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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경] “패션 블로거에게는 아직 12건의 공익 신고가 남아있습니다”

발행 2021년 07월 22일

어패럴뉴스기자 , appnews@apparelnews.co.kr

 

이재경 '패션법 이야기'

 

 출처=‘다이어트 프라다(Diet Prada)’ 인스타그램 계정

 

이제 더 이상 방송국, 신문과의 싸움이 아니다. 21세기의 적, 상대방은 온라인, 가상세계에 존재하고 있다. 이 시대의 친구, 키다리 아저씨는 인터넷에서 살아 숨 쉬고 있다. 패션 업계에서도 가까운 곳, 같은 공간에 적군과 아군이 공존하며 우리를 바라보고 있다.

 

최근 밀라노의 패션하우스 ‘돌체&가바나(이하 DG)’가 저명한 패션 블로거 토니 류, 린지 슈일러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사건은 오늘날 패션 시장의 영향력에 대한 모든 것을 말해준다.

 

사연인즉슨, DG 소속 디자이너가 반 아시아적 발언을 했다는 내용을 자신들의 블로그에 올려, 중국 등 아시아 전역의 불매운동을 불러온 미국의 블로거 2명을 상대로 DG가 이탈리아 법원에 미화 6억 달러 (한화 약 6774억 원)의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2019년 밀라노 민사법원에 제기된 소송은 사건 당사자 블로거들이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 ‘다이어트 프라다(Diet Prada)’에 피소 당한 사실을 뉴스로 포스팅함으로써 널리 퍼지게 되었다. 미국 등 전 세계 수많은 팔로어들을 거느리고 있는 이 블로그 포스팅에는 많은 댓글과 크고 작은 반응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다.

 

수많은 독자들이 해당 블로그의 패션 디자인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 포스팅과 사회쟁점에 대한 의견들을 오랫동안 지켜봐 왔고, 그들이 게시한 글 하나하나에 촉각을 곤두세워왔던 만큼 이번 뉴스는 전 세계 패션 시장에 널리 알려질 수밖에 없었다.

 

이 사건의 경우, 블로그 측 변호사의 “이런 소송들은 모두 다이어트 프라다 블로그를 침묵시키고 블로거들을 속박하기 위한 시도”라는 의견에서 오늘날 패션계의 모든 것이 드러나고 있다. DG 측 변호사들이 기자들의 집요한 질문을 피하는 상황만으로도 우리는 패션 블로거의 위상을 쉽게 알 수 있다. 보그, 엘르 등의 패션 미디어의 영향력은 근근이 유지되고 있지만, 이제 우리는 21세기 온라인-모바일 시대, 그리고 인종, 계급, 종교, 문화 등 각종 사회, 문화적 차별에 대항하고자 하는 ‘사회적 올바름’, 즉 PC(Political Corretness)를 외롭게 지적하는 블로거/인플루언서들과 같이 호흡하고 있다는 사실을 간과할 수 없다.

 

이 사건을 조금만 더 살펴보자. DG는 2018년 11월 상하이 패션쇼를 앞두고 이를 홍보하는 동영상으로, 세계 패션 시장 점유율 깡패인 중국, 그리고 중국 특유의 문화를 비하하는 내용이 포함된 프로모션을 진행하면서 사건은 시작되었다. 서투른 젓가락질을 놀림감의 소재로 사용한 의도가 이 모든 문제의 시작이 된 것이다.

 

이러한 프로모션에 대해, 다이어트 프라다 계정에 모욕적인 댓글들이 달리고, 인스타그램 채팅에 올려지자, 아시아권에서의 보이콧이 일고, 그 후유증으로 패션쇼까지 취소당한 것이 그 전말이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DG의 패션쇼만 취소된 게 아니라 DG의 아이템을 취급하던 도매/소매업자와 패션상점들까지 DG 상품을 거부하는 사태가 벌어졌고 언제든지 흔쾌히 지갑을 열였던 큰손 중국인들을 포함해 아시아인 VIP들이 DG 브랜드와 단칼에 손절하는 엄청난 후폭풍이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DG 측은 처음 DG의 소셜미디어 계정이 해킹당한 것이라고 어설프게 주장했지만, 결국 중국 소비자들을 포함 지구촌 모든 이들에게 사과하는 동영상을 게재해야만 했다. 그러고도 DG는 해당 블로그에 브랜드 이미지 복구 및 패션쇼 취소 등 실질 손해에 대하여 5억 유로를 청구하고 있다.

 

패션계에도 위키리크스 같은 존재들이 각종 표절, 미투 등을 감시하는 만큼 이제 전쟁터는 온라인으로 옮겨져 한층 더 치열해지고 있다. 패션계의 어두운 곳을 밝히는 공익 신고는 누구의 몫인가. 브랜드를 부당하게 압박하는 횡포는 누구의 책임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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