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 채용 전쟁에서 살아남기

발행 2022년 11월 21일

박선희기자 , sunh@apparelnews.co.kr

사진=잡코리아

 

이력서가 들어오지 않는다.

 

이름있는 미국계 기술 기업의 대표도 이력서가 안 들어온다 하고, 대기업 임원은 젊은 직원들이 발 한 쪽만 담근 채 언제든 사표를 쓸 태세여서 눈치 보기 바쁘다고 했다.

 

그래서 아이러니하게도 채용 플랫폼들의 매출은 작년과 올해 급상승했다고 한다. 무료 채용 공고에 지원자가 없으니, 기업들이 돈을 내는 유료 채용 광고를 내고 있기 때문이란다.

 

팬데믹은 많은 것을 바꾸어 놓았지만, 그중 가장 크게 바뀐 것 중 하나는 직장과 직업의 의미다.

 

비대면, 재택, 단축 근무 등 새로운 업무 방식에 사람들이 적응했을 뿐만 아니라, 디지털화에 따른 플랫폼 노동자, 인플루언서 등의 프리랜서, 긱(Gig) 경제(필요에 따라 사람을 구해 임시로 계약을 맺고 일을 맡기는 형태의 경제 방식)의 임시 노동자 등 한 마디로 탈(脫) 제도권의 노동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었다.

 

그 결과 팬데믹 기간 모든 분야와 산업이 그러했듯 노동 시장 역시 극단의 양극화 양상을 보이고 있다. IT와 대기업, 아니면 임시 노동자. 그 중간의 노동 시장은 인기가 없다.

 

팬데믹 기간 자산 가격의 상승으로 임금 노동의 가치가 하락한 것도 크게 보아 원인이겠지만, 더 근본적으로는 조직의 성장보다 개인의 성장이 중요한 가치관의 변화가 자리 잡고 있다.

 

그럼 어떡해야 할까. IT 같은 유망 업종도, 복리후생이 빵빵한 대기업도 아닌 중소기업들은 채용을 포기해야 할까. 새로운 세대의 채용을 포기한 기업이 이런 격변의 시대에 과거의 인력으로 지속 생존하는 일이 가능하긴 한 것일까. 당연히 불가능하다.

 

그래서 유통 대기업부터 패션 대형사들이 앞다투어 이전과는 다른 조건과 방식의 신입사원 공채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선 것이다.

 

중소기업도 마찬가지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지금 기업들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현안은 채용이다. 새로운 세대의 채용에 실패한다면, 새로운 시장에서 살아남는 일은 미션 임파서블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지금의 시대는 비밀이 없다. 익명의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각 기업의 현실이 적나라하게 펼쳐져 있다. 빅데이터를 사서 파는 플랫폼에서는 기업들의 리얼한 수치들이 낱낱이 파헤쳐져 유통된다. 그러니, 칼자루의 주인은 바뀌었다. 기업들이 조직 문화를 바꾸는 길 외에 방법은 없다.

 

무엇보다 지금 각 기업에 있는 기성세대의 인식이 바뀔 필요가 있다. 요즘 젊은이들은 그냥 놀기 좋아하는 ‘애들’이 아니다.

대표적인 디지털 금융 회사인 토스는 높은 연봉과 복리후생으로 유명하다. 하지만 동시에 엄청난 업무 강도와 냉혹한 평가로도 악명이 높다. 회사 역시 워라밸과 안정감을 원하는 지원자라면 행복을 느끼기 어려울 것이라고 사전에 친절하게 안내를 한다.

 

그런데도 토스는 취준생들이 가장 가고 싶어하는 인기 직장 최상위에 매년 꼽힌다. 그 이유는 자율적인 업무 환경, 자기 계발의 기회 때문이다. 결국 이직을 한다 하더라도, 그 경험이 스스로를 성장시켜 새로운 기회를 만날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이 있는 것이다.

 

캐나다 요가복 ‘룰루레몬’은 일을 하다 퇴사해 창업하는 사람들을 지원하고, 그들을 브랜드 앰버서더로 만든다. 매장에는 이들의 사업을 소개하는 사진이 전시된다. 그 결과 양질의 지원자 증가는 물론 근속 연수가 증가하는 효과를 거뒀다.

 

채용 전쟁이 시작되고 있다. 조금 과장하자면, 지금은 디자인실보다 인사팀이 더 큰 창의력을 발휘해야 할 때다.

 

박선희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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