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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마당 - 김인호 비즈니스인사이트 부회장
유니클로의 또 다른 혁신

발행 2019년 04월 25일

어패럴뉴스 , appnews@apparelnews.co.kr

 

월요마당 - 김인호 비즈니스인사이트 부회장

유니클로의 또 다른 혁신

 

 

바지 하나를 만드는데 드는 물이 50리터(ℓ)라고 한다. 정확하게 말하면 청바지 최종 가공 공정의 세정 과정에서 사용되는 물의 양이 그만큼이다. 가정용 식수 페트병 2리터가 25개나 사용되는 것이다.


이것은 90년대부터 색 바랜 빈티지 청바지가 인기를 끌면서 불가피하게 나타난 현상이다. 빈티지 진을 만들기 위해서는 데미지 가공을 하는데, 여기에서 엄청난 먼지가 발생하고 이 과정에서 세정 작업을 위해 1착에 평균 50리터의 물이 사용되는 구조다.


전 세계에서 1년에 약 24억장의 청바지가 생산되는데, 산술적으로 약 1,200억 리터의 물이 청바지 세정에 사용되는 것이다. 이 수치를 이해하기 쉽게 풀어보면, 국제규격의 수영장( 50m X 25m X 2m) 4만8천개에 채워야 하는 양이다.


“지구 환경은 임계점에 달했다. 그래서 LA에 JIC (Jeans Innovation Center)를 만들고, 환경을 고려한 의류 만들기에 집중하고 있다.” 유니클로 야나이 회장이 방송에 나와서 한 말이다.


그가 지적한 것처럼 많은 기업들이 청바지를 만드는데, 인간적인 고뇌를 했다. 2009년, 데미지 가공을 위해 샌드 블러스트를 사용하던 터키 노동자가 진폐증으로 사망하면서, 모래 먼지의 실리카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샌드 블러스트 방식은 모래를 압축 살포해서 데님의 색 바랜 느낌을 만들고, 데님 원단을 부드럽게 하는 장점이 있어서 오랫동안 사용되었다. 하지만 진폐증 문제로 2011년부터 리바이스, H&M, 타겟 등이 샌드 블러스트 방식을 규제하였다.


최근에는 경석을 사용한 스톤워싱 방식이나 샌드페이퍼를 써서 데미지 가공을 하는데, 상당한 인력이 동원되면서, 이들 역시 섬유에서 발생하는 먼지를 피할 수는 없는 현실에 직면해있다.


유니클로 JIC에서는 이런 문제 인식을 공유하고, 빈티지 청바지의 새로운 프로세스를 만들었다. 우선 스톤워싱 데미지 가공을 레이저로 바꿨다. 레이저 열로 데미지 가공을 하면서 모든 청바지에 균질한 톤이 생겼다. 문제는 레이저 열을 투과하는 시간을 단축하는 것이었다. 최초에 1착 3분이 소요되던 것을 1착 60초 이내로 개선해서 대량생산의 기반을 확보했다. 아울러 레이저로 데미지 가공을 바꾸면서 세정에 사용되는 물을 줄임은 물론, 세정 방식을 제트분사 시스템으로 개선해 최초 물 사용량의 9%(약4.5리터)로 1착에 45리터의 물을 줄일 수 있게 되었다. 


유니클로 사례는 환경 배려도 있지만, 방글라데시 공장 다음의 수순을 고려한 혁신적 측면도 있다. 3,990엔의 양질의 청바지를 만들기 위해서는 인건비가 싼 방글라데시 공장을 대체할 만한 곳이 현재는 없다. 중국, 베트남에서 그랬던 것처럼 방글라데시의 인건비도 조만간 앙등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미리 대비하는 것이다.


94년에 1,980엔의 ‘프리스’를 선보이며 야마구치 지방 기업이 Unique Clothing Warehouse가 전국구 기업으로 도약하면서 이름을 바꾼 것이 유니클로다. 2003년에는 도레이와 협력으로 ‘히트텍’을 발매 일본 최대 기업으로 우뚝 섰다.


수 차례 히트텍을 개량해서 글로벌 기업으로 확장을 했고, 2009년에는 ‘울트라 다운’으로, 그리고 2016년에는 ‘와이어레스 브라’ 를 통해 혁신성을 계속 증명해 왔다. 와이어레스 브라는 소재 혁신은 물론 상품군의 축소라는 관점에서 혁명적인 상품이다.


이렇게 매번 창의적인 상품 활동을 하던 기업이 사회, 환경을 배려하는 선도적인 시도를 행할 때, 시장이 어떻게 받아들이고 화답할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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