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석] 코로나 이후의 중국이 말해 주는 것

발행 2021년 07월 19일

어패럴뉴스기자 , appnews@apparelnews.co.kr

지난 2019년 피티워모에 참가한 브루넬로 쿠치넬리 / 출처=중앙일보

 

올해 6월 말 중국 어패럴 시장의 상반기 결과가 나왔다.


성인 캐주얼과 스포츠, 여성복 뿐만 아니라 성장이 크게 둔화됐던 남성복까지 전에 없던 신장률을 기록했다. 특히 2019년 대비 눈에 띄게 신장한 브랜드들도 생겨나고 있다. 이는 2020년 1월 코로나 펜데믹 발발 이후 중국 내 남성복들이 빠르게 변화를 시도한 결과이기도 하다. 현재 중국 백화점 내 남성복매장은 코로나 이전과 이후로 현저하게 나뉜다.


코로나 이전 브랜드들은 1월 삐띠워모를 시작으로 봄 시즌 3, 4월, 한국, 일본 출장, 여름 시즌 5월 한국, 일본 시장조사를 하는 것이 디자인실의 기본 스케줄이었다. 이태리의 소재, 한국의 스타일, 일본의 디테일 등 각국의 참고 사항이나 참고 브랜드도 정답처럼 정해져 있었다.


하지만 코로나로 해외 출장이 막히면서, 아이러니컬하게도 획기적인 변화가 시작됐다. 예전엔 샘플을 베끼고 공장이나 프로모션에 많이 의존한 반면 창의적인 디자인 연구와 포지셔닝에 대한 고민이 이루어지면서, 그들만의 스타일이 나오기 시작한 것이다. 그러한 변화를 주도하고 있는 브랜드로, 저장성의 빠오시니아, 북경의 웨이크도어, 상해의 웨스카니 등을 들 수 있다. 전통적인 클래식 정장 브랜드 진리라이, 야걸 등도 여전히 건재하지만, 기존 상품 개발 시스템에 큰 변화를 가하 지는 못하고 있다. 

 

중국 백화점 남성복 매장의 가장 큰 변화는 그 많던 소규모 브랜드들이 2020년 코로나 사태 이후 대거 정리되고, 생존한 브랜드들의 매장 평수는 두 세배 커졌다는 것이다. 그들은 더 공격적인 영업과 마케팅으로 활력과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필자가 재직중인 빠오시나아는 올 상반기 매출이 전년 대비 60%, 19년 대비 30% 신장했다. 회사 주가는 19년 대비 3배로 치솟았는데,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와의 콜라보, 유명 연예인 모델 마케팅, 젊고 세련된 정장으로의 변화, 캐주얼 비중 증가 등을 통한 신고객 유입이 고성장의 바탕이 되고 있다.

 

웨이크도어 역시 칼라와 스타일을 더 젊게 차별화하고 공격적인 매장 확장으로 눈에 띄는 신장세를 보이고 있다. 웨스카니는 유럽 소재 비중이 80% 이상이지만, 중국 소비자에 맞는 기획으로 매년 변화가 눈에 띄는 브랜드로, 신장률도 상해 브랜드 중 최고 수준이다. 


물론 코로나 사태로 해외 출국이 힘들어지면서 내수 소비가 늘고, 신장 위 구르 사태로 해외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 불매운동이 확산된 영향도 있다. 하지만 상품적인 측면과 매장환경의 변화가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친 것만은 사실이다. 

 

코로나 전 거의 대부분 남성복은 획일화되고 변화가 적었다. 반면 코로나 이후 각브랜드들은 긴장감과 위기감 속에 스스로를 한 계단 업그레이드하며 분명한 결과를 얻어내고 있다. 한국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 으로 보인다. 과거 중국은 한국에 비해 몇 년은 뒤처진 경향이 컸지만 요즘은 트렌드나 소비 패턴이 거의 비슷한 수준에 이른 것으로 판단된다.

 

코로나 팬데믹은 분명 고통이고, 악재지만 다른 측면에서 보면 자각하지 못했던 매너리즘을 깨닫고 혁신에 팔을 걷어붙이게 만드는 계기이기도 했다. 물론 그 기회를 잡는 경우는 극히 일부인데, 그 일부가 시장 전체의 판도를 바꾸어 놓고 있다.  


한국의 많은 패션 기업들이 코로나 이후의 그러한 ‘기회’를 잡게 되기를 바란다.

 

 

이현석 ‘세인트 안젤로’ 부총경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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