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 김동억의 마켓 인사이드(7)
가속의 시대 ‘소비자’가 아닌 ‘사람’을 연구하자

발행 2016년 03월 1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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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억의 마켓 인사이드(7)

가속의 시대 ‘소비자’가 아닌 ‘사람’을 연구하자

‘의식주’의 제일 첫 번째를 차지하는 것도 옷이요, 한국만큼 타인들의 시선을 의식하며 스스로를 브랜드로 감싸는 나라도 그렇게 많지 않다. 그러니 흙수저든 금수저든 우리는 소비자들이 쥐여 준 수저를 들고 있다.

작년부터 흙수저와 금수저에 대한 이야기가 점심 대화를 장식하고 아파트 수준에 따라 놀이터를 따로 쓰는 아이들이 많다는 이야기가 신문을 뒤덮는 것을 보면 가슴이 답답해진다.‘휴거’라는 표현을 쓰며 경제적인 차등으로 사람을 평가하고 경제적인 안정성이 사람을 평가하는 잣대가 되어 버린 세상, 청년 취업이 하늘에 별따기 인데 사실 기업에서는 사람 구하기가 힘들다고 투정하는 것도 이젠 진부할 정도로 오래된 이야기이다.
어느 순간 갑자기 든 생각은 이 ‘수저론’이라는 것이 관점에 따른 등급이나 계급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70~80년대 한국 산업화의 토대를 닦은 세대들은 수저조차 없던 시절을 겪어 내야 했다. 그리고 복지나 행복에 대해 고민할 겨를도 없이 뒤도 돌아보지 않고 달려 나가던 시절이었고 기회의 장은 무궁무진했다.
그러나 고도 성장기를 지나 산업화와 IT의 발전을 지나면서 취업 희망 인구가 늘었음에도 일자리는 줄어들고 구직자들의 눈높이는 높아지고 있다.
예전에는 먹고 살 수 있냐 없냐로 고민했고 맨손으로 주먹밥이라도 먹어야 했던 시절일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적어도 이전 세대에 비해 ‘수저’ 라는 도구는 있는 세대가 아닌가. 패션 시장은 해외 브랜드를 벤치마킹하던 80년대를 거쳐 90년대에 들어 고유 브랜드들이 넘쳐나기 시작했고 2000년대 유통의 발전과 더불어 성숙기를 거쳐 아웃도어의 폭발, 그리고 지금에 이르렀다.
지금은 힘들다는 핑계거리가 많은 시기이다. SPA, 온라인 가격 경쟁, 직구 등 패션 관계자들이 모여 이야기보따리를 풀 소재가 많다. 그러나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사람들은 아무리 힘들어도 옷을 사 입고 있으며 패션시장은 성장하고 있다.
의류시장을 비하하는 말로‘걸레 시장’은 이제 끝났다고 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의식주’의 제일 첫 번째를 차지하는 것도 옷이요, 한국만큼 타인들의 시선을 의식하며 스스로를 브랜드로 감싸는 나라도 그렇게 많지 않다. 그러니 흙수저든 금수저든 우리는 소비자들이 쥐여 준 수저를 들고 있다.
요즘 알람 시계나 수첩, 전화번호부, 휴대용 게임기 등을 가지고 있는 사람을 본 적이 있던가. 스마트폰의 발전으로 매우 많은 카테고리의 산업들이 사라져 버린 것에 비하자면 아직 패션 시장은 살아있고 여전히 용솟음치기 위해 노력 중이며 아직 가야할 길이 많다.
안경 시장을 새로 재편한‘와비파커’처럼 기존질서를 재편하는 방법도 있다.
전통산업이라 생각하고 한정지어 버릴 일이 아니라는 얘기다.
불과 십 수 년 전만 해도 옷을 입어보지도 않고 구매한다는 건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다. 앞으로는 이보다 더욱 생각지도 못했던 일들이 당연하다는 듯이 펼쳐질지도 모른다. 일년이 하루처럼 변화하는 가속의 시대에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제안하고 따라간다는 것은 매우 힘든 일이다. 하지만 이런 시대에 가만히 앉아 세월 탓만 하는 것은 아무런 해결책이 못 된다. 공부하지 않으면 하루아침에 후배들의 길이나 가로막는 ‘꼰대’가 되어버릴 가능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다.
전에 얘기했던 것처럼, 소비자가 아닌 사람에 집중하고 인구학적 시각으로 상황을 분석하는 습관을 가질 필요가 있다.
때로는 울타리를 벗어나야 본질이 보이는 법이고, 기존의 경험과 지식을 버려야 새로운 것을 채울 수 있다.
만드는 것도, 파는 것도, 입는 것도 모두 사람이 하는 일이다.

/동아TV 전략사업국 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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