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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 김홍기의 패션 인문학 <6>
마스크가 패션이 되기까지

발행 2019년 01월 24일

어패럴뉴스 , appnews@apparelnews.co.kr

특별기고 - 김홍기의 패션 인문학 <6>

 

마스크가 패션이 되기까지

 

우리는 항상 변화하는 세상의 현실에 맞서 패션을 만들고 퍼뜨린다. 패션은 우리 도처에 있다.

 

특정 기능을 위해 사용한 패션품목은 오랜 기간에 걸쳐 사람들에게 사용될 경우, 문화적 의미를 갖고 당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을 움직인다.


최근 미세먼지가 극성이다. 필자도 며칠 동안 아예 칩거를 택할 만큼, 미세먼지는 사회적인 골칫거리가 된지 오래다. 거의 모든 사람들이 마스크를 쓰고 거리 위를 걷는다. 미세한 세균이 인간에게 질환을 일으킨다는 생각은 16세기 중반에 등장했다. 하지만 이 사실을 과학적으로 증명한 이는 19세기 후반, 프랑스의 과학자 루이 파스퇴르다. 이후 마스크는 의료 수술용으로 사용되었다. 수술용 마스크는 과학적으로 세균의 존재를 가시화한 일종의 패션 액세서리였다.


최근 사람들이 수술용 마스크를 쓰는 풍경은 2002년 홍콩에서 발원한 사스(Sars)의 기억을 연상시킨다. 몇 주 안에 사스는 홍콩에서 시작, 37개국으로 번졌고 774명이 사망했다. 전국적인 유행병이 되었다. 사태규모 면에서, 사스는 하찮은 수준이었다.


역사적으로 1918년 스페인 독감이 엄청나게 유행했다. 이로서 5천만 명이 사망했다. 일본에서만 2천3백 만 명이 감염되었다. 당시 마스크는 거리와 직장, 가정 내 풍경까지 바꾸었다. 수술용 마스크는 최근 아시아 전역에서 미친 듯 팔리는 최고의 비즈니스 상품이다.


1918년 두 명의 의사가 현재 사용되는 2.54센티미터 당 300개의 실로 밀도 있게 짜인 표준화된 마스크를 만들어냈다. 1930년대 이후 많은 의사들과 디자이너들이 마스크의 소재를 실험했다. 고무에서 셀로판, 폴리비닐 플라스틱 등, 지난 수십 년 동안 귀에 걸 수 있게 개발이 되고 필터도 다변화되었다. 1960년대 후반, 유리섬유 소재의 발명과 함께 쓰고 버리는 1회용 마스크가 등장한다. 2009년 신종 플루는 각종 마스크의 소재와 디자인 개발에 박차를 가하게 한 사건이다. 본격적인 마스크 용 장식도 들어간다. 가린 얼굴을 완화하기 위한 시책이었다.


오늘날 우리에게 익숙한 미세먼지 마스크는 보그마스크(VOGMASK)란 것이다. 이것은 매년 네바다 주의 블랙락 사막 지역에서 열리는 버닝맨 축제에서 사람들이 쓰면서 시작되었다. 이 회사는 최근 인도 출신의 패션 디자이너인 매니시 아로라와 협업을 해서, 한정판 마스크를 제작했다. 패션에 예민한 고객을 위한 제품을 만든 것이다.


2014년 중국의 패션 위크에는 모델들이 런웨이에서 마스크를 쓰고 나오기도 했다. 최근 베이징에서 첫 번째 스모그 경고가 울렸고, 이후 얼굴 마스크는 매장에서 재고가 동날 정도로 팔렸다. 인도네시아 전역에서 광범위한 산불이 났고, 그 결과 말레이시아 수도 쿠알라룸푸르에는 연일 스모그가 자욱했다. 마스크를 쓴 사람들이 나타났다.


그런데 일본은 왜 페이스 마스크를 쓸까? 적어도 아시아의 다른 나라와 다른 안전한 오염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나라에서 말이다. 놀라운 것은 일본인들은 2011년 지진에 의한 후쿠시마 원전사고가 일어나기 훨씬 전부터 마스크를 써왔다는 점이다. 대다수의 사람들은 그것은 자신의 건강을 지키고 질병이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고 알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마스크 착용만으로 바이러스의 침투를 막을 수 있다는 증거는 없다. 일본은 사회적 예절 위에 삶의 토대를 세운 나라다. 몸이 좋지 않거나 감기에 걸리면 마스크를 쓰는 것이 옮은 행동이란 점이다.


이외에도 얼굴을 절반씩 가리는 마스크는 하는 이유가 있다. 점차 사람들은 화장을 이유로 마스크를 쓴다. 그들은 메이크업을 하지 않았을 때, 민낯을 드러내는 걸 꺼린다. 마스크를 씀으로써 사람들은 공적인 자리에서 자신의 감정을 숨긴다. 혼네와 다테마에라는, 속마음과 겉마음의 다른 양상을 표현하는 그들의 문화적 유전자 때문이다.


최근 일본의 한 뉴스 사이트에서 시부야 거리의 청소년 100명에게 설문조사를 했다. 이중 30퍼센트는 질환과 전혀 상관없는 이유로 마스크를 쓴다고 답했다. 눈이 커 보여서, 만화 속 주인공처럼 보여서, 얼굴이 작아 보여서라고 그 착용 이유를 답했다. 로리타 걸은 핑크색 마스크를 하고 반면 블랙메탈 팬들은 검정색 가죽마스크를 징을 박아서 사용한다.


이러한 패셔너블한 수술용 마스크를 만드는 공급업자는 피코 마스트란 회사다. 이들은 군대의 위장용 카모 무늬를 사용한 마스크를 만들기도 했다. 우리는 항상 변화하는 세상의 현실에 맞서 패션을 만들고 퍼뜨린다. 패션은 우리 도처에 있다.

 

/패션큐레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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