울 점이 있다고 여겨주는 부분이었다.

 

그냥 지나쳐 넘길 수도 있겠지만, 나는 이참에 내 리더십 스타일에 대해 깊이 고민해보기로 했다.

 

최근 조직심리학의 대가인 애드거 샤인 MIT 슬론 경영대학원 교수는 향후 리더들에게 필요한 능력은 지시가 아니라 협력이라고 강조했다.

 

그가 무려 50년간 연구한 ‘리더의 질문법(Humble Inquiry)’에서 그는 이 시대의 리더들에게 최고의 덕목은 겸손이라고 했다. 그 이유는 지금처럼 변화의 속도가 빠르고 업무환경이 끊임없이 변하는 ‘불확실성의 시대’에 누구 한 사람의 생각으로만 위기를 극복해 나가는 것은 불가능하고, 많은 리스크가 따르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실제 환율과 금리 등 세계 경제는 ‘불확실성의 시대’를 넘어 ‘초 불확실성’의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그 원인은 세 가지로 요약되고 있다. 먼저 3년째 접어든 팬데믹이 끝나기도 전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공급망 불안정이 커졌고, 인플레이션 등이 불확실한 경영환경을 부채질하고 있다. 아울러 매년 심각해지는 가뭄, 홍수, 온난화와 같은 기후 위기로 인한 식량난과 수습 불안정까지 겹치면서 사태가 더욱 악화되고 있다.

 

이러한 초유의 위기를 극복해 나가기 위해서는 지금까지 와는 다른 리더십의 협력적 스타일과 겸손한 태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팀원들은 결코 깐깐한 상사와 자신들의 의견을 자유롭게 주고받으며 대화할 수 없기 때문이다.

 

아이폰의 창시자 스티브 잡스는 미국에서도 깐깐한 상사로 정평이 나 있었다. 그와 같이 수십 년간 일했던 애플 모바일 광고 수장 앤디 밀러는 “그에게 새로운 생각을 제안하는 것보다 그냥 참고 일하는 편이 훨씬 덜 스트레스 받는 선택”이었다고 회고한다.

 

사실 국내 현실을 비춰봐도 이해가 가는 부분이다. 지금까지 기업에서 실력 있는 리더란 정확한 방향을 제시하고 즉각적으로 답을 알려주는 일명 ‘Decision Maker’였다.

 

기업의 꽃이라 불리는 임원 자리는 거저 딸 수 있는 게 아니다. 그만큼의 노력과 판단, 책임의 시간이 지난후에야 비로소 얻어지는 것이다. 실제 21년 기업경영성과 평가 사이트 CEO스코어가 30대 그룹 184개 상장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직원 수 대비 임원 비율은 0.87%로 나왔다. 즉 직원 115명 중 1명만이 임원이 된다는 얘기다.

 

이렇게 수능(?)보다 더 치열한 경쟁을 이겨내고 마침내 최고 리더의 위치에 올라간 사람들에게 결정이란 바로 책임이다.

 

그러니 지금의 리더들은 ‘당신의 자신감은 잠시 접어두고, 직원들의 이야기를 듣고, 협력하시오’라는 말이 언짢게 들릴 수도 있을 것이다. 그 익숙한 구조는 한국 특유의 군대 문화까지 더해져 상명하복의 정신이 가미되면서 더욱더 고착화된 결과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이제 경험과 연륜이 쌓인 리더들이 자신의 생각과 판단만을 믿고 조직을 운영해 나가는 것은 시대정신과도 맞지 않는다. 앞으로의 시대는 분명히 지금까지 해온 방식으로는 더 이상 성공하기 어렵다는 현실을 받아들여야 한다. 새로운 세대와 융합하는 방법을 알지 못하면 기업이든 조직이든, 그 미래는 불투명하다.

 

깐깐함은 좀 줄여 나가고, 소통하고 배우고 협력하는 리더가 되어보자.

 

정승기 메트로시티 전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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